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에 해당되는 글 124건

  1. 2010.04.16 정연주 전 KBS 사장 “땡큐, 김우룡!” (3)
  2. 2010.03.11 “KBS, NHK 따라하면 망한다”
  3. 2010.03.05 “김제동 쫓아낸 정권, 참 옹졸”
  4. 2009.12.10 “사법부 원칙지켜 언론장악 경종 울리길” (1)
  5. 2009.11.16 “언론법은 잘못 끼운 단추…여권 자중지란 불가피”
  6. 2009.10.22 미네르바와 정연주가 함께 부른 ‘바위처럼’
  7. 2009.10.14 정연주의 배임, 이병순의 ‘배임’
  8. 2009.09.07 “최시중, 정연주 때문에 못해먹겠다고…”
  9. 2009.09.03 방송의 날, MB정부 해직 언론인들은 무엇을 말할까
  10. 2009.08.25 정연주 “MB 시대의 역류, 몸으로 절절히 느껴”
  11. 2009.08.21 “정연주 무고한 KBS 내부세력, 왜 침묵하나?”
  12. 2009.08.18 [속보] 정연주 전 KBS 사장 ‘무죄’
  13. 2009.08.17 KBS, PD협회장·전 기협회장 징계회부
  14. 2009.07.20 정연주 전 KBS 사장 선고공판 연기
  15. 2009.02.24 KBS 노조에 고함
  16. 2009.01.21 KBS, 뉴스시청행태조사 ‘공정성’ 부문 하락 (1)
  17. 2009.01.19 KBS 파면사태, 징계를 낮춘다? (1)
  18. 2009.01.16 신태섭 교수 “상식에 부합한 판결을 내려 다행”
  19. 2008.12.30 전 KBS 미디어포커스 기자 "참을 수 없이 부끄럽다" (10)
  20. 2008.12.30 취재기자가 본 언론노조 총파업
2010.04.16 17:59

정연주 전 KBS 사장 “땡큐, 김우룡!”


MBC노조 집회서 강연…“‘큰집’ 발언으로 방송장악 실체 공개”

“싸움은 치열하게 하고, 길게 보십시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MBC노조 조합원들 앞에 섰다. 그것도 ‘강사’ 자격으로. 그런데 KBS에서 ‘쫓겨난’ 그를 ‘경쟁사’ 직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맞이했다. 이 기묘한 상황을 정 전 사장은 “KBS 사장 출신이 적군 방송사의 심장부에 와서, 그것도 사장의 인사권 행사에 대해 저항하는 노조와 사원들 앞에서 이야기 하다니, 신묘하다”는 말로 표현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의 파업이 12일째를 맞은 16일 오후, 정연주 전 사장이 특별 강연에 나섰다. “건물(MBC)에 들어서니 조인트가 얼얼하다”며 장난스럽게 운을 뗀 그는 10여 분간 종종 우스갯소리를 섞어가며 MBC노조의 파업을 의미를 역설했다.

“땡큐! 미스터 김우룡”

요즘 ‘땡큐, 미스터 유인촌’이란 말이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회피연아’ 동영상 제작자를 고소해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한데 대한 조롱이다. 정 전 사장은 같은 맥락에서 “땡큐, 미스터 김우룡”이라고 말했다.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이 ‘큰집 쪼인트’ 발언을 해서 정권이 어떻게 방송장악을 했는지 생생하고 원색적으로 다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라는 게 참 기묘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진리를 전해준다”고 덧붙였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16일 파업중인 MBC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특별 강연을 했다. ⓒPD저널
역사의 역설(逆說)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그는 “최근 나오는 통계들을 보면 20대와 50대 이상은 거의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을 보여준다”며 “그 이유가 바로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에 있다”고 말했다.

“요새 강연을 하면서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정연주 사건’ 하면 복잡하데요. 회사 돈 1800억원 손해를 끼치고, 법원에서 조정을 하고… 복잡하답니다. 그런데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 이건 너무나도 간단하다는 거예요. 김제동 〈스타골든벨〉에서 보고 싶은데 왜 잘라? 〈PD수첩〉이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게 뭐가 나쁘지? 미네르바는 왜 잡아가? 이런 간단한 사건들이 20대와 30대를 아주 쉽게 정치적으로 만들고 있어요.”

“MBC 사장 해볼 만하겠는데요”

방송 장악의 후유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대통령 기쁨조’(진중권)라는 조롱은 물론이요, 심지어 기자들은 극우논객인 조갑제씨로부터 ‘MB도우미’라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정 전 사장은 “이런 시대에 MBC가 마지막 보루”라며 “잘 지켜 달라”고 거듭 응원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MBC가 무지 부럽다”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제가 KBS에 있을 땐 노조가 회사를 지키겠다, 사장을 지키겠다 이런 거 없었습니다. 저 자식 언제 쫓아내지 그것뿐이었어요. 지난번에 엄기영 전 사장을 만났는데, 제가 당신 정말 부럽다고 했어요. 든든한 노조 있지, 또 오늘 보니 보직부장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성명서를 냈잖아요. 회사의 시니어그룹들이 뜻을 같이 하는, 이런 회사에서 사장 하면 진짜 해볼 만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내 “혹시 내가 MBC 사장이 되려고 운동하러 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언젠가 반드시 다시 KBS에 가서 마치지 못한 임기 15개월을 채울 것”이라며 “나를 쫓아낸 게 법을 위반한 것인 만큼, 내가 강제로 해임된 이후의 KBS는 불법체제다. 따라서 다시 정상화 시키는 방법은 내가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겠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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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1 18:18

“KBS, NHK 따라하면 망한다”


정연주 전 KBS 사장 강연…“방문진 이사장이 MBC회장급? 너무 노골적”

 
 
▲ 정연주 전 KBS 사장 ⓒ최문순 민주당 의원 블로그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와 김인규 KBS 사장이 수신료 인상과 함께 ‘KBS의 NHK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KBS가) NHK를 따라하면 망한다는 게 제 결론”이라고 11일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 연구모임인 진보개혁입법연대와 미디어행동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NHK는 세계 공영방송 중 유일하게 국회로부터 예산을 승인받는 곳이다. 어떤 의미에선 별종으로 국회로부터 예산을 승인받는 게 무슨 언론인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언론, 정권 그리고 민주주의’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정부·여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의 KBS 사장이 NHK를 KBS가 지향해야 할 공영방송의 모델처럼 꼽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다큐멘터리 등 교양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선 발군의 실력의 보이는 NHK가 사회·역사적으로 일본 사회 안팎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한 일이 있냐는 것이다.

