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에 해당되는 글 62건

  1. 2010.02.03 “소셜미디어, 정치 친밀도 높인다”
  2. 2009.12.28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3. 2009.12.23 키워드로 본 2009 언론계 결산
  4. 2009.12.16 정부의 탄압, 신뢰의 위기 맞이한 한 해
  5. 2009.10.13 '격동50년' PD “방송하기엔 80~90년대가 좋았지…”
  6. 2009.09.22 MB의 반말과 노무현의 ‘막말’ (9)
  7. 2009.09.15 야구장 가는 즐거움
  8. 2009.09.06 ‘언론악법’ 반대광고 시민들 힘으로! (1)
  9. 2009.08.25 정연주 “MB 시대의 역류, 몸으로 절절히 느껴”
  10. 2009.08.21 “노 전 대통령, 강요된 자살과 마찬가지”
  11. 2009.07.14 담배를 빌려주던 대통령, 영면하다 (1)
  12. 2009.07.10 [동영상]盧대통령 49재 “아직 가시지 않은 슬픔이..”
  13. 2009.06.30 [김현진] 두사부일체, 어떻게 끊을 것인가
  14. 2009.06.10 ‘이병순 KBS 체제’ 총체적 위기
  15. 2009.06.09 MBC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 배경음악 빼라” (3)
  16. 2009.06.09 TK에 살아있는 지역주의 망령
  17. 2009.06.09 전파 낭비하는 대통령 라디오 방송
  18. 2009.06.03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방송가 ‘후폭풍’ (26)
  19. 2009.06.02 미국 언론이 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1)
  20. 2009.06.02 이주연 아나운서 : 위로가 필요한 시간
2010.02.03 15:12

“소셜미디어, 정치 친밀도 높인다”


[기획] 스마트폰+SNS 열풍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2008년 11월 4일 오바마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미국의 언론들은 그의 이름 앞에 다양한 수식어를 붙였는데, 그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미국 최초의 소셜 미디어 대통령.”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은 물론 조직과 자본 역시 충분치 않았던 그가 1~2년 만에 주류의 핵심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하는 소셜 미디어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대선 기간 동안 스마트폰인 블랙베리폰을 활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트위터로 전달하며 표심을 얻었고, 선거자금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련했다.

■소셜미디어 ‘정치냉소’ 완화에 기여=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한국의 정치인들도 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등장했다. 이후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할 하나의 방법으로 웹진, 블로그, UCC 등을 통한 전자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선거법’ 규제 속 인터넷 선거는 시들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열풍을 불러온 스마트폰과 결합한 트위터의 위력을 보며 정치인들이 새로운 소통의 도구로 소셜 미디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트위터
지난 1월 민주당 ‘2009년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최문순 의원은 블로그와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가 정치인과 국민이 직접 소통하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소셜 미디어의 이 같은 특성이 기성 언론에 의해 형성된 ‘정치 냉소’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보수 언론들이 정파·정책에 따른 정치인들의 갈등을 국민 이익에 배반하는 사람들의 싸움으로 묘사하면서 국민들의 정치 염증을 키우고 국민과 정치를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은 측면이 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보수 언론들은 기성 권력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정치인과 국민의 소통이 활발하게 되면 정치 갈등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 높아질 수 있다”며 “보수 언론을 비롯한 기득권이 이러한 현실의 변화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트위터리언(Twwitterian: 트위터 사용자)으로 매일 2만여명의 팔로어(follower: 등록친구)들과 소통하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으로 ‘정치 냉소’를 완화하려면 소셜 미디어에 참여하는 정치인들의 자세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등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를 정치 캠페인의 도구로만 사용하려는 자세가 아닌, 국민과 같은 위치에서 진솔하면서도 적극적인 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쌍방향 소통,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하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정치권과 국민의 소통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당 사무처 직원들에게 100여대의 스마트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소속 의원과 보좌진들에게도 스마트폰 사용을 독려하면서 지방선거를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을 주문하고 있다.

민주당도 지난 1월 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세균 대표가 “트위터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한 국민과의 소통이 활발한 소속 국회의원, 지방의원, 당직자 등 10명을 ‘파워블로거’로 선정하고 소속 의원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진 못했지만, 대표가 트위터를 적극 사용하는 등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12월 10일 진보신당의 당직자들은 노회찬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라”는 주문과 함께 사재를 털어 지급한 아이폰을 들고 여러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김종철 대변인은 “아직까진 정색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건 아니지만, 아이폰으로 트위터를 바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출마할 진보신당의 후보가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동영상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방선거 상황을 보면 여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야당 후보들의 파괴력도 점쳐지는 양상”이라며 “향후 전개될 야권연대와 후보단일화 과정 속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은 유권자들에게 (정치 참여의) 동기를 부여하고 전파하는 데 폭발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6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인터넷을 통한 소통으로 지지기반을 쌓고 돌풍을 일으키며, 선거에 대한 대중의 관심까지 끌어올렸던 것과 같은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SNS, 선거보도 활용 기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소셜 미디어를 통한 유권자와의 쌍방향 소통에 초점을 맞춰 선거 전략을 수립하면서 언론 역시 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 MBC 김주하 앵커 트위터.
물론 지난해부터 이미 트위터를 활용, 뛰어난 취재력을 보이는 기자들은 존재해 왔다. 지난해 7월 청와대를 비롯한 사이트가 DDos공격을 받았을 때 최진주 <한국일보> 기자(@pariscom) 국내외 트위터 이용자들의 도움을 받아 관련 사실을 기사화, 특종을 낚았다. 김주하 MBC 앵커(@kimjuha)는 2만명 이상의 팔로어와 일상을 나누고 취재 도움까지 얻는다. 스스로를 ‘기술치’라 일컫는 고재열 <시사IN> 기자(@dogsul)도 지난해 12월 아이폰 출시 당시 팔로어들의 도움으로 관련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당수 기자들은 아직까지 스마트폰은 물론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를 낯설어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02년부터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한 일간신문의 기자는 “속보가 중요한 사건 담당 기자들에겐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취재가 도움 된다고 보지만, 분석과 전망을 주로 하는 정치 영역은 조금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간신문의 기자도 “정치인들이 미니홈피, 블로그 외 트위터를 활용하게 되면 이 역시 체크해야 할 하나의 대상이 되는 만큼 언론도 관심을 갖긴 해야겠지만, 선관위에서 지난해 이미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범죄 단속을 말하지 않았나”라면서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경중 CBS 보도국장은 “정치,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스마트폰과 SNS를 활용해 취재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BS는 지난달 27일 기자·PD 등에게 스마트폰 158대와 안드로이드폰 40여대를 지급했으며, 아이폰 전용 뉴스룸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민경중 국장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1보, 2보 등의 개념으로 트위터 형식의 짧은 뉴스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역정보를 경계해야겠지만 (선거 관련) 제보 등을 활용할 때 여론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트위터, 140자의 매직’이란 책을 펴낸 이성규 태터앤미디어 팀장은 스마트폰 누적 보급대수 100만대 이상과 전국적 와이브로망 개통을 전제로 스마트폰과 SNS 결합에 따른 효과가 2012년 대선에서 폭발할 가능성을 점치면서 “선관위 등의 인터넷 규제가 계속될 경우 네티즌들은 해외 사이트로 관심을 돌릴 것이다. 이 경우 한국 포털은 정보 제공 창구로 남고 해외 서비스가 이슈 확산 창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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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8 11:38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요즘 대통령에 대한 농담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같아서는 ‘각하’라고 불러드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 청와대 직원이 내복 안 입는 것도 호통거리이고, 건물 온도까지 다 직접 챙긴다. 노무현 시절에는 너무 대통령이 깐깐하게 따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노무현 사무관’이라는 농담도 유행했었는데, 지금 같아서야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각하 아니면 주사 혹은 주사보가 딱 어울리는 것 같다. 행동은 딱 6급 주사 같이 하지만, 권위 하나만큼은 가히 각하 급이다.

“막말 방송은 없애라”라고 TV 방송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교지를 내려주시니, 권위주의의 복귀라고 할 만하기는 한데, 이게 별로 영이 서는 것 같지는 않다. 불가사이하게 대통령 지지율이 50% 가깝게 나오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우파들 내에서도 별로 인기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선생님이 투표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많은 우파들은 손사래를 치면서 그 때는 잘못 생각했었다고 발을 빼는 모양새다.

힘은 좋지만 자랑스럽지는 않은, 그리고 생략된 절차로 강행처리를 좋아하는 묘한 권위주의. 애초에 포퓰리즘 정도의 정부로 가지 않을까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영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9시 뉴스에 첫 기사로 늘 나온다고 해서 호가 아예 ‘땡’과 ‘한편’으로 불리던 땡 전두환 각하와 한편 이순자 여사 시절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우리의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삽질’이라는 호로 불릴 듯하기는 하다. 아마 본인이라도 이 상황이 답답할텐데, 1년 내내 삽질과 강행처리로 얼룩진 한 해이니, 내년에도 계속해서 삽질과 강행처리는 계속될 것 같다. 지켜보는 우리도 답답하다.

연말연시, 할 일도 없는데, 내가 만약 지금의 이명박 위치에서 국민들에게 선물을 하나 주는 진짜 포퓰리즘을 한다면 뭐가 있을까 하고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최종 결론으로 나온 게 ‘완전 연봉제’라는 것이다. 예전 직장 생활할 때 연봉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난 순진하게 정말 월급제와 달리 한 번에 봉급을 주는 줄 알았는데, 연봉제가 사실은 인센티브란 이름으로 개별 평가제를 도입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진실은 변형 월급제에 불과했다. 어차피 많은 기업과 공기업이 연봉제로 가는 중인데, 정말 화끈하게 1월 달에 연봉을 모두 주는 완전 연봉제로 가면 어떻게 될까?

