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5 17:16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도 KBS 출연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정두언 의원 이어 2주 간격 같은 프로 출연 이례적”

4개월 여 동안 <사랑의 리퀘스트> 등 KBS 프로그램에 5번이나 출연해 ‘여당 홍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KBS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상현 의원은 정두언 의원이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한 2주 뒤인 지난해 12월 5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지난 24일 발행한 특보를 통해 “2주 간격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같은 프로그램에 연속 출연한 셈”이라며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KBS 본부는 특히 윤상현 의원이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연탄을 배달한 곳이 윤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구을의 숭의동이었다는 점을 지적, “아예 대놓고 특정 정치인의 지역구 활동을 KBS가 중계방송한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 지난 24일 발행된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특보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KBS 본부는 또 “윤상현 의원이 전두환의 딸과 결혼할 당시 윤상현과 그 친구들이 함을 지고 장인이 될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찾아가는 모습을 KBS는 방송사 카메라로 찍어 청와대에 헌납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 윤상현 의원이 다시 KBS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역구 활동을 하는 모습은 5공 시절로 퇴보하는 KBS의 초라한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KBS 본부는 “지방 선거가 넉 달이 채 남지 않았다”며 “노골적인 한나라당 홍보를 그만 하자. 한나라당에 줄을 서건 딴나라당에 줄을 서건 그건 당신들 자유지만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역은 그만 하자”고 촉구했다. 윤상현 의원 출연 경위 등과 관련 <사랑의 리퀘스트> 담당 CP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인규 사장 취임 후 한나라당 정치인 KBS 출연 빈도 크게 늘어”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도 지난 19일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의 잇단 프로그램 출연에 문제를 제기했다. KBS 노조는 지난 24일 낸 공정방송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KBS 노조는 “(공방위에서)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KBS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면서 “설날 연휴 기간 동안 주요 프로그램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노출되면서 김인규 사장이 오해를 받을 소지가 충분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설날 장사 씨름 대회>에서 인사말 등을 하며 방송에 노출됐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설특집 2010 명사스페셜>에 출연했다. 노조는 “지난 공방위에서 라디오본부 측에 여야 정치인들의 출연 횟수를 요구해 받은 적이 있는데 TV의 경우에도 정치인들의 출연 기록을 챙겨 기록으로 남겨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을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시킨 데 이어 지난 15일 방송된 <설특집 2010 명사스페셜>에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 등 다수의 여권 인사들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바 있다.

KBS, 지난해 정부·공공기관 프로그램 협찬 142억…전년 대비 약 31억 증가

노조는 또 이날 공방위에서 “2009년도 협찬 실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단순 협찬에서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에 깊숙이 개입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인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KBS는 <열린음악회>에서 ‘원전 수주 기념’ 특집을 내보내고, <과학카페>는 수입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부각시킨 방송을 내보내 정부와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협찬을 받은 프로그램이 정부 정책을 ‘홍보’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노조는 KBS의 협찬고지 및 협찬품 운영지침을 들어 사측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음을 질타했다고 밝혔다. 협찬고지 및 협찬품 운영지침 제5조(광고효과의 제한)에는 “공사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 구성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이런 일들이 우연히 집중될 수 있는데 근거가 확실한지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표현이나 섭외의 배분은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한편, 이날 공방위에서 노조는 지난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일반 프로그램 협찬 실적이 142억 원 정도인데 예년과 비교해서 얼마나 증가한 것인지 질의했고, 사측으로부터 TV제작본부와 외주제작국 등을 합쳐서 약 31억 원 정도가 증가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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