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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7 방통심의위, ‘PD수첩’ 4대강 보도에 ‘권고’ (1)
  2. 2010.01.04 ‘빵꾸똥꾸’와 언론의 미래
2010.01.27 22:19

방통심의위, ‘PD수첩’ 4대강 보도에 ‘권고’

27일 제작진 의견청취 뒤 결정…법정제재 아닌 행정지도 성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 이하 방통심의위)가 MBC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편에 대해 행정지도 성격의 ‘권고’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는 2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의견진술을 청취한 뒤, 〈PD수첩〉이 인천국제공항 매각 대금이 4대강 예산으로 투입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방송했다는 점을 들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를 적용, ‘권고’를 결정했다.

앞서 방통심의위 산하 보도교양특별위원회에선 다수 의견으로 ‘경고’를 건의한 바 있다. ‘권고’는 법정제재가 아닌 행정지도 성격의 조치이지만,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추진 중인 방송평가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재허가 심사시 0.5점을 감점 당하게 된다.

제작진 “심의위 결정, 저널리즘 전체 영향”

   
▲ MBC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MBC
이날 2시간에 걸친 의견진술 이후 이뤄진 심의에서 여당 추천 위원들인 이진강 위원장, 전용진 부위원장, 김유정·권오창·이재진 위원 등은 ‘권고’를, 야당 추천 위원인 엄주웅·이윤덕·백미숙 위원은 ‘문제없음’을 제안했다. 손태규 위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엄주웅, 이윤덕 위원 등은 타협안으로 ‘의견제시’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이진강 위원장이 ‘권고’로 끈질기게 타협을 유도하면서 결국 만장일치로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의견제시’와 ‘권고’는 같은 수위의 행정지도 조치이나, 단순 의견제시와 달리 권고 조처 시엔 해당 심의규정을 적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적용 가능한 심의규정을 두고도 이견이 제기됐으나, 엄주웅 위원의 제안에 따라 공정성과 균형성 등을 제외하고 객관성 관련 조항만을 적용하는 것으로 합의가 모아졌다.

당초 〈PD수첩〉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뉴라이트 계열 공정언론시민연대 측에선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인터뷰 수가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이날 의견진술을 통해 “정부 정책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정부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초래된 불균형 문제를 균형성과 공정성 부족을 이유로 징계할 때 과연 우리 저널리스트들이 정부 정책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려스럽다”며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인데도 불구하고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심의 전반에 고려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건식 PD와 함께 ‘4대강과 민생예산’편을 공동 연출한 최승호 PD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심의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저널리즘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만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부가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다른 전문가라도 인터뷰를 해야 균형성이 있다고 결정하는 순간 앞으로 정부는 고발 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D수첩’이 문제라고? 더 심한 것도 많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객관성 및 공정성 심의 절차에 대한 위원들의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백미숙 위원은 “요즘 〈PD수첩〉이나 보도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이 특정 단체에 의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번 〈PD수첩〉 정도가 객관성으로 문제가 된다면 심의위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을 뿐 더 심한 것도 많다”며 “보도프로그램에 대한 충분한 의견개진은 좋지만 우리가 지나치게 이상적인 모델을 찾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엄주웅 위원도 “공정성 심의 절차는 정말 개선해야 한다”면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도 소명하도록 하고, 방송사 입장도 들어보는 방식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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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18:01

‘빵꾸똥꾸’와 언론의 미래


[김세옥의 헛헛한 미디어]

‘빵꾸똥꾸’는 MBC를 침몰시킬까.

새해 벽두부터 뜬금없는, 보기에 따라선 도발적(?)인 질문일 수도 있다. 알고 있다. 알면서도, 이런 질문을 하는 건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에 이르진 못했지만 상당 부분 논의된 한 안건 때문이다.

이날 방통위는 방송평가 영역 중 법령 및 심의규정 항목을 어기는 방송사업자에 대해 방송 평가·심사에서 현행보다 더 큰 불이익을 주는 방송 평가 규칙 개정안을 논의했다. 해당 항목을 위반하는 방송사에 대해 벌점을 최대 마이너스 300점까지 부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권고’ ‘의견제시’에도 감점

 
 
▲ MBC 새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MBC
현행 지상파 방송에 대한 방송 평가는 크게 내용(300점) 편성(300점) 운영(300점) 3개 영역에 대해 이뤄진다. 방송 평가 규칙 개정으로 마이너스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내용과 운영 영역에 각각 포함돼 있는 방송 심의규정 제준수(100점)와 법령 준수 여부(30점) 항목이다.