 
 
▲ 지난 23일 열린 2010년도 법 질서 분야 업무보고(법무부, 권익위, 법제처) ⓒ청와대
많은 월급쟁이들이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목돈을 1월 달에 가지게 될 것이고, 저축률은 확실하게 높아질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최소한 1년간 노동자들은 회사가 자신을 1년 내에 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회사 분위기도 월급제보다는 좋아질 것 같다. 게다가 평균 저축액이 높아지면, 아마 내구제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대신, 기분이 좋아져서 쓸데없는 소비제나 과시제에 대한 소비는 줄 것이다. 은행에 쌓인 잔고를 깎아먹는 것은 역시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고, 월급받자마자 카드로 뭔가 소비하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았던 사람들도 자신의 은행 잔고를 생각하면서 보다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 마디로, 국민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이 저축으로부터 산업투자의 역동성을 만들어내던, 한국 경제가 가장 좋던 시절의 그 선순환이 다시 시작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월달, 1년치 월급을 한 번에 손에 쥔 월급쟁이들이, 결국은 같은 돈일 지라도 기분은 아마 한 달 내내 좋을 것 같다.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지금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1월 신년사로 공무원과 공기업부터 완전 연봉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얘기할 것 같다. 순간적으로 지지율 20%는 높아질 것이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장기집권도 실제로 가능해질 것 같다. 한나라당,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사실 우릴 별로 기분 좋게 해준 것은 없지 않은가? 정부에서 한다고 하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기분 좋아질 것이고, 아마 삼성이나 현대 같은, 자신의 노동자들에게 전국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싶어하는 곳들도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부수적 효과로 이상한 월급체계로 초과노동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공장의 노동자들 과로도 줄여줄 가능성이 높고, 이런 게 한국식 노동정책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딱 임금 이자율만큼 국민들 월급을 높여준다고 생각하면 완전 연봉제 못할 것도 없다. 어차피 집행할 공무원 월급 예산, 1월에 화끈하게 주어도 좋고,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혹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지급하면, 기술적인 문제들도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국의 모든 직장이 한꺼번에 월급을 주면, 내수만큼은 화끈하게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완전 연봉제, 그거 내년부터 당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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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3 14:58

키워드로 본 2009 언론계 결산

이명박 정부 집권 2년 동안 방송계는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정권의 창업공신들은 방송·언론계에 ‘제 사람 심기’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위법’의 위력은 방송·언론인들에게 1987년 방송 민주화의 결실이 견고히 뿌리내리지 못한 현실을 일깨웠다.

때문에 2009년 한 해 동안 방송계에서 벌어진 정권에 대한 방송·언론인들의 저항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끝없는 저항은 정권으로부터 ‘잘린’ 방송인들의 신분과 명예를 회복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고, 정권이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일들을 생각처럼 할 수 없도록 제동을 거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역할을 하는 언론을 마치 수족 부리듯 대하는 정권의 태도는 여전하다. 그래서 2년을 내리 정권에 대항하고 있는 방송·언론인들이 조금씩 피로감을 호소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현실은 방송·언론인들이 막으려 애써온 일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PD저널>은 2009년 방송계를 관통한 10개의 열쇠말을 통해 언론인들이 처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2010년 방송·언론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의 질문이다.

#언론법: 2009년의 시작과 마지막

방송·언론인들은 2009년 한 해를 ‘언론법’으로 시작해 ‘언론법’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시작한 방송·언론인들의 언론법 개정 반대 투쟁은 지난 1~2월과 7월, 무려 3차례의 전면 파업을 불렀다.

   
▲ 지난 11월 5일 야4당과 언론·시민단체가 언론법 재논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PD저널 자료사진
하지만 지난 7월 22일 여당은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며 대리투표 등이 횡행한 가운데 수적 우위를 앞세워 언론법을 날치기 처리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월 29일 처리과정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국회에 자율 시정의 기회를 줬다.

여당과 국회의장은 헌재가 “언론법 무효”라고 말하지 않은 만큼 “언론법 개정 효력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 말처럼 헌재는 언론법에 대해 “유효”라고 한 적도 없다. 결국 민주당 등은 재논의를 거부하는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재에 지난 18일 부작위 소송을 제기했다.

부작위 소송의 의도와 상관없이 지난 10월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장은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두고 보자며 시간을 벌 명분을 찾았다. 그렇다면 야당과 방송·언론인들은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정권을 상대로 한 2년 투쟁의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투쟁에 나서야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방송·언론인들은 우선적으로 비타협적 보도투쟁을 결의했다.

#종편: 조중동에 의한, 조중동을 위한

날치기 개정된 언론법 논란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언론법 개정을 통해 방송에 진출할 수 있게 된 일간신문들은 언론법 개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여권에 기대 물밑작업에 한창이다.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 직후, 앞 다퉈 종합편성채널(PP) 진출을 선언한 조·중·동 등은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방송인 영입과 함께 종편에 황금채널 등의 특혜를 부여해 달라며 정권을 어르고 달래고 있다.

MB정권은 일단 열심히 화답하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는 종편에 대한 ‘의무채널 지위유지’와 ‘광고규제 완화’에 이어 ‘채널 특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여(親與) 학자들은 지상파를 빼내고 그 자리에 종편을 넣자는 아이디어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방통위는 내년 초 종편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종편에 의한, 종편을 위한 정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특혜는 말 그대로 특혜일 수밖에 없기에 그에 이르기까지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이건 종편 진출 사업자이건 말이다.

#미디어렙: 꼬리는 머리를 흔들까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한 헌재의 위헌 판결에 따라 국회는 올해가 끝나기 전 민영 미디어렙 관련 제도를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법에선 각각 단일한 목소리를 내던 여야, 방송인들도 미디어렙 문제에선 백가쟁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각각의 이해에 따라 ‘1사 1렙’(MBC·SBS, 한선교·이정현(이상 한나라당)·전병헌 민주당 의원, 방통위)과 ‘1공영 1민영’(한나라당 진성호·자유선진당 김창수·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 조·중·동 등)으로 나뉘고, 종편의 광고영업권에 대해 또 다시 찬성(한선교·진성호·이정현 의원, 방통위, 조·중·동 등)과 반대(전병헌·김창수·이용경 의원, MBC·SBS 등)가 엇갈리는 것.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가 이달 23일 전체회의에서 미디어렙 법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시도를 할 예정이지만 백가쟁명 상황의 정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미디어렙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 되느냐에 따라 정권의 공영방송 민영화 시도와 맞물려 소유형태는 공영이지만 재원은 민영과 같은 MBC의 위상을 재정립하자는 논의가 본격화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MBC가 우려하는 것처럼 정권의 공영방송 민영화 움직임 속에서 과연 미디어렙이란 꼬리는 방송구조라는 머리를 흔드는 결과를 낳을 것인가.

#구속: 수갑 찬 언론인, 언론자유의 추락

   
▲ 지난 4월28일 검찰에 체포됐던 'PD수첩' 광우병편 제작진 4명이 다음날인 29일 밤 석방됐다. ⓒPD저널
2009년 한 해 동안 방송·언론인들은 시계바늘이 거꾸로 돈 듯한 기시감을 느꼈다.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가족과 동료 그리고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이 채워져 구속되는 일이 버젓이 발생한 탓이다.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던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등은 지난 3월 총파업을 앞두고 경찰에 의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긴급체포 됐으며, 한 달 뒤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MBC <PD수첩> 제작진 전원이 검찰에 끌려갔다. 이 과정에서 <PD수첩> 작가의 이메일은 전국민에 공개됐고, 인터넷·이메일 감청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사이버 망명을 택했다.

지난 7월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 처리에 항의하던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오면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언론노조 산하 지·본부장들 역시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국제 엠네스티가 한국의 언론자유를 걱정하고,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는 30계단 이상 추락했다. 하지만 정권은 ‘모르쇠’와 ‘항의’로 일관하고 있다. 정말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걸까.

#퇴출: 비판의 ‘입’을 단속하라

방송·언론인들에게 있어 ‘언론법’이 현 정권에 대한 외부적 싸움이었다면, 방송사 사장과 정권비판 언론인·연예인 등의 ‘퇴출’ 혹은 그 시도는 내부의 치열한 투쟁이었다.

정부 정책의 문제를 꼬집는 언론인들에 대한 여권의 불편한 심기가 방송가에 떠돌 때만 해도 ‘설마’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촌철살인의 클로징 멘트로 인기를 끌었던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가 ‘시청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갑작스레 하차하면서 ‘설마’는 계속된 현실로 나타났다.

이후 수년째 신뢰받는 언론인 1위로 꼽혀온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여권의 ‘편파’ 공세 속에 지난 10월 MBC <100분토론> 진행자에서 하차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의 사회를 봤던 방송인 김제동씨 역시 같은 시기 KBS 2TV <스타골든벨>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유는 모두 ‘비싼 출연료’였다. 하지만 방송인과 시청자들은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무죄: 법원이 되찾은 ‘정의’

현 정부 집권 1년차에 갖가지 이유로, 그러나 사실은 현 정권이 하는 일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쫓겨난 방송·언론인들은 빼앗긴 신분과 명예를 회복하기도 했다. ‘사필귀정’이란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권에 의한 ‘퇴출’ 1년도 지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잘못한 쪽은 정권이란 판결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 정권의 ‘퇴출’ 1순위였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정권이 그를 해임하기 위해 덧씌웠던 탈세 등의 갖가지 혐의에서 자유로워졌으며, 정 전 사장 해임을 반대하다 학교와 KBS 이사직에서 모두 쫓겨난 신태섭 동의대 교수는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학교로 돌아갔다. 정권 창업공신 사장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빼앗겼던 YTN 방송기자들도 법원의 최종적인 해임 무효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만하면 더 이상의 ‘무리수’를 두는 것은 스스로의 ‘면’을 깎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만도 한데, 정권은 여전히 또 다른 희생양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사표 반려 이후 여전히 친여 성향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의 인사·경영권 흔들기에 맞서야 하는 엄기영 MBC 사장은 어떤 길을 걸을까.

#귀환: 폴리널리스트의 컴백

법원에 의해 정권의 ‘위법’이 드러나긴 했지만 쫓겨났던 언론인 대다수는 아직까지 ‘명예’만을 되찾았을 뿐 ‘신분’까지 회복하진 못했다. 그리고 이 자리를 지난 대선 당시 언론인 신분을 버린 채 유력 후보의 곁으로 달려갔던 ‘폴리널리스트’들이 채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KBS. 정연주 전 사장의 자리를 여론의 부담에 밀려 이병순 전 사장에게 한 해 동안 내줬던 현 정권의 ‘창업공신’ 김인규씨가 지난 11월 KBS 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장으로 임명된 것.

김인규 사장은 ‘실세’ 사장으로서 수신료 인상 등 KBS의 숙원사업에 대한 해결을 공언하고 있지만, 수신료 인상의 키를 쥐고 있는 여론은 물론 야당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언론인의 자세를 버리고 정권으로 달려가 ‘MB맨’의 딱지를 붙이고 귀환한 폴리널리스트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 정권 출범 1년차 YTN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 자리에 앉았던 구본홍씨는 올해 결국 스스로 사장직을 포기했다.

