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침해'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0.28 악수를 거듭하는 KBS ‘일요일 밤’
  2. 2009.10.23 MBC 시사교양 PD ‘몰카’ 법률 교육받아
  3. 2009.06.23 김은희 작가 “더 이상 ‘개인 김은희’일 수 없어…열심히 싸울 것”
  4. 2009.06.19 'PD수첩' 의도 캐물은 검찰의 '의도'는? (2)
2009.10.28 18:12

악수를 거듭하는 KBS ‘일요일 밤’

[프로그램 리뷰] KBS 2TV ‘일요일 밤으로’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KBS 개편 프로그램이 악수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2TV 일요일 밤 11시대의 프로그램은 편성에서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듯하다.

KBS는 지난해 12월 영화배우 박중훈을 앞세우고 〈대한민국 일요일 밤 박중훈 쇼〉를 선보였지만, 기획력과 참신성 부족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 이후 인기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 등을 수개월 간 편성하다 올해 가을개편 때 〈일요일 밤으로〉(10월25일 첫 방송)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일요일 밤으로〉의 첫 아이템은 ‘한국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2PM의 박재범이었다. 〈일요일 밤으로〉는 화제성 이슈와 사회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국내최초 ‘넛지 토크 다큐’라는 꽤 거창한 기획의도를 내세웠다.

제작진은 시애틀에 있는 재범을 찾아갔다. 주소도 모른 채 무작정 날아갔다. 재범의 아버지는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멈추지 않았다. 재범을 뒤쫓았다. 재범은 “죄송합니다”만 남기고 사려졌다. 제작진은 “박씨를 공인이라고 판단했고, 사전 인터뷰를 통해 인터뷰 요청을 할 것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충분히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 KBS 2TV <일요일 밤으로> ⓒKBS
하지만 제작진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밤으로〉는 위험하다. 재범은 인터뷰든 컴백이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범이 인터뷰를 거절할 것은 분명했다. 제작진은 그걸 알면서도 무작정 갔다. “서울 KBS에서 왔고요. 팬뿐만 아니라 굉장히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요”라는 담당PD의 말은 언론의 자유라는 의미보다 한 개인에 대한 폭력으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재범을 ‘공인’으로 해석했다는 제작진의 판단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팀을 탈퇴한 그가 미디어로부터 벗어날 자유마저 박탈하게 하는 것은 방송이 얼마나 권력화 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조적으로 전날 방송된 〈무한도전〉 ‘벼농사’ 편이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은 재범에게 ‘시애틀로 쌀을 보내주겠다’는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재범을 놓고 진행한 이야기 역시 산만했다. 일부 출연자는 재범 사태의 논란 발언조차 파악하지 않고 나왔다. 이후 진행된 토크에서도 “왜 굳이 연예인만 하려고 하느냐” “예쁜 여자에게 눈이 가기 마련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요일 밤으로〉 2번째 코너인 거리실험을 진행하는 ‘넛지 다큐’(Nudge Docu)는 90년대 〈호기심 천국〉을 비롯해 최근에는 EBS 〈인간의 두 얼굴〉 등 숱한 실험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포맷이다. 남녀 외모에 따른 시민들의 반응행태 실험을 굳이 해야 했을까. 명확하지 않은 프로그램 메시지를 ‘넛지’라는 생소한 외래어로 그 간극을 메우려 한 건 아닐까. 프로그램 말미에 등장하는 ‘포토 다큐’라는 코너는 혼란스러운 프로그램 정체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불과 47분짜리 프로그램에 3개의 코너는 과유불급이다.

같은 교양프로그램인 〈박중훈 쇼〉가 딱 이랬다. 시청자에게 편안한 일요일 밤을 선사하겠다면서 첫 회부터 토크쇼를 진행하다 갑자기 경주용 자동차 F1을 소개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에도 고 최진실 씨 동생 진영 씨와 누나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다 나경원, 박영선, 박선영 등 여성 국회의원과 화기애애한(?) 덕담을 나눠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밤에는 일관성 있는 편안한 소재를 가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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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3 09:39

MBC 시사교양 PD ‘몰카’ 법률 교육받아

22일 사내 변호사, ‘불만제로’ ‘PD수첩’ ‘오늘아침’ 제작진 대상으로 교육

MBC 시사교양 PD들이 ‘몰래카메라’ 사용과 관련한 법률 교육을 받았다. 몰카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취재 방법 중 하나로 종종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달 검찰이 MBC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의 몰카 사용에 대해 수사를 벌이면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몰카 사용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거리를 던졌다.