그는 “방송이 교양 프로그램도 제작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무릇 언론이라면 자장면 하나만 잘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걸 (시청자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 사실 보도와 권력 비판이라는 기능이 교양 프로그램 제작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공영방송으로 꼽히는 영국 BBC의 예를 들었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강행했을 때 토니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가 영국군을 파병한 데 대해 가장 치열하게 문제제기를 했던 언론이 바로 BBC라는 것이다. 정 전 사장은 “하지만 국회에 돈줄이 잡힌 NHK가 어떻게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겠는가. KBS 사장 시절 만난 NHK 회장은 매해 1월 1일부터 3월 말까지 국회의원을 만나 로비 한다는 말을 하더라”며 NHK는 KBS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정 전 사장은 정부·여당이 무리하게 언론관계법을 강행하고 KBS를 NHK와 마찬가지로 ‘무색무취’하게 만들겠다고 밝히는 것과 관련해 “일본 자민당의 54년 장기집권을 따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메이저 민영방송 5개는 모두 신문사 소유로 (이들 방송은) 언론 본연의 사실보도, 권력 감시 기능보단 오락 기능에 더 치중한다. 뉴스 역시 오락처럼 다룬다. NHK가 시청률 1등의 민방을 피해 저녁 9시 뉴스를 10시로 옮겼는데, 당시 시청률 1등을 기록한 민방의 앵커는 저널리스트가 아닌 연예인 출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정부·여당은 KBS를 NHK로 만들면서 MBC를 무너트리고 조선·중앙·동아에 종편을 줘 오락기능 강화와 함께 보도에 있어선 미국 폭스(fox)TV와 같은 (우파의) ‘프로파간다 머신’ 역할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진보개혁입법연대와 미디어행동 주최로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1995년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발행한 노보를 들어 보이며 정치권력과 언론자유의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 블로그
“방송·언론, 기득권의 대리인 노릇”

정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90%의 언론이 정권을 비롯한 기득권의 대리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사회적 순기능을 실현하기 위해선 사실보도와 권력 비판 기능이 필수인데, 기본적인 사실보도의 잣대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시절과 180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조선·중앙·동아 등) 언론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비판했지만,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방송특보단, 방송전략실, 뉴미디어팀, 공보단, 언론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던 언론인 출신 ‘정치 직계 족벌인사’들이 (방송·언론사) 사장이나 방송·언론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대거 입성했음에도 비판하지 않는다. 비판의 잣대는 똑같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에서 지난 1995년 3월 24일 발행한 노보 300호 기념호에는 재밌는 자료가 하나 있다. 노조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인데, 그 중 하나의 질문이 ‘우리 신문의 편집권은 독립돼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것이다.

독립돼 있지 않다는 응답이 54%에 달했는데 ‘편집권 독립을 억압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정치권력 2.9%, 사주 61.4%, 편집국장·중앙간부 등 22.4%, 광고주 6.5% 등이었다. 이미 1995년에 정치권력은 언론 자유의 문제에 영향조차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반면 2009년 9월 한국언론재단이 현직 온·오프라인 기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언론자유를 제한하는 권력을 순서대로 적으라고 하자 ‘정치권력’이라는 답이 오프라인 기자 28.6%, 온라인 기자 31.6%로 1위였다.”

정 전 사장은 “정부 경제정책을 조금 비판했다고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쇠고기 관련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MBC <PD수첩> 제작진을, 특히 작가의 이메일까지 뒤져 증거로 제출했으며, 촛불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로 1500여명의 시민에 법적 조치를 한 정부다. 김제동·윤도현씨가 뭘 잘못했나. 프로그램에서 이명박 대통령 욕을 한 것도 아니고, (카메라) 밖에서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발언을 했다고 퇴출시켰다. 이렇게 언론·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부 아래서 언론자유가 69위로 떨어진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 전 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의 ‘월권’으로 촉발된 일련의 MBC 사태에 대해 강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방문진의 인사·경영 개입으로 사실상 해임된 엄기영 전 MBC 사장에 대해 정 전 사장은 “자기 발로 걸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갔다. 온갖 수모를 당하며 어떻게 더 있을 수 있었겠나”라며 “그 일(엄 전 사장 해임)에 앞장선 김우룡 이사장은 자신이 MBC 회장급이라고 한다. 너무도 노골적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방문진과 맞서 싸우고 있는 MBC노조에 대해 “KBS나 MBC모두 조직을 지키고 (싸움에서) 이겨내는 건 내부 구성원들의 몫인 만큼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피를 흘리지 않고 자유는 얻어지지 않는다. 또 내부 구성원들이 잘 싸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외부의 지지와 연대, 격려가 필요하다. 어제(10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법적 승인을 얻어 오늘(11일) 정식 출범하게 된 게 MBC노조에도 좋은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격려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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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11:33

“김제동 쫓아낸 정권, 참 옹졸”


정연주 전 KBS 사장, 4일 참여연대 특강

“김제동 씨가 뭘 잘못했나. 그 사람이 <스타 골든벨> 진행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욕을 했나, 정치적 견해를 밝혔나. 김제동 씨 말을 빌리면 ‘웃기는 데 무슨 좌우가 있나’. 다만 프로그램 밖에서 한 명의 시민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때 사회 보고, 쌍용차 사태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한 마디 던진 거다. 그런 것조차 용납 못하는 사회, 이 정권, 참 옹졸한 것 아니냐.”

지난 4일 오후 7시 참여연대에서 주최한 특강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언론과 권력, 시민주권’. “요즘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는 정 전 사장은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명박 정권 아래 대한민국을 보면 진화했는지 뒤집어져 거꾸로 가고 있는지 보인다”고 말했다.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가 되는 것 △획일적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가 되는 것 △타율성이 지배하는 데서 자율성이 확대되는 것 △권력·경제력이 소수에 집중되던 데서 참여가 확대되는 것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가는 것 등이 그가 제시한 역사 발전의 키워드다.

정 전 사장은 김제동, 윤도현 씨의 프로그램 하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빵꾸똥꾸’ 심의 등을 예로 들며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생각이 다르면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MB, ‘코드인사’ 정도가 아니라 ‘혈족인사’”

지금 언론, 특히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도 쏟아냈다. 정 전 사장은 “언론의 1차적 기능은 사실보도다. 그런데 조중동은 사실보도 안 하는 게 많다”면서 이명박 정권 취임 후 계속된 ‘낙하산 사장’ 논란에 대해 입을 뗐다.

“참여정부 초기 제가 사장이 됐을 때 ‘코드인사’라고 했습니다. 당시 가치,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그렇게 얽어맸어요. 그런데 지금은 코드 정도가 아니고 ‘혈족’ ‘친족’ 인사 아닙니까. 자기 대통령 선거할 때 방송 전략실장 하던 김인규 씨 KBS 사장으로 앉혔지 않습니까. 언론특보 하던 구본홍 씨 YTN 사장 시켰잖아요. 김재철 MBC 신임 사장, 지방 MBC 사장하던 때 대통령 오니까 가서 지방 현안 브리핑한 사람입니다. 이거 코드 아니고 ‘친족 인사’ 아닙니까. 같은 패밀리잖아요.”

참여정부 당시 한 목소리로 ‘코드인사’를 비판하던 조중동이 지금의 ‘낙하산 사장’ 논란에 대해선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정 전 사장은 또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가 지난해 69위로 곤두박질 쳤는데 조중동은 한 줄도 보도 안했다”면서 “사실보도 안 하면 언론 아니다. 자기 입맛에 안 맞으면 안 쓰는 거 언론 아니다”고 꼬집었다.