#비상: 자본권력에 대한 견제

2009년 한 해 동안 방송사들은 허리띠를 졸라 맸다. MB정부 출범에 맞춰 시작된 국·내외 경기침체의 여파는 방송광고 시장을 한 여름에도 한파에 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초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민·관 연구소들의 내년 방송광고 전망은 나아지고 있지만, 올 한 해는 언론인들에 있어 정권과 함께 자본 권력 앞에서 언론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가를 다시 한 번 경험한 시간이었다. 지난 2008년 삼성의 비리를 집중 보도했던 언론사들에 대한 광고는 여전히 중단돼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 속에서 이들 언론사에게 이중삼중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처럼 보도와 광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종편 출현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언론학자들은 우려한다. 방송광고라는 한정된 파이를 나눠가져야 할 경쟁자들의 출현은 언론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 수도 있다. 광고를 쥐고 있는 자본권력에 대한 언론의 견제를 앞으로 담보할 수 있을까.

#배제: ‘떡’은 내 편에만

CEO대통령의 (주)대한민국에선 정권 역시 자본으로 언론을 통제한다. 법과 제도, 언론인 체포·해임만이 정권이 언론에 행할 수 있는 ‘겁박’의 수단은 아니다. 2009년 한 해 동안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언론들은 이를 절감했다.

실제로 국회 문방위 송훈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 9월 KBS·MBC·S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연주 전 사장 해임 이후 ‘친(親)정부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KBS에 정부와 공공기관의 TV광고 등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할 때 10% 이상 훌쩍 뛰었다. 반면 MBC는 같은 기간 동안 6% 가량 감소했다.

지난 10월 국감 당시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정부광고 시행실적 자료에 따르면 조선·중앙·동아의 정부 광고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늘어난데 반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꾸준히 줄었다. 언론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정부 정책에 민감한 기업들에게도 이어진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올해 상반기 MBC의 평균시청률이 KBS 2TV보다 높았음에도 불구, 10대 광고주의 광고는 KBS 2TV에 더 많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노무현: ‘권력’에 대한 언론의 이중성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지난 5월26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PD저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서거했다. 측근과 가족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전직 대통령이 고향마을 뒷산 바위에서 몸을 던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의 정당성 논란이 제기됐으며 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방송·언론으로 하여금 검찰수사 받아쓰기식 보도 관행에 대한 자성의 계기를 던졌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얼마만큼 반성이 태도의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미지수다. 현 정권 친인척에 대한 비리는 여전히 방어적 수준이고,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금품수수 의혹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인들의 말만을 바탕으로 ‘의심’ 없이 보도되고 있다.

‘산’ 권력과 ‘죽은’ 권력을 대하는 언론의 이중적인 모습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서, 이를 원통해하는 국민의 눈물에서, 방송·언론인들은 대체 무엇을 배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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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16:43

정부의 탄압, 신뢰의 위기 맞이한 한 해


[2009 방송을 돌아본다/ 시사, 교양, 다큐, 보도]

이명박 정부는 집권 2년차를 맞이하면서 PD저널리즘에 대한 탄압을 더욱 교묘하고 노골적으로 진행했다. 검찰의 소송과 방송통신심의위의 심의, 정치권 압박을 통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 길들이기는 권력비판과 사회감시 역할을 위축시켰다. 여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언론의 신뢰 위기도 대두된 한 해였다. 저널리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던 2009년의 시사, 교양, 다큐, 보도 부문을 돌아봤다. 〈편집자주〉

하나. 고사 위기 속 선전한 ‘PD저널리즘’

정부의 탄압은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 이후 PD저널리즘 전체에 대한 공세로 확대됐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김인규 KBS 사장은 이전 인터뷰에서 “PD 300명 정도 들어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PD저널리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이사장은 지난 10월 국회에서 “PD가 만든 프로그램은 취재방법 등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연역적으로 제작한다는 인상이 있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MBC스페셜〉, 〈시사매거진 2580〉, 〈뉴스후〉, 〈PD수첩〉 등에 대해 노골적인 통폐합을 요구했다.

 
 
▲ MBC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가 지난 3월 12일 방송에서 고발한 서울 모 유치원의 비위생 실태 ⓒMBC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대한 소송도 잇따랐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MBC 〈불만제로〉의 ‘몰카’ 사용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여 논란을 빚었고, KBS 〈소비자고발〉 황토팩 편에 대해서는 담당 제작진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MBC 〈뉴스데스크〉, 〈시사매거진 2580〉의 미디어법 보도, YTN노조가 부르는 희망의 노래 등 방통심의위의 공정성 심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위기 속에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테이저건’ 편 , 〈PD수첩〉용산 참사, 4대강 편 등은 앰네스티 언론상, 민주시민언론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또 베이비파우더 석면 검출을 보도한 KBS 〈소비자 고발〉은 제조사와 판매사가 문제가 된 제품을 전량 판매금지 및 회수 조치하는 등의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둘. 정부·기업홍보는 강세, 교양은 위축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통행’ 주례연설은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KBS PD들은 일방적인 연설형식은 제작진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포맷변경, 제작진 자율성 보장 등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불통’의 청와대와 KBS 경영진은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와 기업홍보 색은 더욱 짙어졌다. KBS는 〈5천만의 아이디어로〉, 〈기업열전K1〉 등의 프로그램을 신설했지만 정부와 기업 홍보 논란을 빚었다. 특히 〈5천만의 아이디어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송편성 침해 논란을 빚었던 ‘정책 버라이어티쇼’로, 파문이 커지자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해당 프로그램 추진 관련 사업을백지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 KBS <오천만의 아이디어로> ⓒKBS
지난해 공영성 강화를 기치로 내세우며 ‘주말 공영존’을 선언했던 MBC는 올 봄 개편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방문진의 섭정 논란이 더욱 거세진 이후 가을개편에서 ‘뉴MBC’ 플랜을 내놓으며, ‘이코노미 프렌들리’라는 취지로 〈성공의 비밀〉을 신설했다. MBC 안팎에선  정부를 의식한 ‘친기업적 행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교양 프로그램 위축도 계속됐다. KBS는 9년간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 〈TV, 책을 말하다〉를 올 초 갑자기 폐지시켜서 논란을 빚었다. KBS는 이후 〈책 읽는 밤〉이라는 책 프로그램을 신설했지만 논란은 한동안 이어졌다.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경우 보수언론의 집중공세 속에 폐지 논란에 휩싸였다 내부 반발로 가까스로 무산되기도 했다.

셋. 독립, 명사…다큐멘터리 장르 분화

제작비 감축의 찬바람 속에 핀 ‘독립다큐’의 꽃은 더욱 아름다웠다. 올해 〈워낭소리〉의 300만 관객 동원은 많은 독립 PD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영화제에서 굵직한 상을 대거 수상한 이충렬 PD는 “〈워낭소리〉는 원래 방송용이었다”며 “(방송보다) 영화에서 환영받는 안타까운 독립PD의 현실”을 토로했다.

또한 올해 말 박봉남 PD의 〈아이언 크로우즈〉 암스테르담다큐영화제 대상 수상 역시 독립다큐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 작품은 KBS 5부작 다큐 〈인간의 땅〉 ‘철까마귀의 날들’을 영화로 만든 것으로 방글라데시 남부의 항구도시 치타공에서 하루 1달러를 벌기 위해 목숨을 거는 선박해체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을 영화로 만들었다.

 
 
▲ 다큐 영화 <워낭소리>
〈MBC 스페셜〉이 선보인 명사 다큐(Celebrity Biography)는 새로운 장르 개척에 일조한 것으로 손꼽혔다. 축구선수 박지성, 배우 김명민, 야구선수 박찬호, 추신수 등 화면을 통해 볼 수 없었던 유명 인사들의 면모가 드러나면서 시청자에게 호평을 받은 것. 박지성 편을 연출한 김현기 PD는 “어디서도 섭외에 성공한 적 없는 사람,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면모를 가진 사람”을 프로그램 인기 비결로 꼽았다.

한편 다큐멘터리 제작기법을 둘러싼 논란도 빚어졌다. KBS 〈환경스페셜-수리부엉이〉는 수리부엉이의 토끼 사냥 장면 등이 야외 세트에서 연출 촬영된 것이 확인되면서 제작진 징계와 사과방송으로까지 이어졌다. EBS 〈인간의 두 얼굴〉은 플라시보 효과 실험 등에 대한 표절의혹이 제기됐으나, 내부 심의결과 무위로 밝혀지기도 했다.

넷. 대통령 서거, 언론의 신뢰성 의문 던져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저널리즘 신뢰 회복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검찰의 뇌물수수혐의 등 피의사실을 확인 없이 받아쓰는 언론의 관행이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장례가 치러진 경남 봉하마을에서는 보수언론과 KBS 취재진이 취재거부를 당하기도 했고, 언론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기자들의 자성론이 한때 대두되기도 했다.

올 초 용산참사 사건을 희석시키기 위해 정부가 강 모 씨 부녀자 살인사건을 의도적으로 키운 것도 논란이 됐다. 청와대가 경찰에 이를 적극 활용할 ‘이메일 지침’을 보낸 것이 국회에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인 것.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피의자 얼굴을 공개하며 용산참사에 대한 여론 환기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MBC
신경민과 손석희가 각각 MBC 〈뉴스데스크〉와 〈100분 토론〉에서 하차하게 된 것 또한 올해 방송계를 달군 뜨거운 이슈였다. 뉴스 말미 권력에 대한 비판적 멘트로 눈길을 끈 신경민 앵커는 봄 개편 때 하차했고,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7년 10개월간 진행한 〈100분 토론〉에서 물러났다.

충남 계룡대 룸살롱 운영 실태를 취재·보도한 김세의 MBC 기자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선고유예 2년’의 선고를 확정 받았다. 김 기자는 지난해 공군 중위로 복무 중이던 후배의 신분증을 빌려 군부대에 잠입해 관련 내용을 취재, 보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군 형법상 초소 침입죄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해 논란을 빚었다. 언론계에서는 기자들의 정당한 취재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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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3 17:47

'격동50년' PD “방송하기엔 80~90년대가 좋았지…”

[인터뷰]17일 폐지되는 MBC 라디오 〈격동50년〉 오성수 PD

뚜둥뚱뚜둥 뚜둥뚱뚜둥.

매일 오전 11시 40분, 익숙한 시그널 음악과 함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성우의 굵직한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MBC 라디오(95.9㎒) 다큐멘터리 〈격동50년〉(극본 이석영, 연출 오성수)이 오는 17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88년 봄 〈격동30년〉이란 타이틀로 첫 전파를 탄 지 21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50여년 역사의 MBC 라디오 드라마도 작별을 고하게 됐다.

녹음은 이미 지난 7일 끝이 났다. “마지막 녹음은 다소 침체되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오성수 PD는 전했다. 오 PD는 90년대 중반 한 차례를 포함, 무려 7년 2개월 동안 〈격동50년〉과 함께 했다. 〈격동50년〉을 거쳐 간 6명의 PD 중에서도 최장수 기록이다. 지난 9일 마지막 방송 편집에 한창이던 그는 “영원한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은 했지만, 헛헛한 마음은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그는 “지금 휴대폰 벨소리가 〈격동50년〉 시그널 음악인데, 이제 벨소리도 바꿔야겠다”고 쓸쓸한 얼굴로 말했다.