이에 MBC 시사교양국은 22일 오후 2시 <불만제로>를 비롯해 <PD수첩>, <생방송 오늘아침> 등 몰카를 사용하게 되는 프로그램 PD, 작가 등을 대상으로 몰카 사용과 관련한 법률 교육을 실시했다. 몰카 사용과 관련 시사고발 프로그램 제작진을 대상으로 MBC 내에서 자체적인 법률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교육에는 제작진 26명이 참석했다. 제작진 교육은 MBC 송미란 변호사가 맡았다.

   
▲ 22일 오후 2시 여의도 MBC 방송센터 10층 대회의실에서 송미란 MBC변호사가 시사교양 PD, 작가들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 사용과 관련한 법률 교육을 하고 있다. ⓒPD저널
송 변호사는 “(몰카 사용과 관련) 기존에는 초상권 또는 사생활 자유 침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졌지만 최근 <불만제로>에 대해 취재 방식 자체를 문제 삼은 형사 고소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형사적 책임에 관한 검토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몰카를 사용했을 경우 △명예훼손 △초상권 또는 사생활 자유 침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또는 건조물침입죄 등에 저촉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취재가 오로지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때 △몰카나 위장취재가 아니면 필요한 정보를 입수할 수 없을 때 등 몰카 사용이 정당화되는 경우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판례와 해외 사례 역시 소개했다.

교육이 끝나자 실제 취재 현장에서 겪은 사례들을 중심으로 제작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PD가 마이크만 들고 들어가 녹취를 하게 되는 경우도 위법이 되느냐”는 질문에 송 변호사는 “녹취는 둘이 대화하는 것이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 도청은 아니다. 얼굴이 나가지 않으니 초상권 침해 문제도 없다”며 “다만 TV를 보는 사람들이 그가 누군지 알게 될 경우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사람이 모르게 음성변조를 할 경우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퇴거불응’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퇴거에 대해 어느 정도 요구할 때 나가야 하는가”란 구체적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송 변호사는 “한 번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며 “(꼭 취재가 필요하다면) 위법성 조각 사유로 다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MBC 시사교양 PD와 작가들이 몰래카메라 사용과 관련한 법률 교육을 받고 있다. ⓒPD저널
채환규 <불만제로> CP는 “고발 프로그램의 경우 몰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취재 상황이 생긴다”며 “<불만제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몰카 사용과 관련한 법률적 내용을 알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껴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채 CP는 또 “과거에는 관행적으로 몰카를 사용해온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언제든 법적 다툼의 가능성은 있다”면서 “사전에 PD들이 법적 정보와 지식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몰카 사용과 관련한 법률적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박상준 PD는 “몰카 사용과 관련해서는 세세한 매뉴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취재 환경에 따라 현장에서 PD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내부의 제작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실제 판례와 법률 자문을 듣고 취재를 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진영 PD는 “몰카 사용을 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언론 권력에 대해 생각해보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오늘 교육이 의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을 시발점으로 우리 나름의 원칙을 만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PD는 “내부에서 관행적으로 몰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교육을 받고 좀 더 신중하게 몰카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자유 ‘위축’ 논란 속에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안상돈)는 잠입취재를 통해 유치원 식단의 비위생 및 식품표시기준 위반 실태를 고발한 <불만제로>에 대해 몰카 사용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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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09:31

김은희 작가 “더 이상 ‘개인 김은희’일 수 없어…열심히 싸울 것”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의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PD수첩〉이 모두 30건의 ‘왜곡’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 것은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이었다. 검찰은 김은희 작가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세 통의 이메일을 부분 발췌한 뒤, 이를 “왜곡 방송 의도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그렇게 한 개인이 사적으로 주고받은 편지들은 검찰의 보도자료와 이를 그대로 옮겨 적은 일부 보수언론들에 의해 세상에 공표됐다. 조·중·동은 검찰이 공개한 이메일 속 대화와 표현을 근거로 김은희 작가의 정치적 의사를 판단하고, 색깔을 덧씌우고, 마녀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김 작가의 출신 대학을 비롯한 일부 신상 정보까지 공개됐다.

김 작가는 즉시 변호인단과 상의해 〈PD수첩〉 수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의 전현준 부장검사를 포함한 4명의 검사와 정병두 1차장검사, 그리고 이메일 공개는 물론 “적개심이 문제의 프로그램 대본과 구성에 광적으로 매달리게 했다는 실토”라고 비난을 서슴지 않은 〈조선일보〉와 이 신문 논설위원을 직무유기, 비밀침해죄 및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김은희 작가는 “거대 언론과 검찰을 상대로 고소장을 다 써보다니…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난생 처음 경험하는 것은 고소장 작성만이 아니다. 요즘 그에 관한 기사들, 특히 ‘조선닷컴’과 같은 사이트에는 “김은희 국민장 치르자”는 등 원색적인 비난과 저주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그래서 그는 요즘 인터넷도 잘 하지 않는다.