“요즘 언론, 감시견 아니라 애완견”

정 전 사장은 “요즘 언론은 감시견이 아니라 말 잘 듣는 애완견으로 전락했다”면서 “조중동을 비롯해 경제지, 거의 모든 방송까지 지금 우리나라 언론의 90%가 기득권 세력, 정치권력 비판을 안 한다”며 “지금 언론 행태를 보면 기성권력의 도구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특히 그는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 순위를 들며 우리나라 언론자유가 얼마나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지 보여줬다. 국경없는기자회가 해마다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 순위를 보면 한국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31위, 2007년 39위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47위, 2009년 69위로 급락했다.


“우리가 어떻게 이룩한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돼버렸다. 참 가슴 아픈 일이다. 김제동, 윤도현 씨 자르고, <PD수첩> 정책 비판했다고 잡아넣고, 미네르바 잡아넣고, KBS 사장 자르고, 선거할 때 핵심 참모들 방송사 사장에 전부 앉히고, 전교조 선생님들 정치적 견해 밝혔다고 해임시키고, 촛불집회 갔다고 구속시키고…. 표현·양심·언론 자유가 이렇게 침해당하니 언론자유가 69위로 떨어진 것 아니냐.”

“MB, 일본 따라가려 해…NHK 절대 따라해선 안 될 모델”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서까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뭘까. 정 전 사장은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이 일본을 따라가는 걸로 본다”고 해석했다. 일본 자민당이 54년 동안 집권할 수 있었던 핵심에는 일본 언론이 있다는 것. 정 전 사장은 “일본 NHK는 전 세계 공영방송 중 유일하게 예산을 국회에서 승인받는 곳”이라며 “예산을 정치권이 쥐고 있는데 편성·제작 독립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의 존재이유인 비판적 기능이 거세된 조직이 NHK로 무색무취한 곳”이라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이 KBS도 NHK처럼 무색무취하게 만들자고 하는데 이는 곧 비판적 기능을 거세하자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내가 사장을 할 때 한나라당에서 끊임없이 추진한 것이 KBS의 예산을 국회에서 승인받도록 하자는 것이었다”며 “그렇게 되면 언론의 기능은 끝난다. 돈줄을 정치권에서 쥐고 있는데 어떻게 독립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민영방송은 언론의 본령인 비판 기능보다 오락 기능이 핵심이고, 신문 역시 90%는 보수적이기 때문에 자민당 54년을 끌어준 바탕이 됐다”며 “미디어악법을 온갖 무리를 하며 도입하려 하는 것도 일본처럼 되려는 거다. 조중동에 먹거리 주고, 방송은 철저히 오락 기능으로 가 장기집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그래도 희망은 있다”

암울한 현실이다. 정 전 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시대를 지나면서 역설적으로 너무나 생생한 교훈을 얻었다”는 것.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미국의 시민단체 ‘무브온’이 제시한 ‘당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50가지 방법’을 예로 들며 생활 속에서 아주 구체적이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바꿀 수 있다. 단적으로 서울시장 선거 제대로 해서 서울광장 다시 시민들 품으로 찾아와야 한다. 지금 20~30대는 김제동, 윤도현 씨 (퇴출) 때문에 엄청 열받아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44%라지만, 20대에선 27%에 불과하다. <PD수첩>에 대해서도 20대의 74%가 자신이 판사라면 무죄 판결 내리겠다고 한다. 이게 지금 20대의 현주소다.”

정 전 사장은 “20~30대가 투표장에만 왕창 가면 역사는 바뀐다”며 “20~30대가 투표장으로 가서 정치적 축제를 하게 만드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정권의 핵심에 있는 사람들은 이 정권이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역사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행태,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유신, 군부독재 시절 다 지났다. 이 정권은 5년짜리 시한부 인생이다. 절대 오래 못 간다. 우리하기 나름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명박 정권이 2년 동안 20~30대에게 너무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정치 교육을 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일침을 놓으며 강연을 마쳤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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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17:50

“사법부 원칙지켜 언론장악 경종 울리길”


[인터뷰] 17개월 만에 복직하는 신태섭 동의대 교수(전 KBS이사)

 
▲ 신태섭 동의대 교수

KBS 이사 재직 당시 정연주 전 사장 교체과정에서 동의대로부터 해임된 신태섭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오는 15일 학교로 돌아간다. 신 교수는 10일 학교로부터 복직 통보를 받았다.

신 교수는 지난해 7월 KBS 사장 교체 과정에서 학교의 허락 없이 KBS 이사를 겸직했다는 이유로 동의대로부터 갑작스런 해임 통보를 받았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결격사유에 해당된다며 신 교수의 KBS 이사 자격을 박탈했고, 이후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신태섭 교수는 해임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즉각 동의대를 상대로 해임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 11월 17일 학교 측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동의대는 이에 따라 10일 신 교수에게 복직을 통보했다.

신 교수는 <PD저널>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큰 짐을 하나 내려놓은 느낌”이라며 “학교로 돌아가면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하는 본분에 충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신태섭 교수와의 일문일답.

- 1년 5개월 만에 강단으로 복귀하는 소감은.
“기쁘다. 큰 짐을 하나 내려놓은 느낌이다. 아직 다른 짐(KBS 보궐이사 임명취소 소송)이 남아있지만 학교로 돌아가면 학생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하는 본분에 충실할 것이다. 이번 학기는 거의 마무리 돼 강단에 서기 어렵고, 새 학기부터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의 언론장악이 진행되고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다.”

- 해임 기간 동안 어떻게 지냈나.
“숭실대, 성공회대, 성균관대, 동아대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를 했고 초청 강연도 많이 다녔다. 정연주 전 사장의 대타 노릇을 한 셈인데, 정 사장이 1심에서 승소하고 활동을 재개하면서 섭외 요청이 줄었다. 주인공이 등장하니 부르는 데가 없어 여유가 좀 생겼다.(웃음)”

- 대법원의 ‘해임 무효’ 판결 후 한 달여 만에 복직을 통보 받았다.
“법원 판결도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났고, 학교도 이를 곧바로 수용해 복직이 원만하고 빠르게 진행됐다. 학교 인사위원회나 재단이사회 등의 행정절차에 필요한 시간만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다.”

- 정연주 전 사장 해임취소 판결 등 법원이 잇따라 지난해 KBS 사장 교체 과정의 위법성을 입증하고 있다.
“첫 시발점이 된 학교 해임무효소송은 확정판결로 마무리 됐지만, KBS 보궐이사에 강성철 교수를 임명한 것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서 행정법원은 3가지 위법 사실을 들어 임명 무효 판결을 내렸다. 위법 사실이 너무 명백해 판결이 뒤집어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정권이 비정상적으로 언론을 장악하고 훼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원칙을 지켜 경종을 울리기를 바란다.”