 
 
▲ 오성수 '격동50년' PD ⓒMBC
21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폐지 결정은 의외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폐지 통보를 받은 건 3~4개월 전. 공식적인 폐지 사유는 다큐멘터리 드라마로서의 역사적 소명을 다했고 라디오 드라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었으며, 경영상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세 번째 이유가 역시 컸다. 2시간짜리 시사 및 음악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라디오에서, 경영 상황도 좋지 않은데 20분짜리 프로그램이 제작비는 많이 들고, 광고는 적게 붙으면서 청취율까지 그리 높지 않으니 경영진 입장에서 곱게 보일 리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폐지 결정의 ‘내막’을 의심했다. 보수정권과 보수성향의 대주주 방문진의 출범에 따른 ‘외압’ 의혹도 제기됐다. “마지막 녹음 날, 오히려 기자들이 분개했다. 내막이 뭐냐며 밝혀주겠다고 하더라.” 제작진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 PD는 “달도 차면 지지 않느냐”며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격동50년〉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은 6공화국이 막을 내릴 즈음이었다. 당시 출간된 ‘격동30년’이란 제목의 책이 공전의 히트를 쳤을 정도다. 오 PD는 “그때 사람들이 정치에 굶주려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가장 많이 다룬 게 5공화국이었다. 오 PD 말대로라면 “많이 ‘쪼기’도 했지만” 항의 한 번 없었다. 그런데 지난 8~9년 동안 세상이 변했다.

“요즘 법 자체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편이다. 방송에 나온 당사자가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면 대부분 진다. 법보다 앞서 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인터넷 다시 듣기도 안 하는 거다. ‘쪼기’엔 80~90년대가 더 좋았다. 그 때는 잘못하면 ‘깨갱’했다. 지금은 ‘다른 놈도 많은데 왜 우리만 쪼냐’며 따진다. 기록문화가 철저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다.”

반면 자신이 등장한 방송분의 테이프를 복사해 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다. “얼마 전에 참여정부 초기부터 탄핵까지 다뤘는데, 봉하마을의 권양숙 여사 비서관한테서 복사해 달라고 전화가 왔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연락이 끊겼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떠오르는 또 하나의 기억. “원래 녹음은 수요일인데, 그때 무슨 이유에서인지 토요일에 녹음을 했다. 녹음 중에 서거 소식을 듣고 원고를 급하게 수정했다.” 그리고 세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이 방송되던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마저 서거했다. 역사의 굴곡을 함께 하며 〈격동50〉년이 기록한 단면이다.

〈격동50년〉은 1960년대 이승만 정권과 4·19혁명부터 2009년 오늘의 대한민국까지 말 그대로 ‘50년 역사’를 다뤘다. 오 PD는 “시작은 창대했으나 미약하게 끝난 것도 있다”고 했지만, 〈격동50년〉이 다룬 주제들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현대사 교과서와도 같다. 삼청교육대나 삼성 문제, ‘3김 시대’처럼 미처 다루지 못해 아쉬운 주제를 덮어두고, 제70회 ‘민주화 연대기’로 17일 〈격동50년〉은 끝이 난다. 익숙한 시그널 음악도,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증언해주는 성우들의 목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지만, 제작진의 말대로 〈격동50년〉은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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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11:41

MB의 반말과 노무현의 ‘막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첫인상이 가장 불쾌한 부류는 다짜고짜 반말을 하는 이들이다. 어느 정도 친밀함이 쌓인 윗사람일지라도 공적 공간에서 공적 업무를 할 때 반말을 하면 인격이 훼손되는 것 같아 유쾌하지 않은데, 처음 만난 이가 다짜고짜 반말부터 내뱉는다면 두고두고 ‘재수 없는’ 인간으로 기억되기 십상이다.

반말, 특히 초면의 반말이 기분 나쁜 이유는 뭘까. 말은 하는 자의 품격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상대의 위치를 규정하는 기능도 한다. 통상 조직에서 새내기가 선임자에게 공적 공간에서 반말 비슷하게라도 하면 세상이 뒤집힐 듯 난리가 나거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위아래도 모르는 ‘싹수없는’ 인종이란 낙인찍기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죽하면 일시나마 관계의 전복이 재미의 핵심인 ‘야자타임’에서도 적정선을 지키는 중용의 미가 덕목으로 꼽힐까.

이처럼 ‘반말’이 한국 사회에서 마주 선 이의 (신분·계급과 같은) 위치를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서민 행보’와 함께 펼쳐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반말 퍼레이드’와 이에 눈감고 있는 언론의 태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모습. ⓒ청와대
열흘 전 쯤 뉴스에 나온 이 대통령의 모습을 한 번 복기해보자. 이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물가상황을 점검한다며 지난 10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동원 논란이 일 만큼 많은 인파가 이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모여 들었고, 한 상인이 이 대통령의 입에 자신이 파는 음식을 넣어준다. (화면이 빠르게 지나가서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인파 속 하나의 목소리가 튀어 나온다. “맛이 어떻습니까. 대통령님?” 이 대통령이 대답한다. “아직 안 넘어갔어.”

화면 속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지만 그 장면을 보고 있는 필자의 눈살은 찌푸려지고 있었다. 어쩌다 나온 ‘분위기 띄우기용’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반복된 장면이었고, ‘친밀함’으로 해석하기엔 인터넷 공간에서 불쾌감을 표시한 누리꾼들이 이미 여럿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서울 이문동 재래시장 방문 당시 대형마트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에게 “내가 젊었을 때 재래시장에서 노점상 할 땐 하소연할 곳도 없었어”라며 거침없이 반말을 사용했다.  이에 앞서 5월 20일 모내기 행사에서도 새참 시간 옆에 앉은 주민에게 “아줌마도 한 잔 해” 등 반말로 일관했다. 그리고 해당 모습이 두 차례에 걸쳐 YTN <돌발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 무시’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벌어졌다.

이 대통령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반말’을 전략적으로 선택했을 경우 일련의 논란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국민이 더 억울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해본 걸까. 언론관계법·4대강 살리기 등 과반 이상의 국민들이 줄곧 반대하는 정책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며 국민을 대통령 ‘아래’ 신분으로 늘어세운 장본인이 바로 이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대통령의 ‘반말’에 대한 다수 언론의 불감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2003년 5월 21일) 등의 발언을 앞뒤 잘라 보도하며 국민 무시의 ‘막말’로 규정했을 만큼 ‘막말 감수성’이 예민한 신문들이 ‘존중’의 기본 잣대인 ‘반말’에 대해선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하긴, 지난 2007년 대선 직후 이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미국 대사에게 상황에 맞지 않는 영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자 ‘영어가 모국어인 부시 대통령도 틀릴 때가 있다’고 위로(?)하면서 되레 이 대통령을 ‘실용영어의 대가’라고 치켜세우던 언론들에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 대통령의 반말 행보에 대한 다수 언론의 침묵을 보며 노 전 대통령이 국민과 마주한 자리에서 “~하지 않습니까”, “~했습니다” 등의 존댓말을 사용할 줄 알았음이 그나마 다행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스칠 뿐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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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16:05

야구장 가는 즐거움

[PD의 눈] 김순규 목포MBC PD

지난주 KIA와 SK의 프로야구경기를 보기 위해 광주구장을 찾았다. 거의 10여년 만에 찾은 경기장은 인조잔디로 바뀐 것 말고는 옛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소리치고 박수치는 응원 열기 또한 대단했고, 껌과 담배를 팔던 변두리해설가 ‘해태아줌마’의 목청도 여전했다. 1982년에 프로야구가 시작됐으니 30여년의 시간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겠지만, 야구장에 들어서는 설렘과 경기장에서 느끼는 짜릿함만큼은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올해 프로야구는 최대 관중돌파만큼이나 재미있는 것 같다. KIA의 무서운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SK와 살얼음의 1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그 잘나가던 김상현의 불방망이가 주춤거리는 것도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마지막 남은 경기를 더욱 기다리게 만든다. ‘타이거즈’(해태와 KIA)팀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언제나 저버린 적이 없었던 연고지 호남지역사람들의 야구 사랑도 더욱 높아졌다. 그래서일까? 타이거즈의 성적표는 정권의 뒤바뀜, 정치와 연관돼 지역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우연이라고는 설명하기 힘든 묘한 정치, 사회적 평가를 불러일으켰는데, 올해 KIA의 성적이 정치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 한국일보 9월14일자 26면.
KIA의 전신인 해태가 83년부터 97년까지 한국시리즈를 9번이나 우승했는데, 그 이유가 김성한, 선동렬과 같은 특출한 선수도 있었겠지만, 군부독재에 항거하던 당시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응원했고, 타이거즈 응원가 ‘목포의 눈물’을 힘차게 불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선전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KIA타이거즈 또한 ‘잃어버린 우승과 만년 꼴찌’를 겪고 나서, 정권이 바뀐 후 KIA가 다시 승승장구한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8월에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야구성적을 ‘호남의 恨’과 빗대는 호사가들의 이야기다.

무등 경기장의 역사와 분위기를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야구 전문 블로거 ‘야구라’의 일원인 손윤 칼럼니스트는 “야구장이 하나의 정치적 해방구였던 셈 … 5월 18일에 광주 무등 야구장에서 프로야구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2000년부터였다. 그 전까지 18년 동안 해태는 5월 18일만 되면 동가식서가숙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 해태가 연고지를 뛰어넘어서 전국구 인기 구단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해태의 우승 신화를 통해서 끝없는 어둠에 절망하던 폭압적인 시대에 희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김대중’ 그의 이름을 부르러 야구장에 가다, 2009.8.19)라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명복을 빌었다.

   
▲ 김순규 목포MBC PD
지난 날 무등 경기장의 색깔을 참 잘 표현한 것 같다. 스포츠와 정치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데, 현대사회에서 스포츠는 탈정치화의 수단이 되지만 한편으로 표출과 소통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상당히 공감되는 이야기다.

80년대 프로야구는 산업화 이후 이제 좀 먹고 살만하니까 생겼던지, 아니면 정통성이 취약한 군사정권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한 ‘3S’(Sports, Sex, Screen)로 만들어졌건, 세상은 군사정권이 기획하거나 의도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야구를 보고 즐기며 세상 걱정을 털어버리기도 했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서로 공감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비단 야구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도 세상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즐거움도 주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공감하는 소통의 장이 된다. 제아무리 색깔 없는 방송을 만들려 해도 색깔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떤 모습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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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6 22:39

‘언론악법’ 반대광고 시민들 힘으로!

