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2.07 수상을 하고 보니
  2. 2009.12.01 “나만의 대상 아닌, 독립PD 모두의 승리”
  3. 2009.12.01 ‘아이언 크로우즈 대상 수상’과 독립PD의 현실
2009.12.07 15:38

수상을 하고 보니


[경계에서] 박봉남 독립PD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다큐멘터리의 칸영화제로 불리는 ‘암스테르담 영화제’에서 중편부문 최종 수상작으로 <아이언 크로우즈(Iron Crows)>가 발표되는 순간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했던 거 같다. ‘이제 한 발 내디뎠으니 앞으로 더욱 나가리라.’

이참에 고마운 사람들 이름을 열거해야겠다. 왜냐하면 이 상은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경란, 강옥귀, 안중섭, 문예원, 김옥영, 송수정, 서연택, 정용진, 조동성, 김민철, 박지원, 이용규, Saiful Hug Omi, Syed Munna. 그리고 또 함께 격려하고 기뻐해준 수많은 나의 동료들, 독립PD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이제 말해야겠다. KBS와의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 영화제 카탈로그에 실린 <아이언 크로우즈> 소개글
<아이언 크로우즈>는 KBS 인사이트 아시아 <인간의 땅> 5부작 가운데 제2편 ‘철까마귀의 날들’을 영화제용으로 재편집한 것이다. <인간의 땅> 1편과 2편이 6월과 7월에 방송되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렇지만 그 뜨거움은 곧 질책과 무관심 속에 잊혀져가야 했다. 다음 편이 언제 방송되느냐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KBS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고 우리 제작진도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동료인 이성규PD의 표현을 빌자면 그렇게 ‘저주받은 걸작’은 시청자들의 시선에서 멀어져가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당시 분노는 거의 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일하고 때론 자부심을 느끼며 함께 일했던 한국의 공영방송 KBS가 단지 수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그렇게 휘둘리는 것을 보며 깊은 실망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마음먹었다. ‘앞으론 이런 환경에서 절대 KBS와 일하지 않으리라.’

그런데 그렇게 마음먹었던 내가 수상 후에 제일 먼저 감사의 전화를 드렸던 분들이 계시니 KBS의 이규환 전 국장, 김무관 전 CP였다. 단지 두 분이 당시에 ‘인간의 땅’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지원해서가 아니다. 기존 방송국의 관행을 깨고 ‘촬영 원본에 대한 권리는 제작사에 있다’라는 구절을 계약서에 과감히 넣어준 그 혜안과 배려에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이 구절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영화판을 만들고 해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무슨 영화제 대상 수상이 가능했겠는가.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또한 당시 조대현 본부장, 이영돈 국장, 조인석 팀장, 임세형 CP에게도 감사드리는 바다. 상황이여 어찌됐든 진심으로 애써주신 분들이니 사람간의 정리에 인색해서는 안될 일이다.

 
 
▲ 박봉남 독립PD
작년 이맘때쯤 이 지면을 빌어서 이충렬PD의 <워낭소리> 수상을 축하하는 글에서 우리 독립PD들이 절망하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서 저작권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이번 수상이 단지 개인의 영광으로 평가되지 않고 공중파와 제작사가 콘텐츠의 생산자로 함께 ‘윈윈’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하다. <아이언 크로우즈>가 해외에서 얼마나 팔리고 그 이익이 어떻게 나눠지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셨으면 한다. 두 번 관객 상영을 하고 관객상 후보 3위에 올랐으니 작지만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하다.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물 안에서 다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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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1 17:41

“나만의 대상 아닌, 독립PD 모두의 승리”

[인터뷰] 암스테르담영화제 대상 ‘아이언 크로우즈’ 박봉남 PD

지난달 28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부터 낭보가 날아왔다. 한국 사상 최초로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본선 경쟁작(중편 부문)에서 박봉남 PD의 〈아이언 크로우즈〉(Iron Crows)가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영화는 관객상 투표에서도 3위에 올라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임을 증명했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쾌거다.

박봉남 PD는 1일 오전 6시30분(현지시각) 덴마크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PD저널〉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이하는 박 PD와 가진 일문일답.

   
▲ 박봉남 독립PD
- 수상을 축하한다. 대상을 예상했나.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여기까지 와준 독립PD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그들과 함께 한 걸음 더 내딛었다는 안도감이 무엇보다 크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기획한 강경란 선배가 제일 고맙다. 또 하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됐던 노동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고 들었다.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
“예상외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시사가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면서 어떤 분은 눈물을 훔치며 질문을 했다. 격앙된 분위기였다. 영화제 동안 2번 밖에 상영하지 않았는데, 관객상에서 3위를 한 것도 놀라웠다. 제가 생각할 때는 최근 다큐멘터리가 마이클 무어 감독 같은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고 편집의 기교를 살리는 게 유행이었는데, 제 다큐는 날 것을 가지고 보여준 것이라 감동을 받은 것 같다. 유럽인들이 저개발국가에 가지고 있는 마음의 빚, 양심, 측은지심 같은 게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 감독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했나.
“경쟁부문에 함께 오른 호주의 한 감독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에게 지는 것은 영광’(I'm so proud of losing)이라고. 크게 감동 받았다. 한 관객은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 영화제 데일리에도 첫 페이지를 장식해 무척 뿌듯했다.”