- 지난해 사장 교체 이후 KBS의 변화를 어떻게 보는지.
“위법, 탈법으로 정연주 당시 사장을 쫒아내고 낙하산 사장을 투입한 뒤 공영방송 KBS가 급격하게 정권의 홍보기관으로 망가졌다. 박재완 전 청와대 수석 말대로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공영방송이 된 것이다. 새 사장(김인규 사장)은 훨씬 더 능동적으로 개발독재형 공영방송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무너지는 바람에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는 것 같다. KBS뿐 아니라 MBC까지 정권이 사실상 접수한 상태다. 방송을 정권의 흉기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 언론을 정상화하기 위해 미력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을 계획이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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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6 17:14

“언론법은 잘못 끼운 단추…여권 자중지란 불가피”


[인터뷰] 최문순 민주당 의원

점퍼를 입은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지난 7월 여당의 언론관계법 날치기 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벌써 113일(11월 12일 기준). ‘노숙 문순’이란 별명에 수긍할 만큼 최문순 의원의 얼굴은 더 까맣게 탔고, 마른 몸은 조금 더 말라 있었다. 한여름 뙤약볕을 지나 겨울 문턱까지 언론법 무효화를 위해 그가 한 모든 일들이 새겨진 듯했다.

지난 12일 전국언론노조 회의실에서 만난 그와의 첫 인사는 지난 10월 29일 헌법재판소의 판결 전 화계사에서 했던 2만배 투쟁에 대해서였다. “처음엔 1만배를 하러 갔는데 수경스님(화계사 주지)이 2만배는 해야 한다고 해서 했는데, 헌재 판결이 그렇게 나왔더라고요. 헛심만 썼지, 뭐….” 최 의원은 특유의 하회탈 같은 미소를 보이며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줄어드는 그의 말끝에선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의 위법성을 지적하고도 시원하게 무효화 선언을 하지 않고 공을 국회로 넘긴 헌재 판결에 대한 답답함과 타들어가는 속내가 읽혔다.

 
 
▲ 최문순 민주당 의원 ⓒPD저널
“국회 복귀 때가 아니다…다 나와야”

그에게 물었다. 헌재가 공을 다시 국회로 넘겼고 정부·여당이 언론법 후속 조치를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밖보다는 안으로 들어가는 게 낫지 않냐고. 하지만 그는 “지금 어떻게 들어가냐”면서 “아직은 밖에서 준비해야 할 게 더 많다”고 말했다.

- 국회에서 할 일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인가.

“MB정권 이후 국회의 기능이 마비됐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봐라. 언론법뿐 아니라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등 모두 청와대 낙하산법 아닌가. 의회가 행정부의 거수기도 아닌 졸개로 전락한 모양새다.”

- 야당과 언론계, 시민·사회단체는 헌재 판결에 따라 국회에서의 언론법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국회로 들어가 힘을 보태는 게 낫지 않나.

“안에 숫자가 약하지 않나. 안의 힘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밖과 힘을 합치자고 나왔다. 그런 만큼 끝날 때까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곧 (종합편성 채널 등에 대한) 허가 과정에 들어가니까 더 역할을 할 게 있을 것이다.”

- 국회 내에서의 재논의 가능성은 낮게 보는 것인가.

“국회를 무시하고 저쪽(여권)에서 종편 등의 허가 과정을 진행하려 하지 않나. 하지만 언론법 자체가 보수신문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허가 과정에서 법안이 잉태하고 있는 모순과 불투명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 점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현재도 언론법 반대 여론은 높지만, 법에 대한 논의인 만큼 피부에 와 닿지 못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보수신문의 종편 진출을 위해 누가 얼마나 돈을 대는지 구조를 보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 정부가 KBS 수신료를 올려 2TV의 광고를 빼서 종편에 주려고 하지 않나. 정권의 생색을 위해 국민 주머니에서 직접 돈(수신료)을 빼가는 행위임을 알려야 한다.”

“언론법 문제 보도 않는 언론…언론장악 현실 역설”

최 의원은 현재의 야당에겐 여권으로 하여금 언론법 재논의는 물론 후속 조치를 중단케 할 만한 ‘힘’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는 “당장 내년도 예산과 연계해 싸우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언론법뿐 아니라 4대강, 세종시 등이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상태”라며 “밖에서 언론법 문제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을 최대한 만들어야 한다. 언론법의 문제를 직접 인식한 여론에 힘입어 끝까지 괴롭히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헌재의 언론법 판결은 어떻게 봤나.

“헌재 판결 전 법률 전문가들은 헌재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기각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황당할 것이라곤 예상 못한 채, 복귀할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헌재는 ‘문제는 있지만 문제는 없다’는 식의, 인간의 사유체계를 뒤흔드는 모순의 판결을 했다. 만약 <PD저널> 기자가 그런 기사를 썼다면 데스크가 그 기자를 가만히 둘까.”

-그런 헌재 판결에도 불구, 민주당 일부에선 10·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만큼 의원직 사퇴서를 반려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랬나…(잠시 침묵) 지금부터가 문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다른 여러 가지는 정권이 바뀌면 원상회복이 가능하지만 4대강과 언론법은 그게 불가능하다. 때문에 민주당이 연말까지 다시 한 번 승부를 걸어야 한다. 다시 한 번 언제든 의원직을 박차고 나오겠다는 각오로 싸워야 한다. 지금 상황은 헌재 판결이라는 펀치를 맞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민주당에 대해 욕을 많이 하지만 언론법을 막으려 싸운 곳도 결국 민주당뿐 아닌가. 재기하는 중이니 지켜봐 달라.”

-언론법 재논의를 위해 시민들의 힘을 모으려면 장내외 투쟁뿐 아니라 언론의 적극적 보도도 중요하다. 서로 맞물려 가야 하는데 지금 언론보도는 그렇지 않다. 언론노조 위원장이 단식을 하다 경찰에 끌려가는데도 정작 방송 카메라는 한 대도 없었다.

“이미 방송이 장악된 것이다.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갔다. 정부에 대한 비판을 못할 만큼 예속이 됐다. 이런 모습에서 역설적으로 왜 우리가 언론법을 막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 타개책이 있을까.

“언론 자유는 최종적으로 언론인에게 귀착이 된다. 언론인의 양심에 따라 자신이 본대로 현장을 전하는 게 핵심인데 지금은 언론이 정권에 장악돼 뚫고 나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밖에서 언론인들의 이런 모습을 지적하고 다시 일어나라고 흔들어줘야 한다. 87년 언론민주화도 언론인이 먼저 일어난 결과가 아니라 민주항쟁을 통해 시민들이 언론의 자유를 언론에게 찾아준 것이다. 못 일어나면 밖에서 찾아줘야 한다.”

- 하지만 시민들이 일어나기 위해 언론의 역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순환이 필요한 게 사실인데, 언론이 그 흐름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라는 건 늘 막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할 때가 바로 터지기 직전이다. 막힘에 대한 분노는 어디로 가지 않고 정확히 그만큼 축적된다. 역사의 교훈 아닌가. 국민에 대해 믿음을 갖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가야 한다.”

 
 
▲ 최문순 민주당 의원 ⓒPD저널
“종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여권·보수언론 자기분열”

최 의원은 작금의 민주당과 언론의 모습에 답답함을 표시하면서도 “재기하는 중”이라며 희망을 거두지 말아 달라고 했다. 또 각성하는 시민의 힘에 대해서도 깊은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믿음만으로 언론법의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이를 지적하자 그는 웃었다.