6일 언론노조 주최 ‘탐탐한 바자회’ 열려…故노무현·김대중 대통령 물품 경매에 나와

“소녀시대 청바지가 2000원” “나라를 어지럽히는 쥐돌이를 잡아주세요. 한 번에 2000원”


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 운동장에 시민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개최한 ‘탐탐한 바자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탐탐한 바자회’는 ‘언론자유를 탐하는 탐스러운 사람들이 모였다. 탐나는 물건과 재미가 가득’이란 뜻.

언론노조는 지난 7월 한나라당에 의해 ‘날치기’ 처리된 언론관계법 원천무효를 위한 TV 광고 홍보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바자회를 준비했다. 언론노조는 각 지·본부 조합원들과 시민들로부터 모은 물품들을 판매하고, 유명인사의 애장품 경매도 실시했다. 이날 바자회에는 낮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박지원 비서실장이 내놓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경매에 부치고 있다. ⓒPD저널
특히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유명인사들의 경매 행사에 시민들의 눈길이 쏠렸다. 이성배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경매 행사에는 한명숙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최문순 전 민주당 의원,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의원, 추미애 민주당 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가수 이승환, 이하늘, 이상은 등이 참여했다.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을 외치던 故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물품도 경매로 나와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 그 가운데 최문순 전 민주당 의원이 MBC 사장 시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다기 세트는 무려 600만원에 낙찰, 이날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명숙 전 총리가 내놓은 ‘부엉이 3종 세트’는 300만원에 낙찰되며 두 번째로 높은 경매가를 기록했다. 한 전 총리는 “1997년 한밤중에 숲속에서 부엉이가 칠흙 같은 어둠을 두 눈으로 환히 비추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부엉이를 모으기 시작했다”며 “지금의 언론 상황이 칠흙같이 어둡지만 이 상황을 꿰뚫고 나가기 위해 부엉이가 환한 눈을 비춰줄 것”이라며 ‘부엉이 세트’를 경매 물품으로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 6일 오후 열린 ‘탐탐한 바자회’ 경매 행사에 참여한 한명숙 전 총리 ⓒPD저널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찬 전 총리는 “군부독재가 없어지면 민주주의가 잘 지켜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민간인이 더 심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며 현 정부의 언론정책을 꼬집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지난해 KBS 사장직에서 쫓겨난 정연주 전 사장이 최근 법원에서 (세금환급소송과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KBS 사장은 지켜주지 못했지만, MBC 사장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자”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경매에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휘호가 들어가 있는 시계를 애장품으로 내놓았다.

용을 그린 그림을 경매 물품으로 내놓은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용의 턱 아래에 거꾸로 나있는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한다는 뜻의 ‘역린’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명박 정부가 언론자유라는 ‘역린’을 건드렸다”며 “이제 큰일났다.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7월 22일은 헌정사 초유의 ‘법란’이자 다수당의 폭거였다”며 언론관계법을 날치기 처리한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북한에서 직접 사온 밀짚모자를 경매에 내놓고 있다. ⓒPD저널
운동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을 보며 ‘희망’을 발견하는 이들도 많았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을 보니 올해 안에 언론악법이 반드시 폐기될 것 같다”고 했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국회에서 언론을 지키는 것이 힘들어 국민과 함께 언론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는데 여러분을 보니 국민들의 힘으로 언론을 확실히 지킬 수 있을 같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 재벌은 자기 목소리를 더 키우기 위해 언론악법을 날치기 처리했다. 언론악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많은 사람들이 (바자회에) 참여한 것을 보니 한나라당과 재벌, 조중동도 무서울 게 없다. 언론악법을 반드시 폐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천 전 의원이 내놓은 홍성담 화백의 목판화는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바자회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구매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밖에도 유시민 전 장관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때 맸던 노란색 넥타이와 당시 쓴 편지가 애장품으로 나와 300만원에 낙찰됐고,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가 내놓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낙관이 새겨진 다기 세트는 150만원에 낙찰됐다.

   
▲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햇볕정책 3종 세트’를 경매에 부치고 있다. ⓒPD저널

또 정세균 민주당 전 대표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당시 발행한 기념우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당시 발행한 기념우표,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보내준 모자 등 이른바 ‘햇볕정책 3종 세트’를 내놓았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MBC 기자 시절 한국 기자 최초로 쿠바 잠입 취재에 성공한 후 선물로 받은 체게바라 접시를 애장품으로 내놓았다.

   
▲ 6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열린 ‘탐탐한 바자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PD저널
   
▲ 6일 오후 1시 서울 덕수초등학교에서 전국언론노조 주최로 열린 ‘탐탐한 바자회’에 정치인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PD저널

   
▲ 6일 오후 1시 열린 ‘탐탐한 바자회’에서 만화가들이 시민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다. ⓒPD저널

   
▲ 경매 행사 중간에 춤 공연도 이어졌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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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10:14

정연주 “MB 시대의 역류, 몸으로 절절히 느껴”

해임 후 공식석상에서 첫 발언…“국가기관 동원, 역사의 슬픔”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배임혐의에 대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첫 공식 발언이란 점에서 앞으로 정 전 사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상당히 주목된다.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광역시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시대정신과 언론인의 사명’이라는 강좌에서 MB정부의 국가기관이 총동원 돼 벌어진 자신에 대한 해임, 그리고 미네르바와 MBC 〈PD수첩〉 기소사태,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등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정 전 사장은 “그동안 발언하지 않은 것은 배임사건과 관련해 변호인단의 만류도 있었고, 1년 정도는 물러서서 보고 싶었다”며 “그동안 역사책을 통해 한국역사를 되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사회적으로 발언하게 되면 평생을 언론에서 몸담은 사람이라 첫 발언을 언론이야기로, 그것도 예비 언론인 앞에서 갖고 싶었다”며 강연에 나서게 된 취지를 밝혔다.

◇ “미네르바, ‘PD수첩’ 그리고 정연주를 생각해보라”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정연주 전 사장은 MB 정권에 대한 정의부터 내렸다. 그는 “정치·사회·경제·문화에서 역사 발전과 진보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정보의 흐름과 의사소통 구조가 열려 있느냐의 여부”라며 “이 관점에서 보면 MB 정권 등장이후 미네르바와 〈PD수첩〉 사태를 통해 개인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압살되고 획일화를 요구하면서 우리사회가 매우 경직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전 사장은 “이런 기준을 가지고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에서 어떤 역류가 있었는지, 미네르바, 〈PD수첩〉그리고 정연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문을 쓰면 책이 몇 권 나올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벌어진 KBS 사태와 관련해 “검찰, 국세청,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서 정연주를 어떻게 쫓아내려고 했냐”며 “KBS 사장에 대한 해임권은 방송법에 명시돼 있지 않음에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진행했다. 긴급조치 이후 30년 만에 검찰에 잡혀가면서 역사의 역류를 몸으로 절절히 느꼈다. 역사의 슬픔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 전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과 화합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요새 어설픈 소통과 화합이 나오고 있는데 진정으로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가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비판을 한다고 국가권력을 동원하는 일이 있어서 되겠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중앙대의 진중권 교수 해임, 국정원의 박원순 변호사 사찰, 그리고 기무사의 부활 등을 언급하며 “지난 10년간 없어졌다 다시 살아난 것은 권력기관들이 정치세력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 “KBS? 어떻게 변했는지 여러분이 보고있다”

정 전 사장은 KBS에 대한 단상도 밝혔다. 그는 “근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책임 있는 사람이 결정짓는 구조였지만, 지난 10년 간 우리사회 발전을 보면 타율에서 자율로 옮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의사소통과 정책결정 역시 아래로 많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좁게는 KBS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언급한 정 전 사장은 “재임 시 가장 강조한 것은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었다. 이것을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시키고, 집중에서 분산으로 조직구조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선 기자·PD들의 의사를 존중했고, 자율을 최대한 보장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는 여러분이 목격하고 있다”며 이병순 KBS 사장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광역시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시대정신과 언론인의 사명’이라는 제목의 강좌에 나섰다. ⓒPD저널
지난해 KBS 앞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당시 KBS 노동조합과 촛불시민이 견해차를 보이며 싸우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평가는 여러분들의 상식에 맡기겠다”면서 “KBS 내외부의 문제는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해야 오해가 없다. 그 부분을 두고 길게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1위를 기록했던 KBS가 최근 각종 조사에서 수치가 추락하고 있는 점, 그리고 퇴임사에서 “조악한 권력집단이 된 노조에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다”고 표현한 당시 노조 집행부 등에 대해 저서를 통해 짚고 넘어갈 뜻이 있음을 밝혔다.

◇ “조중동 방송, 상업주의 센세이션 판을 칠 것”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정 전 사장은 방송법 등을 포함한 미디어법에 대해 “미디어법이 통과 돼 방송마저 조중동 방송이 생기면, 의견의 흐름이 정상적인 사회가 되지 않는다. 이들 매체에 대한 집중이 공고하게 되면 독점형태가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면서 자유방임, 시장실패에 대해 결코 내버려두지 않았다”며 시장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반독점법’이 30년간 지속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사회에서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언론이 있다면 한겨레·경향이 부수와 사회적 영향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는 (조중동) 일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경제지까지 합치면 여론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은 90(보수)대 10(진보)정도라고 본다.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불균등하다. 분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비판적인 언론을 광고를 통해 자본으로 압박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정 전 사장은 “KBS 경력기자 공채 때 월급도 꽤 많이 주는 언론사에서 KBS로 오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광고주 압박에서 해방되고 싶었다는 점이 컸다”면서 “정치적인 압박과 달리 경제적인 압박은 신문사 편집라인을 통해 은밀하기 들어오기 때문에 견디기 더욱 어렵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정보는 왜곡되는 동시에 막장 드라마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상업주의 센세이션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역사에 대한 낙관…정치·시민사회 공동 발전해야 의미”

하지만 정 전 사장은 “역사에 대한 낙관을 한 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는 말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그재그로 가는 과정에서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 역류현상 속에서 우리 사회는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진보세력의 발전방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두 가지가 분리되거나 어느 것 한쪽이 강조되는 것 없이 발전해야 된다”면서 “특히 20~30대를 끌어안으려면 신명과 재미, 즉 지난 촛불집회처럼 역사의 재미를 맛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사회단체의 경우 과거의 경직된 태도에서 한 꺼풀 벗고 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것들을 한 번 되돌아보고 이들 20~30대 문화 특징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강연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PD저널
정치권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정 전 사장은 “이른바 민주개혁세력은 비판을 하면서 좀 더 구체적이고 정교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부자·고소영으로 대변되는 MB정부와 대비되는 것이 무엇인지, 과거 10년의 집권에서 잘 된 것과 잘못된 것들을 정리해보고 현재 매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로 하여금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그는 “지난 석 달 사이에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역사의 역류 아닌가. 사회가 이렇게 역류하는 게 가슴이 아프다”면서 “정권 담당자들이 가치인식을 빨리 전환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비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강연을 마친 뒤 정연주 전 사장은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기자와 2시간에 걸쳐 비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권에 압박에도 불구하고 KBS 사장직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이유, KBS 재직시절의 인사원칙, 한국 검찰에 대한 단상 등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이 이야기를 책이나 글을 통해 밝힐 것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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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1 10:57

“노 전 대통령, 강요된 자살과 마찬가지”


김대중 전 대통령 마지막 일기 공개…민주주의 고민 가득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 홈페이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 일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결국 강요된 자살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에 21일 오전 공개된 ‘김대중 마지막 일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지난 5월 23일 이 같은 내용의 일기를 썼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는 슬프고 충격적”이라면서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검찰은) 계속했다”며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음날인 5월 24일에는 당초 가족장을 치르려 했던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을 설득해 국민장을 결정한 내용을 썼다. 김 전 대통령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시켜서 ‘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살았고 국민은 그를 사랑해 대통령까지 시켰다. 그러니 국민이 바라는 대로 국민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는데, 측근들이 이 논리로 가족을 설득했다 한다”고 적었다.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 홈페이지

5월 29일엔 “고 노 대통령 영결식에 아내와 같이 참석했다.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서거)과 겹친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화두고 안고 있었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도 일기 곳곳에 남겨져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1월 16일 일기에서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고 기록했다.