   
▲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언 크로우즈>

- 3년 간 다큐를 제작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촬영 중에 몇 번 죽을 뻔한 것을 빼고는 노동자와 함께 있는 게 즐거웠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서 그것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방송이 되는 과정 속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마음고생을 좀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독립PD들이 한 것 가운데 가장 큰 기획이었기 때문에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 게 보상 받는 것 같아 기쁘다.”

- 앞으로의 수상소식이 더욱 기대된다.
“희망적인 돌파구였으면 좋겠다. 애 써서 만든 다큐가 방송으로 틀고 사장되는 게 아니라, 해외 마켓에서 판매도 하고 인정받았으면 한다. 판매를 통한 이윤이나 저작권들이 지상파와 공유되면서 이 땅에서 고생하는 독립PD들이 판매도 하고, 그 수익으로 프로그램에 재투자도 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이제까지는 지상파와의 관계만 있어서 마켓은 제한돼 있었다. 이번 계기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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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1 14:31

‘아이언 크로우즈 대상 수상’과 독립PD의 현실

[경계에서] 최영기 독립PD협회장

지난달 28일 가슴 벅찬 기쁜 소식을 접했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국제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 영화제’ 경쟁부문(중편) 대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박봉남 독립PD의 〈아이언 크로우즈 (Iron Crows)〉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대상을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날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국제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얻은 〈아이언 크로우즈〉는, 이와 동시에 관객상 투표에서도 최종 3위(중편부문 1위)에 올라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임을 증명하며 해외 배급에도 청신호라고 하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아이언 크로우즈〉는 지난 7월 KBS 5부작 다큐멘터리 〈인간의 땅〉 시리즈 가운데 ‘철까마귀의 날들’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바 있으며, 극장용으로 다시 제작되어 이번 암스테르담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이다.

   
▲ <아이어 크로우즈>(연출 박봉남 독립PD)
암스테르담 다큐영화제에서 대상을 거머쥔 쾌거에 축배를 들면서도 한편으로 아픈 마음을 도닥여야하는 것은 독립PD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박봉남 독립PD 역시 오늘의 영광이 있기 전 까지 많은 아픈 시간을 이겨내야만 했다. 이번에 대상을 차지한 〈아이언 크로우즈〉는 3년이 넘는 제작기간이 소요됐고, 방송사에서 지원해준 제작비가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 어렵게 프로그램이 완성 된 후에도 방송사의 수장이 바뀌면서 많은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고, 결국 힘들게 전파를 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뚝심과 근성으로 오늘과 같은 쾌거를 만들어 낸 것은 스스로 몸을 태우는 촛불과 같은 정신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가스통 바슐라르라는 프랑스의 철학자는 과학사와 예술, 그리고 철학을 모두 뭉뚱그려 인간의 생각, 그 기원과 성장발전을 탐구한 인물로 유명하다. 가스통 바슐라르에게 특별한 점은 그가 과학적 이성과 예술적 상상력을 하나의 몸으로 이해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저서 〈촛불의 미학〉을 통해, 흔들리며 타오르는 촛불은 인간에게 경계가 분명하지 않는 무한한 몽상적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동시에 그 불꽃이 수직상승하면서 마주하는 현실을 밝히면서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한다고 말했다. 묘한 것은 촛불이 자신의 몸을 소멸시켜나가면서 자신을 끊임없이 태어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사조 페닉스가 촛불 속에 있다.

   
▲ 최영기 독립PD
하나의 촛불이 여럿이 되고 그 여럿이 여럿으로 그치지 않고 목소리를 가진 촛불이 된다면? 그래서 이 거대한 촛불의 행렬 속에 거대한 새 페닉스가 날고 있는 몽상에 젖는다면 그건 가스통 바슐라르의 현학적 주술에 너무 깊이 빠진 탓이기만 할까?

올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워낭소리〉의 흥행, 그리고 멀리 암스테르담에서 날아온 〈아이언 크로우즈〉의 승전보는 어쩌다 한 번 걸린 운으로만 절대 볼 수 없다. 이 행진은 분명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제 방송사들도 과거와 같이 하청 식으로만 독립PD들을 대할 것이 아니라 저작권을 공유하고 윈-윈 할 수 있는 제작시스템을 만들어 서로 상호 보완해 나가는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을 이참을 빌어 또 한 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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