“당해보니 알겠더라. 언론의 기사가 어떻게 하면 흉기가 되는지. 말로만 듣던 흉기, 마녀사냥을 당해보니 이제 알겠다. 작가 한 명 배는 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나? 이렇게 한 사람의 인권을 짓밟아도 되는 건가? 대한민국 검찰, 참 대단한 조직이다.”

“광우병과 무관한 내용까지 공개…정치적 의도 드러낸 것”

그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라는 것은 마음대로 공표하지 않을 권리를 포함하는 것 아닌가”라며 “내 생각이 무엇이든 공표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검찰은 이를 보호해줘야 하는 기관임에도, 본인들 스스로 이를 어기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4월말, 검찰체 체포된 뒤 석방되어 기자들과 인터뷰 중인 'PD수첩' 제작진. 가장 오른쪽이 김은희 작가다. ⓒPD저널
공개된 이메일 내용 중에서도 정부여당과 보수신문들은 ‘적개심’ ‘광적으로’ ‘정치적 생명줄’ 따위의 표현들을 물고 늘어졌다. 이들 단어를 자의적으로 조합, “〈PD수첩〉이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기 위해 적개심을 가지고 광적으로 ‘광우병’ 방송을 만들었다”는 요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 작가는 “그런 문장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상관없이 선정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딱 그 표현이 들어있는 두 세 개의 문장을 공개했다. 메일 전체를 보면 ‘적개심’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같은 메일에는 반대되는 의견들도 있다. 이런 문장들을 근거로 내 변호사가 언론에 공표하면 무죄의 근거가 될 수 있나?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방송)한다’는 문장도 있다. 그러면 내가 무죄가 되나? 같은 맥락인 거다.”

검찰은 “왜곡 방송 의도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이 무색하게도 작가 개인의 이메일 내용과 〈PD수첩〉 방송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대해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이메일 외의) 증거가 부족한 부실 수사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 작가 역시 “이메일을 공개한 것은 증거가 없다는 반증”이라며 “극명한 예가 모든 분들이 관심을 가진 홍모씨에 관한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홍모씨와 〈PD수첩〉 방송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광우병과 하등의 관계가 없는 문장을 왜 공개하나. 그게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은 내가 사익을 위해 방송했다고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익을 위한 보도의 경우 진실에 합당한다고 여겨지면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검찰은 ‘공익’을 위한 방송이 아니었다는 걸 얘기하려는 거다. 그런데 공익을 위해선지 아닌지는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사안 자체가 정부 협상에 관한 건데 내 이익과 무슨 상관이 있나. 원고료 1000만원을 받고 한 것도 아니고,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한 것도 아니다. 내 이익과 하등의 관계가 없는 사안을 마치 정치적인 사익을 위해 했던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김 작가는 “내가 자꾸 해명하고 변명해야 하는 게 싫다. 검찰이 저질러놓은 일을 왜 내가 수습해야 되나”라면서도 “내 발등 내가 찍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진의를 밝혀내기 위해 변호사와 상의해 (공개된 이메일 속) 문장들이 어떤 맥락이었는지 해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녀사냥 당하고 인권 짓밟혀도 ‘PD수첩’ 정당성 지킬 것”

이메일을 압수수색 당한 뒤, 김 작가는 즉각 메일 계정을 해외 계정으로 옮겼다. 이제 이메일에는 개인적인 글을 쓰지 않는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도 그때그때 지우고 있다. 그는 “겁나서 쓰겠나”라며 “내 마음대로, 내 생각대로 쓸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개인 메일도 검열해야 되는 건가”라며 “방송 대본도 고치고 또 고치고, 사전 찾아가면서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PD수첩〉은 결코 왜곡하지 않았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방송을 만들지도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주장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그는 “단 하나, 한미 쇠고기 협상이 잘 됐는지, 국민 검역주권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걸 일깨워져야 한다는 게 유일한 목적이었다”면서 “내가 아무리 마녀사냥을 당하고 인권이 짓밟혀도 지켜야 할 것은 〈PD수첩〉의 정당성이다. 그것만큼은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쉽지 않은 싸움이다.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 검찰과 ‘피고인’ 신분으로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검찰과 조선일보라는 거대 조직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 약자이기에 패배할 수도 있고, 과정에서 깨지고 부서질 수도 있다. 김 작가는 그러나 “해야 한다”면서 “두렵지 않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평범한 방송사를 평범하지 않게 만들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개인 김은희일 수 없는 거다. 열심히 싸워야 덜 다친다. 내 양심에 반하지 않게 하면 적어도 나 자신은 보호할 수 있다. 나는 양심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거나 도망칠 때 더 다치는 편이다. 두렵지 않다. 열심히 싸우면 되는 거다.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면 우리 사회의 양식이라도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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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9 14:16

'PD수첩' 의도 캐물은 검찰의 '의도'는?