다음날인 1월 17일 일기에선 “(1월 15일 외신기자클럽 연설 이후) 여러 네티즌들의 ‘다시 한 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슬프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월 20일 일기에서는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탄식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일기에서 부인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정도 표현했다. 지난 2월 7일 일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며 애틋함을 감추지 않았다.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 홈페이지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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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4 09:46

담배를 빌려주던 대통령, 영면하다

[프로그램 리뷰]〈MBC스페셜〉 ‘노무현이라는 사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지난 1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치러졌다. 3만여 조문객들의 애도 속에 노 전 대통령은 영면에 들었다. 이와 함께 지난 50일여동안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조문정국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

MBC는 노 전 대통령 49재를 맞아 이날 저녁 〈MBC스페셜〉 ‘노무현이라는 사람’(연출 김현기)을 방송했다. 〈MBC스페셜〉은 노 전 대통령의 서재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부림사건 피해자, 고교동창, 전 주치의 등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을 재조명했다. 한번쯤은 보고 들었을 법한 익숙한 이야기였지만, 많은 시청자들(TNS미디어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11.1%)은 여전히 고인을 추억하고 추모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지난 10일 치러졌다. ⓒMBC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삶 전체가 드라마틱했다. 가난 때문에 상고에 진학했던 그는 사법고시에 합격, 판사를 거쳐 변호사가 된다. 바닷가 아파트를 구입할 정도로 “유능하고, 수입도 많고 성공한 변호사”였던 그는 부림사건 변호를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에 접어든다. 이를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게 되고, 5공 청문회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된다.  

그러나 1990년 삼당합당에 반대하고 탈당하면서 고난은 시작된다. 14대 총선을 시작으로 부산 시장 선거, 15대 총선까지 줄줄이 낙선하고 98년 종로 보궐선거에서 간신히 당선의 기쁨을 맛보지만 그도 잠깐, 2000년 부산에서 도전한 16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다.

마침내 마지막 도전. 그는 당내 경선부터 후보 단일화까지 모든 예상을 뒤엎은 끝에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리고 이어진 탄핵소추와 탄핵 반대 촛불집회. 어찌 보면 그의 삶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이는 퇴임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향에 내려간 뒤 오리농법과 “사저 방문객들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나”만이 걱정의 전부였던 그에게 친인척과 측근들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로비 사건에 휘말리는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난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마지막 반전, 투신. 지난 5월 23일 새벽, 평소와 다름없는 옷차림과 걸음걸이로 지상에서의 마지막 산책을 나선 그는 바위 위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차 싶었다”며 무릎을 치고, 권양숙 여사는 “그때 같이 못 따라 나간 것을 평생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떠났고, 서재 책상 위에는 책장을 덮지 못한 책과 안경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 'MBC스페셜'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서재. 마지막까지 읽던 책이 책장을 채 덮지 못한채 놓여 있다. ⓒMBC
지인들이 기억하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대통령 담배를 얻어가서 피우는 사람이 있었었을 정도로 권위의식이 없었던 대통령”이었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작은 허물도 크게 부끄러워 한 사람”으로 그를 돌아본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노짱’이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실패한 대통령’이었던 사람. 이처럼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고, 또한 완성된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의 염치조차 모르는 누군가를 볼 때 많은 이들이 ‘대통령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초선 의원 시절 첫 국회 연설에서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의 마지막 선택은 결과적으로 자신이 꿈꾼 세상을 배반한 셈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가 역시 꿈꾸었던 “우리 아이들이 정의가 승리한다고 믿는 세상”은 가능할까. 고인의 삶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에조차 “서거정국 재점화 시도”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있는 이상,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지켜져야 할 가치이기도 하다. 남은 과제는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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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0 23:13

[동영상]盧대통령 49재 “아직 가시지 않은 슬픔이..”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 49재 분향소 (대한문 앞) ⓒPD저널

1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넋을 위로하는 49재 행사가 진행되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오후 3시부터 시민 49재와 태고종과 조계종 등 불교계가 참여하는 추모 진혼제가 열렸다.


경찰은 당초 대한문 앞 행사를 불허하기로 했지만, 막판에 다시 허용한다고 방침을 바꿔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만일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거나 거리행진 등 불법집회를 하면 해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한문 앞 추모제는 밤이 되자, 촛불 문화제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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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10:02

[김현진] 두사부일체, 어떻게 끊을 것인가

MB정부는 국민이 자신의 진정성을 몰라준다며 한숨을 쉬고 그걸 본 국민들은 사람들이 촛불 켜면 물대포나 쏴대고 용산에서 사람이나 죽이는데 무슨 진정성을 보냐며 도대체 어디부터 입을 대야 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쾅쾅 치거나 애꿎은 소주만 팍팍 축내지만 MB와 그의 사람들, 그리고 그가 끝없이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대화’와 ‘소통’은 갑갑한 아버지의 그것과 꼭 닮았다. 이른바 갑갑한 아버지 st, 그게 바로 ‘MB 스타일’이다.

갑갑한 아버지란 우리에게 대체 무엇인가. 갑갑한 아버지와는 일단 무슨 말도 통하지 않는다. 아버지 이건 저렇고요, 시끄러 아버지가 이렇다고 하잖아! 아버지 그건 이게 아니에요, 너 지금 아버지한테 반항하냐! 아버지 그건 이런 거예요…. 그냥 아버지 말 다 들어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 이렇게 해서 보통 아버지와 자식은 대화가 단절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뭐라고 하든 예~ 예~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무슨 소리를 해도 그런가보다, 하면서 그러시거나 말거나 아예 소통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답답한 아버지의 가장 큰 무기는 보통 ‘우기기’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를테면 촛불로 미운털이 박힌 이계덕 씨가 무려 선임 열다섯 명을 추행했다고 우리에게 그걸 믿으라고 한다. 군대를 안 갔다 와 봐서 몰라서 이러나, 하고 주변에 아무리 물어 봐도 죄다 코웃음을 치며 후임이 선임 열다섯 명을 건드렸다니 그게 말이 되냐는 게 모든 예비역들의 반응이지만 정부는 진지하게 이걸 믿으라고 윽박지른다, 시끄러 아버지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하고. 대운하 안 한다니까, 그냥 4대 강 정비야! 대운하가 아니라니까! 아버지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그러다 보면 아버지는 갑자기 뜨거운 정을 호소하면서 자신의 진솔한 속내를 보이려 하는 것이다, 어묵 꼬치를 손에 꼬옥 쥐고, 마치 그걸 갖고 놀 나이가 한참 지난 자식에게 갑자기 장난감을 사들고 오는 아버지처럼. 친아버지라면 애틋하기라도 하겠지만 그는 진짜 아버지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도 불쌍하지 않다, 그저 끝없이 짜증만 치밀 뿐이다.

이 상황에 덩달아 신나서 함께 맞장구를 치는 주변의 아저씨들은 아버지의 특권을 함께 누리고 싶은 장남처럼 보인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시잖아! 무슨 코스프레 하는 애들처럼 신나게 군복을 차려입고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에서 분향소를 파괴하고 죽은 사람 영정사진을 전리품처럼 치켜들고 마이크를 쥐는 아저씨(인지 할아버지인지 그 중간의 어디쯤 있는 것 같지만 잘 모르겠다)들도 신난 장남, 이미 연세 지긋한 노인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투신 자살을 권유하는 김동길 교수 - 그도 개신교도라고 하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증오하는 것이 틀림없다. 자살이 가장 큰 범죄라는 것은 어느 교회에서나 동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전도하듯 자살을 권유하는 것을 보아서는 - 라든가, 이런 사람들은 죄다 아버지 옆에서 덩달아 흥이 난 장남들 같다.

   
▲ 김현진/ 에세이스트
그러다 보니 얼마 전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뭐 대단히 잘한 것 없다 하더라도 집안 꼴 좀 일으켜 세워 보려고 애쓰다가 먼저 간 둘째 오라비 같이 괜히 더 애틋한 것이다, 아버지하고 큰오빠 하는 꼴이 미워서 더 아쉽고. 나나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애들? 집안의 구박덩어리에 힘도 하나도 없는 막내 꼴이지 뭐긴 뭐겠는가. 특히 효도 - 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속세나 소득세를 거액으로 낼 만한 일 - 할 일도 없는 나 같은 딸년은 오직 구박 받으려고 이 집안에 붙어 있는 꼴이다. 일단, 이 집안 꼴 더 못 봐주겠다. 자, 대체 어떻게 해야 이 〈두사부일체〉의 고리를 끊을 것인가?

* 필자의 요청으로 원고료는 기륭전자분회 투쟁 후원금으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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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0 09:26

‘이병순 KBS 체제’ 총체적 위기

노 전 대통령 서거방송 관련 보도·편성본부장 등 압도적 ‘불신임’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방송과 관련한 KBS의 내부 진통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KBS 보도·편성·TV·라디오본부장은 KBS 기자협회와 PD협회가 실시한 신임투표 결과 압도적인 표차로 불신임 당했다. 하지만 사측은 불신임투표가 사규 위반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고, 기자협회는 투표 과정에서 ‘내분 양상’도 보여 KBS는 당분간 안개 정국에 휩싸일 전망이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불신임투표에는 보도본부 기자 219명이 참여했고, 김종률 본부장에 대해서는 180명의 기자(82.2%)가 불신임 의견을 냈다. 고대영 보도국장의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에는 보도국 소속 기자 138명이 참여해 129명(93.5%)이 불신임 표를 던졌다.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기자협회는 불신임투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찬반 격론이 일었고, 민필규 협회장이 “동의할 수 없다”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운영위를 중심으로 이번 투표를 실시했다. 보도본부 내의 엇갈린 분위기는 결국 투표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투표율도 이를 반영하듯 과반수에 조금 못 미치게 나타났다.