“다행으로 우리가 조금 유리한 국면이다. 외부에서 힘을 모아 싸움을 계속하면 저쪽은 법안 내부의 모순 때문에 자기분열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여권은 종편 등의 허가 과정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는데, 법안 자체가 특혜로 가득한 만큼 그 과정이 순탄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중·동이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 전 대표를 비판하는 건 종편을 따내기 위한 전술이란 말이 나오지 않나.”

-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우선 종편 사업자를 몇 개나 선정하느냐를 두고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을 일치시키기 힘들 것이다. 1개만 선정해도 성공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데, 그 경우 탈락하는 곳에서 반발할 게 빤하다. 그렇다고 조·중·동 3곳에 다 준다면? 우리가 반대 운동을 할 필요도 없어진다. 저희들끼리 알아서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S 수신료를 인상해 2TV 광고를 몽땅 줘도 3개가 살아남을 순 없다. 1개에 몰아준다 해도 국민들의 수신료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종편 사업자를 선정하는 순간이 죽는 순간이다.”

- 여권은 경쟁체제 도입을 말하며 종편 등을 신설하려고 하지만 미디어렙 논의를 하면선 종편을 위해 지상파를 규제하려고 한다.

“여당의 언론법이 갖는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언론 정책과 법은 전체 언론에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하는데 조·중·동에 특혜를 주려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법 개정을 하다 보니 보편성을 잃은 것이다.”

“언론법은 잘못 끼운 단추”

- 최 의원에게 있어 언론법이란 어떤 의미인가.

“한 마디로 잘못 끼운 단추. MB정부에 대해 화가 나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이다. 언론법 후속 작업이 이뤄진다 해도 정권 2년 동안 계속 분쟁을 일으킨 후 업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종편 하나 생기는 건데, 허가를 한다 해도 곧바로 특혜시비가 붙을 게 아닌가. 이러면 바로 실패가 되는 것이다. 허가를 못하면 그 자체로 정권 입장에선 완전한 실패일 것이고. 제대로 마스터플랜을 짜서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단계를 밟았어야 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인터뷰 시간 동안 최 의원은 언론법 날치기가 가능한 현재의 의회 구조와 헌재의 모순된 판단 그리고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 현실에 안타까움을 짙게 표시하면서도 미래는 낙관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과정은 결코 옳은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는 원칙적인 믿음.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시민의식에 대한 신뢰.

정치권과 언론의 답답한 처신을 지적한 기자의 질문에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해 미안하다면서도 옳은 결론을 신뢰하는 최 의원으로부터 지난 봄 정권에 비판적인 클로징 멘트를 계속하다 끝내 물러난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마지막 말이 겹쳐졌다.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KBS, 이명박 정부 지나며 위상 현저히 위축될 것”

다음은 언론법 관련 인터뷰를 마치고 그와 나눈 언론 관련 현안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 미디어렙 얘기를 앞서 꺼낸 만큼 묻겠다. MBC가 자사 미디어렙을 두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은 어떻게 보나.

“MBC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MBC의 기본입장은 지금의 공영 체제를 유지하고 싶다는 것인데, 정부에서 계속 이를 허물려고 하니 그렇다면 종편에 대한 특혜 없이 시장원리대로 붙어보자고 한 것 같다. 보편적 상황이라면 공영체제를 주장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보니 말이다. MBC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내가 MBC 사장이었더라도 그런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 최문순 민주당 의원 ⓒPD저널
-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연예인 캐스팅 문제까지 간섭하고 있고 방문진의 일련의 행보에 대응하는 엄기영 사장의 태도를 놓고도 말이 많다.

“방문진과 MBC의 관계는 오랜 시간을 거쳐 정립이 됐다. 소유와 경영과 편집의 분리, 그대로 하면 된다. 지금 방문진이 소유와 경영과 편집을 뭉치게 하려는데 이는 방문진법에 규정된 방문진 존립의 근거 자체를 흔드는 일이다. MBC의 편집편성권을 지키라고 만들어진 조직이 정치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정권이 바뀌면 심판을 받을 것이다. MBC는 소유로부터 경영과 편집편성권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저항해야 한다.”

-최근 방통위로부터 2009 방송평가 결과가 나왔다. MBC가 꼴등인 것을 두고 정권 압박의 결과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는데, 과거 정부 시절에도 MBC의 성적은 별로더라. 주로 심의규정 준수나 편성의 균형성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왔다.

“(웃음) 내가 사장을 하던 시절에도 관련 항목에서 0점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결과에는 MBC가 노무현·김대중 정부와도 불편한 관계를 맺어왔던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언론의 본령이다. 지금의 여권과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MBC가 노무현 정부 시절 정권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고 비판하지만, 황우석 사건을 제기한 것도 결국 MBC 아니었나. 언론은 감시하는 존재이지, 현대건설 홍보실처럼 가선 안 된다. 언론의 비판은 결국 권력을 건강하게 만든다.”

- 정연주 KBS 전 사장이 법원으로부터 해임 취소 처분을 받았다.

“크게 안도했다. 헌재는 비록 문제 있는 판결을 했어도 아직 삼권 분립이 죽은 것은 아니구나하고. 정연주 전 사장은 워낙 황당하게 해임이 됐으니 법원이 취소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차기 KBS 사장에 이병순 현 사장과 정치권과 관계된 인사들이 지원했다.

“KBS는 이명박 정부를 지나면서 그 위상이 현저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도 언론사로서 존립근거가 있는지 국민들로부터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차기 사장은 공영방송법 제정과 수신료 인상이라는 미션(임무)을 수행해야 한다. 정부가 종편을 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과 광고 축소에 대한 동의를 면접과정에서 밝혀야 할 것이다. 이는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KBS의 지금의 위상을 상실케 하는 것으로 구성원들이 미온적으로 대응하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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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2 11:16

미네르바와 정연주가 함께 부른 ‘바위처럼’


헌재의 올바른 결정 염원하는 음악회 ‘열려라 참깨!’ 성황

“이명박 정권 하에서 오명 속에 눈물로 자리를 후퇴했던 사람들이 함께 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미네르바 박대성,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노종면 YTN노조위원장, 조승호·우장균·현덕수·권석재·정유신 YTN PD·기자 등 이명박 정권 하에서 구속 또는 강제 해직·체포당한 이들이 지난 21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라 참깨!’ 음악회를 열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음악회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합창 무대와 문화예술인 그리고  학생들의 클래식 공연으로 풍성함을 더했다. 이날 음악회는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소 지론을 본 따 ‘참여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음악회’라는 부제를 달았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이명선 씨는 “언론악법 헌재 판결을 앞두고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염원하는 언론인들과 두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모아 닫힌 민주주의의 문을 열려고 한다”며 음악회 개막을 알렸다.

