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8 18:32

“동계올림픽 준비 이상무…공동중계는 NO”


SBS ‘단독중계’ 200시간 편성…“월드컵은 협상 여지 있다”

SBS의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를 둘러싸고 KBS, MBC와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SBS가 2010 밴쿠버 올림픽 단독 중계를 공식화 했다. SBS는 8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SBS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SBS 지상파 채널과 SBS 스포츠 채널 등 계열 PP를 통해 단독 중계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BS는 “이제 더 이상 공동중계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서 KBS와 MBC가 주장해 온 공동중계 가능성을 일축했다. SBS측은 다만 “뉴스보도나 해설 등을 위한 자료화면은 방송법과 IOC 규정에 준해 적정 수준의 화면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6월 개최되는 남아공 월드컵과 관련해선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KBS, MBC의 협상 태도와 자세에 (공동중계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0시간 편성, 거의 전 종목 중계…“뉴스 영상은 무상 제공”

허인구 SBS 보도본부 스포츠국장(올림픽·월드컵 총괄기획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에 임하며 SBS는 손익계산보다 채널 밸류를 우선순위로 뒀다”면서 “크게 적자가 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SBS의 채널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최다 중계 편성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허인구 SBS 올림픽·월드컵총괄기획단장이 8일 오전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SBS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SBS
SBS는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기준)부터 다음달 1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의 거의 전 종목을 중계 방송할 계획이다. 지상파 채널에서만 약 200시간이 편성되며 계열 PP를 포함하면 모두 330시간에 달하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의 편성이다. 이를 위해 SBS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12개 전 종목에 해설자를 파견하며,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인 129명의 취재 인력을 밴쿠버 현지에 파견할 방침이다.

허인구 국장은 “역대 동계올림픽은 각 지상파 방송사당 50~60시간 정도 중계하는데 그쳤으며, 그나마 생중계는 쇼트트랙 등 인기 종목에만 국한됐다”면서 “SBS는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물론 비인기 종목으로 중계방송에서 소외됐던 스키점프, 봅슬레이, 컬링 등 거의 모든 경기를 중복 편성 없이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SBS 교양팀과 예능팀 등이 밴쿠버 현지에서 제작한 올림픽 특집 프로그램이 방송되며, 밤11시 프라임타임대에는 주요 경기 장면들이 녹화 방송된다. 이에 따라 올림픽이 진행되는 보름여 동안 저녁 메인뉴스와 미니시리즈, 일부 예능프로그램을 제외한 평일 편성표 대부분이 동계올림픽 중계방송과 하이라이트 편성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동계올림픽 중계는 SBS가 단독으로 진행하지만, 관련 보도는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 뉴스를 통해서도 무리 없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회용 SBS 정책팀장은 “시청자들의 알권리와 볼권리 충족을 위해 IOC에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밴쿠버 현지 취재 또한 SBS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이 역시 KBS와 MBC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SBS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포털과도 계약을 체결해 인터넷을 통한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시청이 가능토록 했다. IPTV와는 협상이 진행 중이며,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 등과는 재송신 문제를 두고 분쟁 중에 있다고 SBS측은 덧붙였다.

“월드컵 공동중계, KBS와 MBC의 협상 자세·태도에 달렸다”

그러나 SBS의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를 둘러싼 KBS, MBC와의 갈등은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KBS와 MBC는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분쟁조정 신청서를 낸데 이어 방송권 분배에 관한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방송분쟁조정은 SBS가 응하지 않음에 따라 불성립됐으나, 방통위 시장조사과에선 SBS의 금지행위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BS측은 “SBS와 지역민방네트워크의 가시청 범위가 전국 가구수의 90%를 훨씬 넘고 있어 방송법상 요구되는 보편적 시청권 확보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캐스터들. ⓒSBS
SBS는 또 KBS와 MBC가 소송까지 불사하며 강경한 대응 태도를 보이는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성회용 정책팀장은 “법적 대응에는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성 팀장은 “지난 2006년 7월부터 2007년 2월까지 협상 테이블 등을 통해 KBS와 MBC에 중계권 배분을 제안했다. 그런데 2009년 10월까지 일체 협상에 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지난해 11월에 황당한 조건을 내세워 중계권을 내놓으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며 “진심으로 같이 중계를 하고 싶다면 방통위에 가서 분쟁조정을 신청할 게 아니라 우리에게 먼저 와서 협상을 제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월드컵 등 나머지 대회에 대해선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성 팀장은 “그동안 부당하게 SBS를 비난한데 대해 KBS와 MBC가 사과하고 협상을 제안한다면 비용 문제를 포함해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인구 국장도 “월드컵의 경우 방송 설비 작업 등을 마치고 AD카드 신청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정책적인 부분에서 협상을 계속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중계권을 갖는 동시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의무도 있다. 이 같은 선결 과제에 KBS와 MBC가 어떻게 임하느냐에 (공동중계 여부가)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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