앞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KBS PD협회(회장 김덕재) 불신임투표에는 회원 816명 가운데 55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투표율 68%) 최종을 편성본부장 불신임 90.78%, 조대현 TV제작본부장 불신임 74%, 고성균 라디오제작본부장 불신임 78.03%로 나타났다.

KBS PD협회는 이번 불신임투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각 본부장에 대한 신임여부는 해당 본부 소속 PD들에게만 물었다. 단 TV제작본부 PD들은 TV제작본부장과 편성본부장에 대한 신임투표 둘 다 참여했다.

PD협회는 본부장 불신임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투표 결과에 대해 “이는 세 본부장 개인의 성적이 아니라 이병순 사장 10개월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고 강조했다. PD협회는 “비록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초라한 성적이지만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며 이 사장의 시청자 공식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재차 촉구했다.

한편, 사측은 강경 대응 입장을 내비쳤다. KBS는 이번 불신임투표가 “사규상 성실의무 위반과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된다”며 “(투표를) 계속 진행할 경우 관련 규정에 의거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은 지난 4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PD·기자협회에 공문을 보내 “본부장 신임투표는 단체협약상 근거가 없는 행위”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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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22:16

MBC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 배경음악 빼라”

노조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와 다른 잣대” … 수뇌부 과민반응?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보도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와 관련해 배경음악을 빼고 ‘드라이하게 하라’는 요지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에 따르면 보도국장은 편집회의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에서 배경음악을 뺄 것을 지시했고, 보도본부장 역시 노사 공정방송협의회(공방협)에서 뉴스 제작에 있어 배경음악을 사용하는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무리하고 강압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보도 수뇌부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6일 ‘사진 속 노무현’이란 리포트에서 사진을 통해 본 고 노 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을 보도했다. 1분 30여초 가량의 리포트 가운데 후반 25초 정도에 잔잔한 배경음악이 깔렸다. 그러나 동일한 리포트가 다음날 〈뉴스투데이〉와 〈뉴스와 경제〉 등에선 배경음악이 삭제된 채 방송됐다.

앞서 차경호 보도국장은 편집회의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나가지 않도록 배경음악을 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종 보도본부장도 최근 공방협에서 보도 제작물에 대한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뉴스 제작에 있어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MBC본부는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김주만 보도 민실위 간사는 “사실 뉴스에 배경음악을 넣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 않나. (보도본부장은) 그런 원칙을 얘기하더라. 그런데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는 그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면서 “물론 뉴스가 보다 드라이해야 하고, 감성에 호소하지 말아야 되는 것은 맞지만, 하필 정부가 부담을 느낀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그런 원칙이 강조됐다는 것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꼴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편집회의 지시 사항은 정상적인 절차를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강압적인 것은 아니”라면서도 “MBC가 지레 겁먹고서 원칙을 내세우고 음악을 뺀다고 해도 아무도 모른다. 티도 안 나는데 보도국장이 제작 디테일한 부분까지 편집회의 때 얘기해서 지시할 사항인가. 그 정도 사안은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송재종 보도본부장은 “배경음악을 빼고 말고는 국장이 결정했다”면서 “난 말을 옮기기만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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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15:35

TK에 살아있는 지역주의 망령

[풀뿌리 닷컴] 이동유 대구CBS PD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으로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잠겼다가 조금씩 정상을 회복해 가는 중이다. 격정과 도전의 연속이던 삶만큼이나 죽음도 극적이어서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한때 그를 지지했다 지지를 철회한 사람들이 겪은 충격과 아픔은 사뭇 크고도 깊어 보인다.

게다가 사람들을 더 놀라게 한 것은 살아 있을 적에 그를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수많은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행렬에 끝없이 동참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아마도 대량실업과 고용불안, 극심한 빈부격차 등 사회적,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자신을 투영함으로써 현재적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 스스로를 위무하려 했다는 심리적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 ⓒPD저널

그러나 이번 서거 국면에서 나를 정말 놀라게 한 것은 그의 죽음을 너무나 냉정하게 바라보는 대구·경북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거기에는 죽음이라는 허무 앞에 모든 원한과 원망을 내려놓고 화해와 용서를 추구하는 우리의 전통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전혀 없었다. 차갑기 그지없는 침묵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대구·경북사람들의 감정은 아마 미움이나 증오가 아닐까.

‘대통령 임기 내내 특유의 승부수로 국민을 쥐고 흔들더니 죽음의 순간마저 극단적인 방식을 택해 자신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정치적인 반전의 계기를 삼으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그들은 떨치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수가 수사적인 ‘일부’가 아니라 매우 많은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은 클 수밖에 없다.

    


▲ 매일신문 6월1일자 27면.

영결식이 끝나자마자 터져 나온 대구의 모 유력일간지 소속 극우 보수 논객의 기명 칼럼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 도대체 그는 무슨 자격으로 천국에서 보내는 고인의 두 번째 유서를 자신의 이름으로 작문했고, 신문사는 또 차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비아냥과 조롱을 아까운 지면에 줄줄이 늘어놓도록 허락한 것일까?

그것은 대구·경북 사람들의 ‘노무현 미워하기’ 정서가 없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막돼먹은 오버액션이자 저급한 신문 판매 전략이었다. 왜 하나의 지역 사회가 한 정치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이렇게 옹졸하고 극단적인 쏠림현상을 보이는 것일까.

돌아보건대 대통령 노무현은 평범한 대구·경북 사람들에게 큰 해악을 끼친 일이 별로 없다. 오히려 그는 등을 돌린 대구·경북의 민심을 얻기 위해 물심양면의 갖은 공을 들인 대통령이었다. 물론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시도해 보수적 기독교 교단과 반공주의자들, 그리고 사학재단 관계자들을 자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평범한 TK사람들에게까지 원한을 살만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설득력 있는 또 하나의 가설은 노무현이 강고한 지역정서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인데, 평범한 TK들은 그것을 자존심을 걸고 지켜야 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무현을 거부했다는 설명이다.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 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TK의 획일성이다. 솔직히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면 이러한 획일성의 벽은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그 자리를 다양성이 채울 수 있으리라 기대해 왔다. 그러나 그 희망은 이번 서거 사태를 계기로 다시 회의적으로 돌아섰다.

부모 세대의 보수적 시각이 구조화 돼 다음 세대에까지 유산으로 되물림 되고 결국 그것이 사회적 가치를 재생산한다면 우리는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비극적인 상황이다. 허나 어쩌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한 없이 가슴 아픈 이유는 바로 ‘바보 노무현’이 생전에 그토록 넘고 싶어 했던 벽 중에 하나가 그의 죽음 앞에서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 지역주의의 망령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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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11:55

전파 낭비하는 대통령 라디오 방송

[e야기] 이정호 참세상 편집국장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오전 16차 라디오 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언급했다. 언급만 했을 뿐 대부분의 연설을 북한 핵실험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할애했다. 이번 대통령 연설은 북핵에 가장 많은 비중을 뒀다. 그러나 이 역시 대안은 없었다. “핵실험이 세계 모두에 큰 실망과 충격을 줬다.” “위협에는 당당히 맞설 것”이라는 이미 알려진 원칙론을 되풀이 했다. 대통령은 연설 끝에 노 전 대통령 사망을 염두에 두고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밝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지만 새 출발을 위한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 라디오 연설하면 루스벨트의 노변정담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대통령 라디오 연설은 있었다. 20년 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KBS와 MBC, CBS 라디오 방송에 <대통령에게 듣는다>란 이름으로 매주 월요일 출연해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처럼 제 할 말만 일방적으로 연설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주례연설을 녹음하고 있다. ⓒ청와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정 라디오방송 첫 회는 1989년 6월5일 월요일 오전이었다. 딱 20년 전 요맘때였다. 당시 첫 방송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으면서>라는 제목이었다. 대통령은 대학가 시위와 노사 충돌현상을 걱정하면서 체제 수호를 위해 자제해야 한다는 요지를 주장했다. 전날 녹음한 것이라서 단비가 촉촉이 내린 날 아침에 가뭄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에드립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대통령은 대학 시위나 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기존주장을 반복했다. 어떤 새로운 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1989년 6월12일 두 번째 방송에서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이겨 가는 길>이란 제목 하에 경제회복을 위해 근로자는 지나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기업인은 노사 신뢰구축에 앞장서야 하며 국민은 과소비를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노사분규로 올해(1989년) 1-5월 동안 빚어진 생산차질이 3조원에 달한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천안문 시위까지 거론하며 임금인상을 자제하지 않으면 더 큰 파국이 올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소름끼치는 협박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대통령이 하는 방송과 가히 다르지 않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첫 방송 이틀 전인 1989년 6월3일 KBS와 MBC 노동조합은 “대통령 라디오 방송의 일방적 편성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내고 “방송사 쪽의 희망과 협의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강제 편성돼 사실상 방송의 자율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노조는 “방송은 하되 그에 대한 반론이나 반응보도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MBC는 첫 대통령 방송이 나간 다음날인 6월6일 세 야당 부대변인들의 논평 방송을 내보냈다.