 
 
▲ 이명박 정권 하에서 구속 또는 강제 해직·체포당한 이들이 모여 지난 21일 오후7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라 참깨!’ 음악회를 열었다. ⓒPD저널
다수의 전·현직 언론인이 함께한 3부 ‘열려라 민주주의 합창’에서는 참석자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바위처럼’을 부르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학생들의 공연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하늘에 계신 노무현 김대중 할아버지가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사장은 “우리 다음세대에는 아름다운 세상, 자유 평화 평등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어줘야겠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라고 강조했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경제 관련 글을 써 검찰에 긴급 체포됐던 박대성 씨는 “지난 1년의 시간은 정부와 검찰에 의해 한국 민주주의가 무참히 유린된 시간”이라고 정의한 뒤 “생각과 사상이 정부에 의해서 지배당하거나 통제당하는 사회는 몰락과 파멸로 간다는 것을 역사가 우리에게 말해준다”고 MB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언론인 여러분들의 감성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투쟁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를 쟁취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참석자들의 의지를 북돋았다.

구본홍 전 사장으로부터 해직당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우리를 묶을 수 있는 이념은 상식이고, 배후는 사람이다. 상식과 사람으로 부족하다면 우리의 무기는 연대라고 생각한다”면서 “상식과 사람 연대의 정신을 기억해 낸다면 절대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1부 ‘추모 음악회’에서는 학교에 재학 중인 클래식팀의 공연으로 꾸며졌다. 베토벤 소나타 8번(비창)을 연주한 학생은 “지난 한 해 대통령이라기보다 친근한 어른이셨던 두 대통령을 떠나보냈다”며 “두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음악회에 참석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 학생들의 공연 ⓒPD저널
2부는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EBS노조 노래패 ‘소리열음’과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멤버 ‘백자’의 무대로 꾸며졌다. 이어 노래를 부른 가수 손병휘 씨는 “최근 공연을 위해 일본을 다녀왔는데 2년 전에 비하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후퇴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많이 걱정해 준다”라고 말했다.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얼마 전 발표된 언론자유지수가 가나보다도 훨씬 낮게 나오는 등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어떤 의미인지, 내가 싸우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없다는 의지가 이 음악회를 통해 다시 모이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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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4 13:02

정연주의 배임, 이병순의 ‘배임’

[기자칼럼] KBS가 비정규직 해고무효소송에서 진다면?

배임. 주어진 임무를 저버린다는 뜻으로, 주로 공무원 또는 회사원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국가나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를 주는 경우에 쓴다.

지난해 8월 검찰이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을 기소한 혐의가 바로 ‘배임죄’였다. 국세청과 진행 중이던 법인세 부과취소 소송을 중단해, 회사에 1800억원대의 손실을 끼쳤다는 게 이유였다. 사장직 연임을 위해 경영실적 흑자를 목표로 세금환급 소송을 서둘러 포기했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지난 8월 법원은 1심 판결에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무죄롤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정 전 사장은 법원의 권고 하에 장기간 국세청과 의견을 조율했으며, 내·외부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하는 등 조정의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했기 때문에 배임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 이병순 KBS 사장(왼쪽)과 정연주 전 KBS 사장(오른쪽)
이명박 정권이 지난해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동원해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하고 ‘KBS 장악’에 나섰다는 ‘익숙한’ 얘기는 잠시 미뤄두자.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가 “내·외부 전문기관의 자문 등을 충분히 검토해 결정했기 때문”에 배임죄를 적용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그가 내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소송을 중단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어땠을까?

지난 12일 열린 국회 문방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KBS 경영진이 지난 6월 연봉계약직 운영방안 도입을 앞두고 법무팀의 반대 입장을 묵살한 채 비정규직 대책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입수한 KBS 내부 공문에 따르면 법무팀은 “비정규직 해고를 앞두고 ‘법적 분쟁이 예상되며, 소송을 벌일 경우 공사(KBS)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냈지만, 사측은 이를 묵살하고 대량해고를 포함한 연봉계약직 대책을 강행했다.

‘예상대로’ 계약해지를 당한 비정규직 사원들은 KBS를 상대로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무팀 의견대로 KBS가 패한다면,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은 ‘내부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치 않아’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입히게 되는 셈이다. KBS로부터 해고된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4~5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낮지 않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병순 사장과 KBS 경영진은 어떤 책임을 져야할까? KBS의 한 관계자는 “법적 분쟁 시 회사에 손실이 올 거라는 사실을 명백히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을 강행했으므로 배임혐의를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연봉계약직 운영방안은 이병순 사장의 연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취임 후 경영수지 개선을 강조해온 이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연임에 대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비정규직 대책은 인건비를 줄여 ‘방만 경영’을 벗어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뿐 아니라, 비정규직보호법 적용을 앞두고 정부가 유포한 ‘대량해고설’의 대표적 사례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전병헌 의원은 국감에서 “정권의 대량해고설에 코드를 맞추기 위해 (내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비정규직 해고를 강행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이병순 사장은 “(그런 검토 의견을)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말이 맞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법무팀의 검토 의견이 어디선가 누락됐거나, 경영진의 법적 검토가 소홀했다는 얘기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내·외부 전문기관의 검토를 충분히 거치고 국세청과의 세금소송을 중단했지만 회사에 손실을 줬다며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이병순 사장의 KBS는 법무팀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해고를 강행해, 현재 해고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만약 이 소송에서 KBS가 패해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다면, 과연 이 사장은 ‘배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소송 결과가 사뭇 궁금해진다.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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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17:41

“최시중, 정연주 때문에 못해먹겠다고…”


정연주 전 KBS 사장 특강…“엄기영 MBC 사장에게 격려 전화를”

지난해 8월 이명박 정권에 의해 해임된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한나라당 등으로부터) KBS 사장을 관두라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2007년 대선 이후 완전히 강도가 달라졌다”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을 만나 (저에 대한) 사퇴 압박을 하면서 ‘정연주 때문에 못해먹겠다’고 했다”고 7일 밝혔다.

정 전 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초청 특강에서 지난해 자신의 해임을 위해 현 정권이 검찰과 경찰, 국세청, 감사원, 방통위 등 권력 기관을 어떤 방식으로 동원하며 압박을 가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향후 언론지형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

특히 정 전 사장은 자신의 해임을 위해 현 정권이 KBS 당시 이사회를 친여(親與) 구도로 바꾸려 교육과학기술부 등을 동원, 신태섭 동의대 교수(신문방송학)를 어떻게 교수직과 KBS 이사직에서 해임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자세히 언급했다.

정 전 사장은 “저를 쫓아내기 위해선 당시 KBS 이사진을 친한나라당 성향으로 바꿔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제 해임을 반대했던) 신태섭 교수를 (학교와의 양해 없이 KBS 이사직을 맡았다는 등의 이유로) 교과부를 동원해 교수직에서 해임했고, 이후 교수직 해임을 이유로 KBS 이사직에서도 해임했다”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나. 이것이야 말로 <개그콘서트> 소재 아니냐”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법원 조정에 따른 국세청과의 조세소송 포기로 KBS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감사원 보고에 따라 지난 8월 정권에 의해 강제 해임됐고 이로 인해 검찰에 기소까지 됐지만, 최근 법원은 일련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사장은 “1심 판결문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그와 같은 혐의로 기소를 할 수 있는지, 상식을 갖고선 불가능하다는 게 나와 있다. 최근 만난 원로 법조인은 법조인 생활 40년 동안 형사사건에 대해 법원이 검찰의 주장을 이렇게까지 조목조목 반박한 판결문을 내놓은 것을 본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만큼 무리한 기소였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 과정에서 저는 인격파탄자가 됐고 무능한 경영인에 현저한 비리를 저지른 파렴치범이 됐는데, 당시의 검찰 지휘부는 최근 다 승진을 했다. 한 개인을 무참히 짓밟고 인격파탄자로 만들면서 1년 동안 다른 일을 전혀 못하게 한 권력이 승진되는 국가기관의 만행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시간 날 때 엄기영 MBC 사장에게 격려 전화하시라”

