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3 13:41

“부끄럽지 않은 방송인이 되기 위해…”


MBC파업 5주차, 자발적 단식 확산…파업 성금 1억원 넘어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 파업이 5주차로 접어들면서 열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파업 29일째인 3일, MBC 기자들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기명 성명을 발표해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각 부문 및 사번별 조직화된 투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차장급 수십명 동조 단식…김재철 사장에 공개질의서 띄워

이근행 위원장의 단식 투쟁 2주차를 맞아 평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동조 단식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9일 91~97사번 차장급 사원 24명이 동조 단식에 들어간데 이어 3일부터는 95,96사번들이 대거 단식에 동참했다. 이들은 “‘공정방송 사수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방송인들이 되기 위해서 단식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2일 두산-넥센 경기가 펼쳐진 잠실야구장에서 응원과 함께 선전전을 펼쳤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이에 앞서 96사번 차장급 사원들은 3일 오전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에게 작금의 사태와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의 파업이 벌써 한 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보직 간부를 비롯한 많은 선배들이 사태 해결을 위한 충심어린 고언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어떤 해법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심으론 노동조합을, 더 나아가 MBC를 고사시키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에서 김재철 사장을 향해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왜 고소하지 않느냐” “노사 합의를 깨고 황희만 부사장을 임명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사장은 1992년 최창봉 사장 퇴진 투쟁 당시 노동조합으로부터 ‘가두 배포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그때 사장의 행동은 정치투쟁 아니었나? 18년 전과 지금의 본질은 똑같다. 정권의 MBC 장악음모에 대한 MBC 구성원들의 의로운 투쟁이란 사실이다. 당시의 파업은 정의롭고, 지금의 투쟁은 부당하냐”고 반문했다.

또 경영진을 향해서도 “도대체 언제까지 병풍 노릇을 할 것이냐”면서 “죽어가는 MBC를 몸으로 살려보겠다는 후배들의 외침을 들으라. 경영진 스스로 일말의 충정이라도 있다면 조속히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파업 지지 성금 1억원…대학 강연 선전전 진행

언론·시민사회와 각계각층의 파업 지지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덥니다”라며 익명의 ‘언론계 선배’가 500만원을 쾌척하는 등 국내·외 시민들과 MBC 안팎에서 보낸 파업 지지 성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1억원을 넘어섰다. 시민들은 “많은 국민이 MBC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 기억하고 힘내라”며 기꺼이 ‘자발적 시청료’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까지 번지고 있다. 미주 지역 한인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할 것”이라며 지난달 26일부터 MBC노조 후원금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지난주부터 MBC 파업 투쟁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우리의 싸움에 성원과 의미를 보내는 사람이 늘어났다”면서 “이제 이 싸움이 더 큰 외부와 연결되는 큰 싸움으로 전환되느냐 마느냐 하는 고비가 이번 주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난 주말, '자전거 선전전'에 나선 MBC본부 조합원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한편 MBC노조는 파업 5주차를 맞아 외부 선전전을 강화하는 등 파업의 정당성과 의미를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 2일 잠실야구장과 한강 등지에서 ‘자전거 선전전’과‘야구장 선전전’ 등을 실시한 MBC노조는 3일부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교수들과의 협의 하에 대학 강연을 통한 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세훈 MBC노조 교섭쟁의국장은 “민교협 소속 교수들이 강의시간의 일부를 MBC노조에 할애해주기로 했다”며 “우선 오늘(3일)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와 인천대에 출강 중인 하종강 소장이 수업시간을 할애해줘 파업의 정당성과 우리가 싸우는 이유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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