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 16:45

부사장 임명동의안 부결, 이병순 ‘자충수’?


KBS 이사회 ‘제동’ … “결국 연임도 불투명한 것 아닌가”

KBS 이사회가 이병순 사장이 내정한 부사장의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이 사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오전 임시이사회에서 이사들은 부사장 교체시기를 문제 삼았다. 고영신 이사회 대변인은 “사장 임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사장을 교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사실상 만장일치로 부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KBS 이사는 “곧 있으면 사장이 바뀔지 안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사장을 새로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병순 사장은 다른 인사를 내정해 다시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또한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고영신 KBS 이사회 대변인은 “이미 이사회가 시기의 부적절성을 지적했기 때문에 (사측이) 또 다시 부사장 임명동의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임에만 목 매던 이병순 사장에 큰 타격”

 
 
▲ 이병순 KBS사장 ⓒKBS
신임 이사회가 처음부터 이병순 사장에게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KBS 구성원들은 이 사장의 연임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이번 부사장 교체도 사실상 이병순 사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이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병순 사장은 부사장 임명 동의를 받아 이사회로부터 신임을 받는 모양새를 취하려고 한 것 같은데 무참히 거절당했다”면서 “수신료 인상을 앞세워 연임에만 목매고 있는 이 사장이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사장 사표를 수리할 때 내부에서는 연임을 확신하고 굳히기에 들어갔거나, 확실치 않으니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는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사회의 부결을 보니)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이병순 사장이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며 “다시 부사장을 임명하겠다고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고, 결국 연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S 사장을 노리고 있는 다른 후보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의 부결로 이병순 사장에 대한 내부 여론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KBS 노조의 한 중앙위원은 “이미 직종을 떠나 전체적으로 이 사장에게 등을 돌린 분위기”라며 “조합원들의 요구가 거세면 본부장 신임투표 뿐 아니라 10월초 이 사장에 대한 신임 의견을 묻는 작업도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본부장 내정 ‘의외’ … 노조와 사전교감?”

한편, 이병순 사장이 김영해 기술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KBS 구성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그 배경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당초 후배 사원들이 따르는 인사를 부사장으로 기용해 소통구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그러나 ‘사원행동’ 파면 등에 앞장선 김영해 기술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내정한 것은 상식을 초월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강동구 위원장도 기술직 출신인 만큼 노조와 암묵적인 합의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술본부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카드”라며 “사측이 노조와 교감을 통해 부사장을 앉히고, 사장 연임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에 대해 KBS 노조 관계자는 “이병순 사장은 기자 출신이고 전 부사장은 PD, 행정직 출신인만큼 직종 안배 차원에서 후임 부사장을 기술본부장으로 내정한 것이 아니겠냐” 며 “노조위원장이 기술직이라고 사측과의 사전 교감을 주장하는 것은 근거없는 추측”이라고 반박했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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