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 11:04

정연주·한명숙 명동 한복판서 “언론악법 폐기”


‘천만명 서명운동’ 참여 독려…“행동하는 양심 돼자”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달라. 여러분의 참여가 민주주의를 되찾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정연주 전 KBS 사장)

“단 30초, 한 명의 서명으로 표현의 자유와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다.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한명숙 전 총리)


3일 오후 6시 정연주 전 KBS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가 명동 한 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로부터 지난 7월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된 언론관계법 원천무효 서명을 받기 위해서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46회 방송의 날을 맞은 이날 정연주 전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언론장악 저지 100일 행동’이 진행하고 있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운동’에 참석했다.

 
 
▲ 3일 오후 6시 명동성당 근처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은 제46회 방송의 날을 맞아 정연주 전 KBS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이 함께 자리해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PD저널
이 자리에서 정연주 전 사장은 “먼저 떠나신 두 대통령께서 우리가 이 시대에 해야 할 일을 집약적으로 말씀해주셨다.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이 되라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서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정 전 사장은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당선시킨 인터넷 운동 ‘무브온’을 예로 들며 “<당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50개 방법>이란 책에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굉장히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나와 있다”면서 “우리도 MBC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경향신문>,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보 매체를 구체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 사람이라도 더 서명운동에 참여해 헌법재판소에서 옳은 판단을 내리도록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작은 물방울이 모여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 3일 오후 6시 명동성당 근처에서 진행된 ‘언론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운동’에 참석한 정연주 전 KBS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 ⓒPD저널
한명숙 전 총리 역시 “지난 7월 말도 안 되는 언론악법이 불법으로 처리됐다. 불법 처리된 언론악법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 여러분의 손길이 모이면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살릴 수 있다”면서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또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의도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정말로 정말로 후퇴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특히 언론을 ‘장악’ 하려는 의도는 우리에게 불행한 일이다. 장기집권을 위해 언론을 장악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 진짜 장기집권을 하게 되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이 받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깨닫고 30초만 멈춰서 서명해 주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살릴 수 있다”며 다시 한 번 시민들을 향해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명동 한복판에 등장한 정연주 전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를 본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서명운동에 동참했고,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 서명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이 정연주 전 KBS 사장, 한명숙 전 총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D저널
이날 서명운동에 동참한 방혜정(20) 양은 “이대로 미디어법이 진행되면 방송이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을 당연한 것처럼 몰아갈 것 같아 염려된다. 그런 TV를 보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게 어디 쉽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정부·여당이 너무 일방적으로 법을 밀어붙인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서명운동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한 중년 남성 역시 “정상적인 정부라면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는데 단지 명분 쌓기용으로 국민의 의사를 들었을 뿐 거기에 진정성은 없었다”면서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정부가 한 행태를 보면 언론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면서 “직접 뭔가를 하진 못하지만 간접적으로라도 참여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서명운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세진(21) 양은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우리가 보고 듣는 것들이 많이 가려질 것 같다”며 “지금도 (언론이) 제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법이 통과되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 사슴뿔을 쓴 한명숙 전 총리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시민들에게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PD저널
‘100일 행동’은 지난 26일간 명동에서 진행된 ‘언론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운동’에 약 4만 1천여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서명운동에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순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날치기 통과된 언론악법은 원천무효이고, 민주적 권리를 박탈하는 법”이라며 “헌법재판소가 함부로 판결하지 못하도록 ‘언론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운동’을 받아 모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명운동에는 천정배 전 민주당 의원과 신태섭 전 KBS 이사, 이기명 故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회장 등도 참석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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