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0 11:39

MBC '놀러와' PD가 말하는 '놀러와' 성공비결

MBC 〈놀러와〉(연출 신정수·이지선)가 방송 300회를 넘겼다. 흔한 MC 교체 한 번 없이 6년 3개월을 이어왔다. 그 어떤 토크쇼도 감히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하지만 〈놀러와〉가 300회를 기념하는 방식은 차분하면서도 특별했다. 지난 2일 300회 특집에서 〈놀러와〉는 ‘MC계의 살아있는 전설’ 송해, 이상용, 이상벽을 초대했다. 화려한 톱스타도, ‘명장면 다시보기’와 같은 쑥스러운 자화자찬도 없었다. 그렇게 〈놀러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카메라 앞에서 보낸 이들을 통해 더 오래도록 장수하고픈 욕심을 조심스럽게 꺼내보였다.

신정수 PD는 “일단 10년까지는 가보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 지난 2일 300회를 맞은 MBC '놀러와'의 MC 유재석(왼쪽), 김원희. ⓒMBC
지난 2008년 4월부터 〈놀러와〉 연출을 맡고 있는 신정수 PD는 200회와 300회라는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 했다. 처음 메가폰을 넘겨받으며 그가 가졌던 고민은 “일대일 토크쇼로는 ‘무릎팍 도사’를 당해낼 수 없고 여자들의 토크로는 〈세바퀴〉를, 독한 토크로는 ‘라디오스타’를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차별성을 가지면서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기획 섭외’였다. ‘힙합 특집’으로 시작해 기러기 아빠 특집, ‘다산 스타’ 특집, ‘보헤미안 연예인’ 특집 등 언뜻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을 엮어 ‘테마’를 만들어냈다. 공통의 관심사나 유사성을 가진 이들이 함께 출연하니 밀도 있는 이야기들이 나왔고,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졌다. 신 PD의 말대로 “토크의 상호 작용”이 일어난 셈이다.

때문에 〈놀러와〉에서 ‘누가’ 출연한다는 사실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에 관한 것이다. 신 PD는 “영화나 드라마팀이 출연하더라도 홍보 자체가 주가 되지 않도록 출연자들을 엮을 수 있는 ‘연출의 영역’을 둔다”고 말한다. 대다수 토크쇼에서 진행자와 게스트간의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놀러와〉에선 섭외 단계부터 토크가 시작되는 것이다.

“기획이 선명하면 구성도 그만큼 선명해집니다. 때문에 섭외에 방점을 많이 두는 편이에요. 메인작가와 함께 한 두 달 전부터 섭외에 들어가죠. 처음엔 낯설어 하며 출연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알아서들 나와요. 김태원, 유현상 씨나 ‘리쌍’의 개리 같은 ‘입담꾼’을 발견할 때 기분이 좋습니다.”

 
 
▲ 신정수 '놀러와' PD ⓒPD저널
〈놀러와〉는 독한 토크와 폭로전이 대세일 때에도 차분하고 편안한 토크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신 PD는 “밥과 같이 밋밋한 것이 오래 가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놀러와〉 특유의 안정된 토크는 MC인 유재석과 김원희의 캐릭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재석 씨와 원희 씨는 남을 난처하게 하는 걸 못해요. 저 역시 ‘강한 토크’는 원치 않고요. 그래서 게스트들도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기획을 할 때에도 그런 MC들에 맞춰서 더 하게 되죠.”

그는 인터뷰 내내 유재석과 김원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아서 잘 하니까,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온에어’에 불이 들어오면 온전히 두 사람의 몫이죠. 친밀도나 스킨십도 아주 좋아요. 처음 시작할 때 같이 그만 두자고 얘기했을 정도로 서로에 대한 불만도 없고,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놀러와〉는 꾸준함이 장점이지만,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대박 욕심도 있어요. 〈황금어장〉처럼 시청률이 20% 나오면 좋죠. 하지만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뭔가를 하진 않을 겁니다. 새로운 코너와 얼굴들을 발견하다 보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루함’과 ‘꾸준함’의 경계선상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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