지금까지 이 두 항목의 점수가 낮아도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재허가 등에 영향이 없었지만, 방송 평가 규칙 개정이 이뤄질 경우, 두 항목의 최저점은 마이너스 300점이 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방통위로부터 3년 마다 재허가 심사를 받으며, 방송평가 결과는 재허가 심사 시 50% 반영된다.

또한 현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에서 ‘주의’ ‘경고’를 받을 경우 각각 1점과 2점을 감점했던 것과 달리, 방통위는 방송평가 규칙 개정으로 그간 감점 대상이 아니었던 ‘의견제시’, ‘권고’ 등과 같은 행정지도에 대해서도 동일 프로그램이 2회 이상 제재를 받을 경우 초과된 건수 별로 0.5점씩 감점키로 했다. 

지난달 22일 심의위는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등장인물인 해리(진지희 분)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빵꾸똥꾸’라는 표현을 일삼는 등 버릇없는 행동을 한다며 방송법 제100조 1항을 위반을 이유로 ‘권고’ 조치를 내렸다.

현행 ‘권고’는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반드시 이에 따를 의무는 없다. 실제로 <지붕뚫고 하이킥> 제작진은 심의위 결정 직후 ‘빵꾸똥꾸’를 그대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고, 현재도 ‘빵꾸똥꾸’는 변함없이 전파를 타고 있다.

하지만 방송평가 규칙이 방통위 안대로 개정되고 ‘빵꾸똥꾸’가 또 다시 ‘권고’ 등의 제재를 받을 경우 벌점의 누적으로 MBC는 재허가 심사에서 이로 인한 감점을 받을 수도 있다.

‘빵꾸똥꾸’ 너머엔?

물론 누적이라 해도 0.5점이라는, 매우 낮은 수준의 차감으로 MBC 재허가가 불발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 방통위도 “방송에 대한 규제 강화 차원이 아니라 방송사가 자체 심의를 좀 더 강화해 자정기능을 갖도록 하는 취지”(구랍 28일, <연합뉴스> ‘방송 심의규정 위반시 벌점 강화 검토’ 기사 중)라고 밝히고 있다.

막말방송 등에 대해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이 더욱 책임을 느껴야 하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방통위와 심의위의 행보를 되짚어 공정·공영·공공 등을 앞세운 ‘제재’의 칼끝이 어디를 향했는지를 떠올려 보면, 방송사 자체의 자정기능을 강조하는 맥락이 석연치 않다.

실제로 현 정권 출범 직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등 정부 정책을 놓고 건건이 갈등을 노출해 온 MBC의 경우 지상파 방송 3사 중 심의규정 위반 감점 정도가 가장 크다. 지난달 4일 MBC노동조합이 노보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08~2009년 MBC가 받은 주의·경고·중징계 등 심의규정 위반 건수는 총 34건으로 KBS 18건, SBS 20건 등에 비해 훨씬 많았다. (2009년 10월 31일 기준)

MBC노조는 “현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이유로 방송제재를 가장 많이 받는 상황에서 개정안에 따라 방통위가 줄 수 있는 감점 폭이 대폭 늘어나게 됐으니 MBC는 대량 감점사태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러니 조심해야 하고 몸을 사려야 한다. 그것이 (방통위의) 이번 개정안의 첫 번째 노림수”라고 지적했다.

당장 MBC 경영진은 방통위의 방송평가 규칙 개정 계획이 발표된 직후 ‘심의제재 최소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돌입, 방통위로부터 주의 2회 또는 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을 경우 사규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방송 제작진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 당해 법정에 서고, 저녁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가 정부의 방송법 개정 내용과 절차 모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멘트 때문에 공정성 심의 대상에 올라 제재를 받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를 고려하면  ‘자정’에 방점을 찍는 정부의 방송평가 규칙 개정 움직임은 “알아서 비판의 마이크를 끄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정부가 볼 때 폭력적인(?) ‘빵꾸똥꾸’(이 단어를 폭력적 의미로 해석하는 정부의 ‘문화적’ 통제에 대한 위험성은 기회가 될 때 논하고자 한다) 와 같은 단어가 수시로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자정을 촉구하는 의미로 시작된 제재는 ‘비판하는’ 언론으로서의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혹시 정부가 ‘빵꾸똥꾸’를 앞세워 좌초시키려 하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닐까.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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