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2 10:00

“기자들 취재 권리 정권에 의해 위축돼선 안돼”

[인터뷰] 해직기자 최초 한국기자협회장 우장균

해직기자가 최초로 한국기자협회장에 당선됐다. 지난 8일, 전국의 기자들은 지난해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다 해직된 우장균 YTN 기자를 2010년부터 2년 동안 한국기자협회를 이끌 수장으로 뽑았다.

11일 만난 우장균 신임 기자협회장은 ‘해직기자 최초의 기자협회장’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정치적 의미에서 해직기자가 됐다는 것 자체가 언론 민주주의의 후퇴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해직기자 출신의 첫 기자협회장이 나왔다는 것은 정상적인 언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대변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마 과정에서 YTN 사측이 후보 자격을 문제 삼으며 기자협회에 공문을 보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는 “굳이 기자협회에 (후보 자격을 묻는) 공문을 보낸 것은 (배석규 사장) 스스로 실질적 인사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코드 맞추기’를 한 것”이라며 “사장직을 얼마나 더 유지할지 모르겠으나 긴 역사의 안목에서 봤을 땐 같은 언론인으로서 측은지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 우장균 제42대 한국기자협회장 ⓒPD저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는 “해직기자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한 바람 하나”로 기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결국 승리했다. 9표차의 박빙 승부 속에 당선된 그는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자협회의 변화를 바라는 전국의 기자들이 지지했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의 승리에 누구보다 해직기자들을 포함한 YTN 기자들이 기뻐했다. 당선 발표 직후 100여 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한꺼번에 올 정도였다. 가족들의 기쁨도 컸다. 그는 “옳은 일을 하다 해직됐지만 85세인 아버님과 76세인 어머님께 결과적으로 심려를 끼쳐 불효를 했다”면서 “해직 이후 1년 여 만에 ‘해고무효’ 판결을 받았고, 뒤이어 기자협회장에 당선 돼 부모님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린 것이 자연인 우장균으로서는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더 큰 책무를 맡게 됐다. 특히 이명박 정권 들어 언론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기자들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가 쉬운 길은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해직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YTN 노조 투쟁을 지지해준 분들에게 빚을 졌다”면서 “해직기자, 기자협회장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 한다면 어떤 험난한 파도가 밀려온다 하더라도 의연하게 뚫고 나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언론에 대한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그것이 기자들에게 자기검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취재할 수 있는 권리와 편집권 등이 정권이나 금권에 의해 위축돼선 안 된다. 그런 부분을 경계하는 데 맨 앞에 나서겠다. 사회적 감시 기능을 하는 기자들을 옹호하고 취재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자협회가 버팀목이 될 것이다.”

그는 또 전국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등 언론인 단체와 함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자협회는 1964년 박정희 군사정부에 항거하며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태동 자체가 단순히 기자들의 권익을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금도 진보, 보수의 이데올로기를 떠나 기자 정신을 훼손하거나 압박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자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기자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사람 아닌가.”

백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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