검찰이 MBC 〈PD수첩〉 제작진 5명을 18일 불구속 기소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이유다.

검찰 주장의 요지는 〈PD수첩〉이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공직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허위사실의 ‘고의’가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가의 사적인 이메일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만 천하에 공개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제작진의 ‘의도’를 밝혀내기 위한 ‘의도’였다.

그 ‘의도’는 청와대와 조·중·동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 정부여당은 즉각 ‘적개심’ 같은 이메일 속 표현들을 근거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왜곡·조작 보도”라고 주장했고, 문화일보와 조·중·동은 마녀사냥을 벌이듯 작가를 물고 늘어졌다. 이메일 공개의 부당성, 사생활 침해 논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작가 이메일 공개 불가피했단 것이 부실 수사의 증거

   
▲ 'PD수첩' 조능희 전 CP와 담당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가 18일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검찰 수사 발표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PD저널
검찰이 주목한 것은 〈PD수첩〉의 ‘고의성’이다. 검찰은 〈PD수첩〉에 대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보도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18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전현준 부장검사는 “악의적이거나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로 만든 경우에는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언론 자유를 보호해주는 나라는 없다”면서 “고의적으로 알면서도 보도했다면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PD수첩〉이 ‘악의적’이라는 근거를 검찰은 작가의 이메일에서 일부 찾았다. 검찰은 “압수물 중 왜곡 방송 의도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한다며 김은희 작가가 지인에게 보낸 세 통의 편지 중 일부를 보도자료에서 공개했다. 그러면서 “압수된 김은희 작가 이메일에는 ‘총선 직후 대통령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PD수첩 제작에 몰입’했다는 취지의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사적인 이메일까지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두고 논란이 일자 정병두 1차장 검사는 “이메일을 공개하기까지 내부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고 회의도 거쳤다”면서도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공적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에 있어서 악의 또는 현저히 공평성을 잃은 경우 관련 죄가 성립된다”며 “이메일이 ‘의도’를 추정할 중요한 자료이기에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해서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실제 ‘A’라는 사실을 취재했는데 ‘B’라고 보도할 땐 의도가 있지 않겠나”라며 “의도를 추정할 작은 단서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왜곡 방송 의도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라고 증거를 제시한 이메일 내용과 〈PD수첩〉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지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정병두 검사는 “(이메일 내용을) 제작진 내부에서 공유했는지 확증은 없다”면서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 제작진과 심정적인 공유가 있지 않았나 한다”는 ‘추측’만을 내놓았다.

때문에 검찰이 수사와의 연관성도 불명확한 작가의 이메일을 세상에 공개한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9일 성명을 내고 “검찰이 피의자의 이메일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정녕 불가피한 일이었던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그것이 불가피했다면 그 이외 증거가 부족한 부실 수사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난 댓글과 가맹점 취소가 명예훼손·업무방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 보도와 정운천 전 장관 등의 명예훼손과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공직자인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의 사실 적시가 있고, 허위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을 뿐만 아니라 허위 내용을 방송한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등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넷 등에 정운천, 민동석에 대한 비난 댓글, 욕설, 협박이 난무했다”는 점을 근거로 “방송 이후 실제로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가 심각히 저하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에 관한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이 주무 부처 장관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은 없었다. 조능희 전 〈PD수첩〉 CP는 “우리는 정부의 외교통상정책을 비판했을 뿐”이라며 “관련 정책을 집행한 자가 동료 공무원인 검사에게 명예 훼손으로 수사를 의뢰하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업무방해죄 역시 쉽게 납득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검찰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왜곡 방영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 7명의 수입·판매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근거는 “피해자 7명은 매출감소 등에 따른 손실액이 100억여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전현준 부장검사는 “에이미트의 가맹점 계약 취소가 27건이 있었다”면서 “〈PD수첩〉을 보고 가맹점에 전화를 걸어 광우병 쇠고기를 우리가 어떻게 판매하냐며 취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맹점이 취소된 정확한 이유와 이로 인한 피해 규모에 대한 수사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부도 등 100억대 손해 발생”이라는 그들의 ‘주장’을 전했을 뿐이다.

김형태 변호사는 “수입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할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며 “다우너 소에 관한 미국의 처리 시스템 문제와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방송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건데 그런 식으로 인과관계를 확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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