최근 정 전 사장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를 통해 1년 전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놓인 엄기영 MBC 사장을 격려하는 공개편지를 썼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사장은 “지난해 6~7월 제가 (KBS 사장으로서) 마지막 고비에 있을 때 리영희 선생과 백낙청 선생,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받았다. 제가 의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고 장렬히 싸우다 죽으라는 얘기들이었다. 당시 어른들로부터 듣는 그와 같은 격려는 참으로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들 KBS 사장이고 MBC 사장이니 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할 것이라고들 생각하는데 사실 격려를 잘 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고 보니 그와 같은 격려와 지원, 사랑이 큰 힘이 된다”면서 “이 자리에 있는 의원들도 시간이 되면 엄기영 사장에게 (격려)전화를 많이 해주길 바란다. 또 언론인 후배들에 대해 ‘외롭지 않다. 역사가 함께 하니 장렬히 싸우라’는 격려를 많이 해줘야 한다. 그러면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NHK와 같은 공영방송? NHK사장 ‘온갖 정치적 타협 다 했다’고 말해”

정 전 사장은 지난 7월 여당의 언론관계법 날치기 처리 이후의 언론지형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KBS와 MBC, SBS와 신설되는 종합편성채널 모두가 권력에 대한 비판은 없이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언론 지형은 사실상 (보수 대 진보가) 9대 1로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경우 사회 구성이나 미디어 분포 상황이 5대 5로 돼있다. 폭스뉴스 등이 한 쪽의 일방 목소리를 전한다고 하지만 균형을 잡아주는 다른 여러 언론들이 있고 젊은 층들이 많이 보는 케이블 코미디 채널 등은 폭스에 대한 강한 비판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은 “9대 1의 언론구조인 우리나라가 조·중·동 방송까지 허용하면 어떻게 될까. 참 끔찍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방송마저 한쪽으로 무너져가고 있는데 MBC의 경영진마저 바뀌면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이다”라면서 친여·뉴라이트 출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에 대한 사퇴 압박을 비판했다.

   
▲ ⓒ민주당
현재 정부·여당은 언론법 개정과 함께 KBS 수신료 인상을 언급하며 공영방송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사장은 “현재 방송광고 시장은 3조 5000억원 규모인데, 모든 규제를 다 풀어도 5000억~6000억원 정도의 추가 수입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보수적 견해”라면서 “현 정권은 신·방 겸영으로 (수요가 늘어날) 광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영방송법을 제정, KBS 2TV 광고의 전부 혹은 80% 가량을 옆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사장은 “제한된 방송시장 내에서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과 3개의 종편 채널 등 6개 이상의 매체들을 경쟁토록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저질 상업방송이 판치게 될 게 빤하다. 대표적인 게 일본의 예로, 최근 (정부·여당은) 일본 공영방송 NHK를 자주 언급하지만 일본은 공영방송과 신·방 겸영 체제에 있어 가장 실패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정파가 있는 국회에서 NHK의 예산을 승인하다 보니 온갖 정치적 타협을 다 했다는 게 NHK 사장의 말이다. 제게 직접 한 얘기”라면서 “실제로 NHK는 ‘비판하는’ 언론의 기능이 거세된 조직이란 평가를 언론계 내부에서 받고 있다. 교양 프로그램을 잘 할 뿐 언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비판 기능을 못한다. 거대 신문들이 하나씩 꿰차고 있는 민방들은 거의 오락 기능만 하면서 경쟁을 하다 보니 낯 뜨거운 프로그램들이 다수다. 결코 우리의 모델이 돼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MB정권 출범 후 진보 매체에서 정부·대기업 광고 어떻게 사라졌는지 봐야”

정 전 사장은 현 정권 출범 이후 악화되고 있는 진보 성향 매체들의 경영상황에 국민과 함께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정부광고와 대기업 광고가 어떻게 줄어들고 있는지를 국정감사 등을 통해 파헤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향신문> 등 진보 매체들이 고사 직전에 있는데, 이 같은 절박한 언론의 현황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현 정권 출범 이후 진보매체라고 불리는 인터넷 매체들에서 대기업 광고가 거의 사라졌고 <경향신문>, <한겨레> 등도 정체되고 있다.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 말할 때 다들 빤한 이유 아니겠냐고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선 안 된다. 누가 전화를 해서 광고를 사라졌는지, 어떤 권력이 작용했는지 다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전 사장은 정치와 언론 등의 민주화를 위한 직접 행동의 방법으로 미국의 시민단체 무브온(moveon.org)에서 펴낸 ‘나라 사랑 50가지 방법(50 ways to love your country)’을 소개하면서 △연대의 힘 △한 표가 중요하다 △미디어의 여러 얼굴들 △정치적 활동은 개인적인 것이다 △개인적 활동은 정치적인 것이다 등의 분류 속 구체적 행동강령을 세워 실천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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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3 11:00

방송의 날, MB정부 해직 언론인들은 무엇을 말할까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3일 오후 명동서 언론악법 무효 서명운동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현 정권에 의해 해직되거나 탄압 받은 언론인들이 3일 제46주년 방송의 날을 맞아 서울 명동성당에 모여 지난 7월 정부·여당이 날치기 처리한 언론관계법의 무효화를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 처리 직후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방송의 날을 맞아 이명박 정권에 의해 해직됐거나 탄압 받은 언론인들과 함께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명운동을 진행한다”며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신태섭 전 KBS 이사, 양승동 KBS사원행동 대표, 김현석 전 KBS 기자협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정연주 전 KBS 사장, 신태섭 전 KBS 이사 <사진 왼쪽부터>

이에 따라 이날 서명운동에서 정연주 전 사장과 신태섭 전 이사 등이 현 정권의 언론정책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 조정에 따른 국세청과의 조세소송 포기로 KBS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감사원 보고에 따라 지난 8월 정권에 의해 강제 해임되고, 배임 관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정 전 사장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무죄 선고를 받았다. 또 지난해 정권의 정 전 사장 해임 시도에 반대하다 정 전 사장 해임에 앞서 동의대 교수직에서 해임되고, KBS 이사직마저 박탈당한 신 전 이사도 최근 법원으로부터 두 건의 해임 모두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일 전원 명의로 ‘제46회 방송의 날, 참담한 방송 현실을 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46년 우리 방송의 역사는 ‘방송의 자유’, ‘방송의 독립성’,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권력과 자본의 억압으로부터 싸워 쟁취한 민주주의의 역사와 마찬가지인데, 46번째 방송의 날을 맞는 심정은 참담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월 22일 여당이 날치기 처리한 언론악법은 재벌과 족벌보수 신문, 외국자본에게 방송 사유화의 길을 열어주려 하고 있어 어렵게 지켜왔던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사회적 책임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방송주무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본분을 망각한 채 방송장악에 앞장서고 방송약탈 친위대를 주요 방송사에 내려 보내 공영방송 KBS와 MBC 흔들기와 사회비판 프로그램 길들이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련의 이유로) 방송의 날을 마냥 축하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면서 “방송인 스스로 지켜낼 것은 지켜내고 불의와 싸워야 한다. 그런 실천과 행동으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만이 암울한 방송탄압 시대를 국민과 함께 어깨걸고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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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10:14

