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8.16 '구미호:여우누이뎐' 이건준 PD, 구미호를 말하다 (3)
  2. 2010.08.10 MBC '놀러와' PD가 말하는 '놀러와' 성공비결 (1)
2010.08.16 18:07

'구미호:여우누이뎐' 이건준 PD, 구미호를 말하다

[인터뷰]KBS 〈구미호:여우누이뎐〉 이건준 PD

KBS 월화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극본 오선형·정도윤, 연출 이건준·이재상)은 올 하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드라마다. 익숙한 ‘구미호 괴담’에 상상력을 더한 이 수작은 ‘공포 드라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며 한여름 밤 서늘한 긴장감을 안기고 있다. 시청률도 꾸준히 상승해 MBC 〈동이〉, SBS 〈자이언트〉와 같은 대작들 사이에서도 10% 중반대로 선전하고 있다. 시청자들과 언론 평가도 호의적이다. 이건준 PD는 “대작들 틈바구니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버릴 수도 있었는데 나름대로 자기 자리를 찾은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구미호:여우누이뎐〉은 지난해 KBS 극본 공모 수상작이다. 여름 안방극장의 단골소재인 ‘구미호 설화’를 최초의 장편 드라마로 탄생시켰다. 하지만 처음 〈여우누이〉란 제목의 원작을 받아든 이 PD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16편의 이야기로 끌고 가기 위해선 기존의 구미호 얘기만으로는 안 된다”는 게 고민의 핵심이었다. 주변에서 우려 섞인 지적도 많았다. ‘4부작으로 해야 한다’ ‘길어야 10부작’이라고들 했다. “12부작이 어떠냐는 제안도 많았다. 하지만 캐스팅이나 미술비 등 현실적인 부담이 컸다. 그래서 16편을 목표로 하되, 이야기가 늘어지거나 허술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작가들에게 강조했다.”

 
 
▲ KBS 월화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 구미호 역으로 열연 중인 한은정(오른쪽). ⓒKBS
설화 속 구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오랜 세월을 인고하지만 결국 인간에 배신당하고 인간 세계를 떠난다. 〈구미호:여우누이뎐〉은 바로 이 지점부터 출발한다. 그때 구미호에게 인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면? 이 같은 발상은 ‘반인반수’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이어졌고, 구미호에게는 ‘모성’이 부여됐다. 이 PD는 “모성이란 코드가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감정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연출에서 가장 중점을 둔 일은 “감정적인 몰입”이었다. 그는 〈구미호:여우누이뎐〉을 “공포물이 아닌, 스릴러 느낌의 서스펜스물”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복수의 과정과 관계에 주목했다. 서스펜스를 주면서 감정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중을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다.”

 
 
▲ 이건준 KBS PD ⓒPD저널
그래서 그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서스펜스에 주목했다. 구미호(한은정)는 열 살까지 인간세계에서 살아야 하는 반인반수 딸 연이(김유정)를 위해 잠시 머물게 된 곳에서 윤두수(장현성) 일가와 얽히게 되고 이 인연은 끔찍한 악연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구미호의 모성(母性)과 윤두수의 부성(父性)의 충돌이다. 윤두수는 구미호 모녀에게 호의를 베풀면서도 불치병에 걸린 자신의 딸을 치료하기 위해 연이의 간을 탐낸다. 그의 부성은 “금수만도 못한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이에 반해 괴수 구미호의 모성은 누군가를 해치는 공격적인 것이 아니다.

“윤두수는 기본적으로 욕망도 세고, 자식 사랑도 적당히 있고, 합리적인 가치관을 가지려고 하는 세속적 인간의 표본으로 설정하려고 했다. 반면 구미호는 이데아적인 인간이랄까.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어찌 보면 판타지적인 캐릭터다. 그런 충돌을 부각시키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윤두수를 보면 나 같다는 느낌이 들게끔, 그런 충돌을 의도했다.”

또한 드라마에는 ‘소수자’를 바라보는 폭력적 시선에 대한 고민도 묻어난다. 왜 자신들을 핍박하냐는 구미호의 절규에 “인간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만신(천호진)의 대답은 그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 PD는 “애초부터 소수자를 다루겠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다른 것’에 대한 약탈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마지막 회까지는 단 4편의 이야기가 남았다. 어린 구미호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고, 이제 복수의 전개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드라마에서 주목하는 것은 복수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과 구미호가 처하는 딜레마적 상황과 이를 통한 우리 인간 사회에 대한 성찰이다. 이 PD는 “딜레마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간이 처한 상황이 항상 딜레마이지 않나. 윤두수가 끊임없이 빠지는 딜레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의 간을 꺼내 먹여야 자신의 딸을 살리는데 그 어미에게 사랑을 느끼고…, 이런 딜레마적 상황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니까.”

