[우석훈의 세상읽기]
|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 ||
“막말 방송은 없애라”라고 TV 방송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교지를 내려주시니, 권위주의의 복귀라고 할 만하기는 한데, 이게 별로 영이 서는 것 같지는 않다. 불가사이하게 대통령 지지율이 50% 가깝게 나오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우파들 내에서도 별로 인기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선생님이 투표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많은 우파들은 손사래를 치면서 그 때는 잘못 생각했었다고 발을 빼는 모양새다.
힘은 좋지만 자랑스럽지는 않은, 그리고 생략된 절차로 강행처리를 좋아하는 묘한 권위주의. 애초에 포퓰리즘 정도의 정부로 가지 않을까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영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9시 뉴스에 첫 기사로 늘 나온다고 해서 호가 아예 ‘땡’과 ‘한편’으로 불리던 땡 전두환 각하와 한편 이순자 여사 시절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우리의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삽질’이라는 호로 불릴 듯하기는 하다. 아마 본인이라도 이 상황이 답답할텐데, 1년 내내 삽질과 강행처리로 얼룩진 한 해이니, 내년에도 계속해서 삽질과 강행처리는 계속될 것 같다. 지켜보는 우리도 답답하다.
연말연시, 할 일도 없는데, 내가 만약 지금의 이명박 위치에서 국민들에게 선물을 하나 주는 진짜 포퓰리즘을 한다면 뭐가 있을까 하고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최종 결론으로 나온 게 ‘완전 연봉제’라는 것이다. 예전 직장 생활할 때 연봉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난 순진하게 정말 월급제와 달리 한 번에 봉급을 주는 줄 알았는데, 연봉제가 사실은 인센티브란 이름으로 개별 평가제를 도입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진실은 변형 월급제에 불과했다. 어차피 많은 기업과 공기업이 연봉제로 가는 중인데, 정말 화끈하게 1월 달에 연봉을 모두 주는 완전 연봉제로 가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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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3일 열린 2010년도 법 질서 분야 업무보고(법무부, 권익위, 법제처) ⓒ청와대 | ||
한 마디로, 국민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이 저축으로부터 산업투자의 역동성을 만들어내던, 한국 경제가 가장 좋던 시절의 그 선순환이 다시 시작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월달, 1년치 월급을 한 번에 손에 쥔 월급쟁이들이, 결국은 같은 돈일 지라도 기분은 아마 한 달 내내 좋을 것 같다.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지금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1월 신년사로 공무원과 공기업부터 완전 연봉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얘기할 것 같다. 순간적으로 지지율 20%는 높아질 것이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장기집권도 실제로 가능해질 것 같다. 한나라당,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사실 우릴 별로 기분 좋게 해준 것은 없지 않은가? 정부에서 한다고 하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기분 좋아질 것이고, 아마 삼성이나 현대 같은, 자신의 노동자들에게 전국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싶어하는 곳들도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부수적 효과로 이상한 월급체계로 초과노동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공장의 노동자들 과로도 줄여줄 가능성이 높고, 이런 게 한국식 노동정책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딱 임금 이자율만큼 국민들 월급을 높여준다고 생각하면 완전 연봉제 못할 것도 없다. 어차피 집행할 공무원 월급 예산, 1월에 화끈하게 주어도 좋고,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혹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지급하면, 기술적인 문제들도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국의 모든 직장이 한꺼번에 월급을 주면, 내수만큼은 화끈하게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완전 연봉제, 그거 내년부터 당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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