당시 최병렬 문공부 장관(전 한나라당 대표)은 “국가 원수인 대통령 연설은 그 성격이나 외국의 예에 비추어 반론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세 방송사 노조는 1989년 6월12일 최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문공 장관의 (발언은) 전체 언론에 대한 도전”이라며 장관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 세 방송사 노조는 공히 대통령 국정 라디오방송의 필요성을 부정하진 않았다. 방송 결정의 절차적 문제와 함께 반론권을 둘러싸고 정부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20년 전 정부는 대통령 방송을 기획하면서 “국정의 주요 현안을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취지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 치도 변하지 않은 낡은 틀이 그대로다. 애매하고 추상적인 단어의 남발이나 이미 보도된 정부정책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어설픈 ‘감성 전략’까지 똑같다. 집회나 시위를, 노동자를 보는 시각에서 두 대통령이 어쩜 그리 닮았을까. 보수신문의 하루치 사설만 보면 다 아는 내용을 굳이 아까운 전파를 낭비해가면서 그 바쁜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까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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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10:05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방송가 ‘후폭풍’

추모 민심 ‘소홀’ 자성 이어 책임론 확산 … KBS “이병순 사과 안하면 퇴진운동” 
 
김도영·백혜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방송가에 부는 후폭풍이 거세다.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난 후 일부 방송사에서는 추모 민심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랐고, 이는 책임자 문책 요구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가장 시끄러운 곳은 KBS다. KBS는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 내내 조문객 축소보도, 예능 프로그램 편성 등으로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현장에서는 “편파보도를 한다”며 KBS 중계차가 쫓겨났고, 기자·PD들은 추모객들에게 취재를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내부 여론도 들끓었다. KBS 노동조합·PD협회·기자협회는 각각 성명을 내 KBS의 신뢰도 추락을 개탄했고, ‘정부비판’ 조문객 인터뷰 누락 등 내부 사례를 폭로하며 책임자들을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 ⓒ 서울 여의도 KBS 본관

KBS PD협회(회장 김덕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KBS 방송에 대한 비난여론에 대해 “이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사장과 경영진이 져야한다”며 이병순 사장의 시청자 사과와 편성·제작·보도책임자의 문책을 촉구했다. PD협회는 지난 1일 긴급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의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병순 사장 퇴진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재 PD협회장은 “KBS의 신뢰도가 최근 들어 추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거 이후 방송 때문에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기자·PD들이 취재를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는 오는 4일부터 이틀간 김종률 보도본부장과 고대영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기협은 지난 1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고, 3일 열리는 총회에는 김 본부장과 고 국장도 참석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김종률 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조문객의 인터뷰를 빼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었고, 고대영 국장은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대한문 앞의 중계차를 이동시켜 반발을 샀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방송 관련 책임자들의 경질을 요구했던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지난 1일 임시공방위 소집을 요구해 사측과 13시간에 걸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KBS 노조는 관련 책임자에 대해 사퇴 등 중징계를 요구했고, 사측 대표인 김성묵 부사장은 유감을 표명한 뒤 “책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자체 (인사권자에게) 건의해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YTN, ‘서거→북핵’ 톱뉴스 변경 부국장 사퇴촉구

한편, YTN은 편집부국장의 지시로 북핵 보도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 대신 톱뉴스로 나가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해당 부국장의 보직사퇴와 징계 그리고 보도국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문 모 편집부국장은 저녁 9시 뉴스 직전 술에 취한 상태로 회사에 들어와 톱으로 배치돼 있는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를 북핵 관련 보도로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근무자들의 반발로 저녁 9시 뉴스는 예정대로 서거 관련 보도가 톱뉴스로 나갔으나 밤 11시 뉴스 직전 문 부국장은 또 다시 톱기사 변경을 요구, 결국 북핵 관련 내용이 톱뉴스로 보도됐다. 당시 YTN은 시간대별로 북핵과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를 교대로 톱에 배치해 보도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노조는 지난 달 28일 성명을 내어 “문 부국장의 행태는 보도국과 보도국장에 대한 도전”이라며 “보도국장은 즉각 지휘권을 행사해 문 부국장의 보직을 박탈하고 후임자를 편집 부국장에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 지난 1일 노조 대의원회를 열고 문 부국장의 즉각적인 보직 박탈과 징계, 그리고 보도국 차원의 진상조사 촉구를 결의했다.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드러난 사안만으로도 (문 부국장에게) 굉장히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더 이상 보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YTN 기자협회(회장 김기봉)도 이번 사태와 관련 보도국장에게 문제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부국장의 보직박탈 요구에 대해 정영근 YTN 보도국장은 “공식적으로 얘기할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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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18:31

미국 언론이 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핵폭탄 화력도 잠재운 애도 분위기 전해 
[외신이 본 노 전 대통령 서거]

LA=이국배 통신원  newslee2000@hotmail.com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이지만, 특정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그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기초적인 의사소통 수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특정문화에 대한 이해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언어에 대한 이해를 확보한 후 ‘현장’이라는 같은 공간에 위치하면, 그래서 일시적이나마 부분적인 생활세계를 공유한다면, 특정 문화 현상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충분치는 않은 것이 문화에는 단지 공간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축적이 동시에 존재한다. 즉 ‘일정한 시간’을 특정한 공간 내에서 공유하지 않으면, 역사라는 물결의 흐름 속에 동시적으로 있지 않으면, 특정의 문화 형태를 이해하거나 해석하는데 한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취재하는 미국 언론들의 어려움은 여기에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자살’이라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전대미문적 형태를 지녔기 때문에, 이 서거의 정치적, 문화적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도무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부정혐의로 인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던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이후에 어떻게 해서 수십만의 국민을 6월 항쟁이나 월드컵 4강 신화에 버금갈 만큼의 거대한 광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는지, 운구행렬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물결의 한국 국민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그토록 슬픔과 분노를 한결 같이 토로해 냈던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왜 현 정권을 선택했던 것인지, 어느 미국의 언론사 기자가 서울 특파원으로 처음 발령받아 취재에 들어갔다면, 그 기자 평생에 이처럼 해독하기 어려운 취재 대상은 별로 많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현장을 보도하고 있는 미국 CNN <사진제공=CNN>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 언론들이 “죽음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다시 한 번 되돌린 노무현 전 대통령”(뉴욕타임즈 5월 29일)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본질을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길을 가는 “전 대통령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한국 국민들”(CNN 5월 29일)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현상을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사회현상”(CNN 5월 26일)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덕성을 마지막 보루로 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취급을 대중들로부터 받는 것에 대한 극단적인 모욕감”(워싱턴포스트 5월 29일)으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돌파구를 선택했다는 개인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나아가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불명예의 끝에서 영예로운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모든 문제들을 일시에 해결해 버리는 전통”(뉴욕타임즈 5월 29일)을 갖고 있다는 역사 문화적인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접근방식 자체의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언론의 입장에서는 광장에 모여든 수십만의 한국인들이 어떤 이유에서 “슬픔과 분노의 복합된 감정”(뉴욕타임즈 5월 25일)을 갖게 되는 것인지, 집권기에는 그토록 조롱하고 실망하던 전 대통령에 대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한국의 정치 관례를 볼 때 검찰이 직권남용을 했다”(워싱턴포스트 5월 29일)며 분노하는 것인지, 이 역시도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정서였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언론은 대한민국에서 “무엇이 올바른 도덕이며, 법인지 되묻게 된다”(뉴욕타임즈 5월 29일)고 토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미국 언론의 이 같은 보도들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서울 현지 기자들을 통해 보도된 일종의 번역 기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의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미국의 독자나 시청자들은 마치 그것은 번역물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의 정서적인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 언론의 충격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를 여전히 유지했다”(CNN 5월 26일)는 사실, 그리고 “북한은 핵실험을 했지만, 한국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적인 애도 속에서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는 사실”(CNN 5월 25일)에서 정점에 이른다.

핵폭탄의 엄청난 화력도 잠재워 버리는 온 국민의 엄청난 슬픔, 이에 대한 국제적인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면, 어쩌면 그 자체가 우리에게는 지극히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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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13:42

이주연 아나운서 : 위로가 필요한 시간

[이주연의 영화이야기] 


▲ MBC FM <이주연의 영화음악> 진행자, 이주연 아나운서
 
지난 며칠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놀람에 슬픔에 아픔에 휩쓸려 열흘을 보냈다. 돌아보면 개인적으로 힘들고 아픈 일이 있었을 때도 방송을 쉴 수는 없었으므로 분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섰고 라디오 부스에서 마이크 앞에 앉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일주일 휴가가 지난 후 방송을 해야 했을 때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란 게 참 쉽지 않구나 싶었다. 아마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일은 하지만 조금 달랐다. 개인적인 슬픔이라기보다는 집단의 슬픔이었고 아픔이었다.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고 많은 사람들이 당혹감과 깊은 슬픔으로 하루하루 눈물로 보냈다. 종일 텔레비전을 보며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고 동영상을 찾아보며 슬픔의 바다로 헤엄쳐 들어갔다. 사람들은 마치 그 슬픔의 바닥을 확인이라도 하겠다는 듯 끊임없이 새로운 뉴스에 지나간 영상에 빠져들며 댓글을 달고 게시물을 적었다.

필자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아픔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으로 게시물을 적을 여유 따위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어떤 역할이라는 것을 할 수는 있는 걸까.

많이 고민스러웠다. 당황스럽고 막막했지만 방송은 나가야 했고 무슨 말이든 무슨 음악이든 들려줘야 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으므로 영화로 세상을 말했고 사람들의 탄식과 슬픔을 전했다. 그리고 음악을 들려줬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지 프로그램을 처음 듣는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평소에는 늦은 시각이라 듣기 어렵다던 사람들도 본방으로 함께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의 말, 목소리가 많은 위로가 됩니다, 위로가 되는 음악 부탁합니다. 그래, 그 안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담겨 있었다. 위로….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Joint Security Area, 2000)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삽입된 노래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부른 김광석의 목소리는 어쩜 그렇게 위로가 되는지. 영화에서 북한 병사 송강호도 그랬다. “광석이는 왜 그렇게 빨리 죽었네?”라고. 그러게, 그이는 왜 그렇게 빨리 죽었을까.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의 목소리로 녹음된 노래가 있다. 또 피곤하고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는 스팅(Sting),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 에이미 만(Aimee Mann), 성시경의 노래가 있다.

〈시네마 천국〉, 〈쉰들러 리스트〉, 〈브레이브 하트〉, 〈필라델피아〉, 〈포레스트 검프〉의 테마곡들. 그런가 하면 위로가 되는 영화도 있다. 알프레도가 죽으면서 남겨준 필름을 돌려보자 어린 시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키스신만을 모아놨던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다음에 어느 초콜릿을 고르게 될지 모르는 것처럼 우리의 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포레스트 검프〉의 깃털 하나, 그리고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의 소망으로 죄수들이 작업장이었던 지붕 위에서 모두 맥주 한 병씩 마시던 장면 등 우리 마음을 쓰다듬어 주고 삶이라는 게 결국은 살만하다고 일러주는 영화들이 있다.

물론 우리가 지금 당장 영화를 찾아보지는 못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어느 날 문득 영화 한 편을 보며 마음에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도 죄수 친구들에게 말하지 않는가. 이 세상 어딘가에는 삭막하지 않은 곳이 있다고, 우리 마음속에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것이, 우리만의 것이 있다고. 그건 희망이라고.

어떤 언론은 “추모의 민심은 무엇이냐, 당신의 스러진 꿈 일으켜 세우겠다”며 이 현상을 미래를 향해 열어놓고 있고 어떤 언론은 “7일간의 국민장은 끝났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며 이제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하지만 언론이 국민의 슬픔의 유통기한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한 번, 마음껏 이 슬픔을 표현하고 서로 위로하는 것뿐이다. 그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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