그는 “드라마를 보며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극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결말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만신의 정체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호랑이, 까마귀, 용, 심지어 불사신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이 PD는 “나도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라 안 된다”면서.

아쉬움에 공개하는 사소한 비밀(?) 하나. 드라마 속 구미호의 꼬리는 실제로 9개가 아닌 4개라는 사실. “예전부터 나는 구미호의 꼬리 아홉 개가 다 보이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은밀함이 반감돼서 싫었다. 그래서 실제로는 4개 정도 제작해서 적당히 써먹고 있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삼미호’나 ‘사미호’라고 부른다. 하하하.”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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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0 11:39

MBC '놀러와' PD가 말하는 '놀러와' 성공비결

MBC 〈놀러와〉(연출 신정수·이지선)가 방송 300회를 넘겼다. 흔한 MC 교체 한 번 없이 6년 3개월을 이어왔다. 그 어떤 토크쇼도 감히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하지만 〈놀러와〉가 300회를 기념하는 방식은 차분하면서도 특별했다. 지난 2일 300회 특집에서 〈놀러와〉는 ‘MC계의 살아있는 전설’ 송해, 이상용, 이상벽을 초대했다. 화려한 톱스타도, ‘명장면 다시보기’와 같은 쑥스러운 자화자찬도 없었다. 그렇게 〈놀러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카메라 앞에서 보낸 이들을 통해 더 오래도록 장수하고픈 욕심을 조심스럽게 꺼내보였다.

신정수 PD는 “일단 10년까지는 가보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 지난 2일 300회를 맞은 MBC '놀러와'의 MC 유재석(왼쪽), 김원희. ⓒMBC
지난 2008년 4월부터 〈놀러와〉 연출을 맡고 있는 신정수 PD는 200회와 300회라는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 했다. 처음 메가폰을 넘겨받으며 그가 가졌던 고민은 “일대일 토크쇼로는 ‘무릎팍 도사’를 당해낼 수 없고 여자들의 토크로는 〈세바퀴〉를, 독한 토크로는 ‘라디오스타’를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차별성을 가지면서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기획 섭외’였다. ‘힙합 특집’으로 시작해 기러기 아빠 특집, ‘다산 스타’ 특집, ‘보헤미안 연예인’ 특집 등 언뜻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을 엮어 ‘테마’를 만들어냈다. 공통의 관심사나 유사성을 가진 이들이 함께 출연하니 밀도 있는 이야기들이 나왔고,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졌다. 신 PD의 말대로 “토크의 상호 작용”이 일어난 셈이다.

때문에 〈놀러와〉에서 ‘누가’ 출연한다는 사실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에 관한 것이다. 신 PD는 “영화나 드라마팀이 출연하더라도 홍보 자체가 주가 되지 않도록 출연자들을 엮을 수 있는 ‘연출의 영역’을 둔다”고 말한다. 대다수 토크쇼에서 진행자와 게스트간의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놀러와〉에선 섭외 단계부터 토크가 시작되는 것이다.

“기획이 선명하면 구성도 그만큼 선명해집니다. 때문에 섭외에 방점을 많이 두는 편이에요. 메인작가와 함께 한 두 달 전부터 섭외에 들어가죠. 처음엔 낯설어 하며 출연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알아서들 나와요. 김태원, 유현상 씨나 ‘리쌍’의 개리 같은 ‘입담꾼’을 발견할 때 기분이 좋습니다.”

 
 
▲ 신정수 '놀러와' PD ⓒPD저널
〈놀러와〉는 독한 토크와 폭로전이 대세일 때에도 차분하고 편안한 토크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신 PD는 “밥과 같이 밋밋한 것이 오래 가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놀러와〉 특유의 안정된 토크는 MC인 유재석과 김원희의 캐릭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재석 씨와 원희 씨는 남을 난처하게 하는 걸 못해요. 저 역시 ‘강한 토크’는 원치 않고요. 그래서 게스트들도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기획을 할 때에도 그런 MC들에 맞춰서 더 하게 되죠.”

그는 인터뷰 내내 유재석과 김원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아서 잘 하니까,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온에어’에 불이 들어오면 온전히 두 사람의 몫이죠. 친밀도나 스킨십도 아주 좋아요. 처음 시작할 때 같이 그만 두자고 얘기했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불만도 없고,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놀러와〉는 꾸준함이 장점이지만,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대박 욕심도 있어요. 〈황금어장〉처럼 시청률이 20% 나오면 좋죠. 하지만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뭔가를 하진 않을 겁니다. 새로운 코너와 얼굴들을 발견하다 보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루함’과 ‘꾸준함’의 경계선상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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