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6 16:13

“패널 섭외 전 매치업 그려본다”

[인터뷰] ‘100분 토론’ 이영배 PD

MBC <100분 토론>이 지난 두 달 동안 방송된 7개의 주제는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촉발된 ‘촛불정국’이라는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된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재협상 등을 직접 다루기도 하고, 때로는 한미 FTA, 18대 국회, 이명박 정부 100일 등으로 쟁점 사항이 이동하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 핵심은 같았다. 99년 첫 방송 때부터 내세운 “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제작 원칙 때문이다.

이 PD는 “<100분 토론>이 표방하는 것이 사회적 공론장의 역할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가장 뜨겁게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를 피해갈 수 없다”며 “특히 5월은 쇠고기 문제가 풀리지 않고는 다른 어떤 사회적 이슈도 해결되지 않는 국면이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100분 토론>은 황우석 사태나 디워 논란 등 민감한 이슈들도 다뤄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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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의 이영배 PD
<100분 토론>이 화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패널이다. 팽팽하게 맞서는 패널 사이의 치열한 논쟁은 토론에 대한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높인다. 여기에는 제작진의 노력이 더해졌다. 제작진은 패널을 선정할 때 대표성과 전문성이 있는 패널을 배치하고, 좀 더 열띤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패널도 함께 배치한다.

이 PD는 “패널 섭외를 하기 전 항상 매치업(match up)을 그려본다”고 했다. 서로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사람이 1대 1로 맞서는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토론은 논쟁적으로 흐른다. 간혹 <100분 토론>이 지나치게 논쟁적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이 PD는 그런 비판을 수긍하면서도 “애매모호한 것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명확하게 양쪽 입장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드러내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양측 입장이 드러나야 그 속에서 정반합이 나올 수 있는 구도가 된다. 처음부터 두루뭉술하게 출발하기보다 뭐가 다른지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도 사회적 공론화에 필요하다.”

논쟁적 사안을 다루는 데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송 내내 제작진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특히 최근 주성영 의원의 발언이나 ‘고양시 최 선생’의 경우처럼 돌출발언이 나올 때는 더 그렇다. 가끔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로 인해 제작진이 당황하는 경우도 생긴다.

지난 달 8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다룰 때다. 당시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는 미국산 사료조치와 관련해 영문 자료를 가져왔다. 해석을 둘러싸고 정부 측과 논쟁을 벌이자 제작진을 향한 손 교수의 한 마디. “영문을 모두 쳐서 화면에 띄워 주세요”.

“그럴 때 제작진 입장에서는 깜짝 놀라죠. 우리만 아는 고충입니다. 하지만 진행자 입장에선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거죠. 갑자기 그런 요구가 나오면 위에서 좀 바빠집니다(웃음)”

최근 MBC 봄개편으로 <100분 토론>의 시간대가 밤 12시대로 변경된 것에 대해 이 PD는 “다양한 이슈들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이고, 특히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인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공영성 강화’를 기치로 내건 개편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그는 “입장이 상반된 양측이 나와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란 측면에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이라며 “토론 프로그램은 편집 없이 날것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토론 프로그램이 갖는 위상이 좀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와서 한 말에 대해 ‘틀리다’와 ‘다르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보통 ‘당신은 틀렸어’라고 하는데 그러면 소통이 되지 않죠. 생각이 다른 부분을 이해하면 인신공격을 하는 부분도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토론장이 열린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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