정연주 “MB 시대의 역류, 몸으로 절절히 느껴”

해임 후 공식석상에서 첫 발언…“국가기관 동원, 역사의 슬픔”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배임혐의에 대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첫 공식 발언이란 점에서 앞으로 정 전 사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상당히 주목된다.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광역시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시대정신과 언론인의 사명’이라는 강좌에서 MB정부의 국가기관이 총동원 돼 벌어진 자신에 대한 해임, 그리고 미네르바와 MBC 〈PD수첩〉 기소사태,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등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정 전 사장은 “그동안 발언하지 않은 것은 배임사건과 관련해 변호인단의 만류도 있었고, 1년 정도는 물러서서 보고 싶었다”며 “그동안 역사책을 통해 한국역사를 되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사회적으로 발언하게 되면 평생을 언론에서 몸담은 사람이라 첫 발언을 언론이야기로, 그것도 예비 언론인 앞에서 갖고 싶었다”며 강연에 나서게 된 취지를 밝혔다.

◇ “미네르바, ‘PD수첩’ 그리고 정연주를 생각해보라”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정연주 전 사장은 MB 정권에 대한 정의부터 내렸다. 그는 “정치·사회·경제·문화에서 역사 발전과 진보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정보의 흐름과 의사소통 구조가 열려 있느냐의 여부”라며 “이 관점에서 보면 MB 정권 등장이후 미네르바와 〈PD수첩〉 사태를 통해 개인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압살되고 획일화를 요구하면서 우리사회가 매우 경직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전 사장은 “이런 기준을 가지고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에서 어떤 역류가 있었는지, 미네르바, 〈PD수첩〉그리고 정연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문을 쓰면 책이 몇 권 나올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벌어진 KBS 사태와 관련해 “검찰, 국세청,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서 정연주를 어떻게 쫓아내려고 했냐”며 “KBS 사장에 대한 해임권은 방송법에 명시돼 있지 않음에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진행했다. 긴급조치 이후 30년 만에 검찰에 잡혀가면서 역사의 역류를 몸으로 절절히 느꼈다. 역사의 슬픔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 전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과 화합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요새 어설픈 소통과 화합이 나오고 있는데 진정으로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가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비판을 한다고 국가권력을 동원하는 일이 있어서 되겠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중앙대의 진중권 교수 해임, 국정원의 박원순 변호사 사찰, 그리고 기무사의 부활 등을 언급하며 “지난 10년간 없어졌다 다시 살아난 것은 권력기관들이 정치세력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 “KBS? 어떻게 변했는지 여러분이 보고있다”

정 전 사장은 KBS에 대한 단상도 밝혔다. 그는 “근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책임 있는 사람이 결정짓는 구조였지만, 지난 10년 간 우리사회 발전을 보면 타율에서 자율로 옮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의사소통과 정책결정 역시 아래로 많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좁게는 KBS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언급한 정 전 사장은 “재임 시 가장 강조한 것은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었다. 이것을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시키고, 집중에서 분산으로 조직구조를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선 기자·PD들의 의사를 존중했고, 자율을 최대한 보장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는 여러분이 목격하고 있다”며 이병순 KBS 사장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광역시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시대정신과 언론인의 사명’이라는 제목의 강좌에 나섰다. ⓒPD저널
지난해 KBS 앞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당시 KBS 노동조합과 촛불시민이 견해차를 보이며 싸우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평가는 여러분들의 상식에 맡기겠다”면서 “KBS 내외부의 문제는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해야 오해가 없다. 그 부분을 두고 길게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1위를 기록했던 KBS가 최근 각종 조사에서 수치가 추락하고 있는 점, 그리고 퇴임사에서 “조악한 권력집단이 된 노조에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다”고 표현한 당시 노조 집행부 등에 대해 저서를 통해 짚고 넘어갈 뜻이 있음을 밝혔다.

◇ “조중동 방송, 상업주의 센세이션 판을 칠 것”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정 전 사장은 방송법 등을 포함한 미디어법에 대해 “미디어법이 통과 돼 방송마저 조중동 방송이 생기면, 의견의 흐름이 정상적인 사회가 되지 않는다. 이들 매체에 대한 집중이 공고하게 되면 독점형태가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면서 자유방임, 시장실패에 대해 결코 내버려두지 않았다”며 시장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반독점법’이 30년간 지속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사회에서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언론이 있다면 한겨레·경향이 부수와 사회적 영향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는 (조중동) 일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경제지까지 합치면 여론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은 90(보수)대 10(진보)정도라고 본다.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불균등하다. 분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비판적인 언론을 광고를 통해 자본으로 압박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정 전 사장은 “KBS 경력기자 공채 때 월급도 꽤 많이 주는 언론사에서 KBS로 오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광고주 압박에서 해방되고 싶었다는 점이 컸다”면서 “정치적인 압박과 달리 경제적인 압박은 신문사 편집라인을 통해 은밀하기 들어오기 때문에 견디기 더욱 어렵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정보는 왜곡되는 동시에 막장 드라마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상업주의 센세이션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역사에 대한 낙관…정치·시민사회 공동 발전해야 의미”

하지만 정 전 사장은 “역사에 대한 낙관을 한 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는 말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그재그로 가는 과정에서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 역류현상 속에서 우리 사회는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진보세력의 발전방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두 가지가 분리되거나 어느 것 한쪽이 강조되는 것 없이 발전해야 된다”면서 “특히 20~30대를 끌어안으려면 신명과 재미, 즉 지난 촛불집회처럼 역사의 재미를 맛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사회단체의 경우 과거의 경직된 태도에서 한 꺼풀 벗고 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것들을 한 번 되돌아보고 이들 20~30대 문화 특징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강연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PD저널
정치권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정 전 사장은 “이른바 민주개혁세력은 비판을 하면서 좀 더 구체적이고 정교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부자·고소영으로 대변되는 MB정부와 대비되는 것이 무엇인지, 과거 10년의 집권에서 잘 된 것과 잘못된 것들을 정리해보고 현재 매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로 하여금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그는 “지난 석 달 사이에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역사의 역류 아닌가. 사회가 이렇게 역류하는 게 가슴이 아프다”면서 “정권 담당자들이 가치인식을 빨리 전환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비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강연을 마친 뒤 정연주 전 사장은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기자와 2시간에 걸쳐 비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권에 압박에도 불구하고 KBS 사장직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이유, KBS 재직시절의 인사원칙, 한국 검찰에 대한 단상 등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이 이야기를 책이나 글을 통해 밝힐 것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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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1 14:46

“정연주 무고한 KBS 내부세력, 왜 침묵하나?”


강릉방송국 PD “사장 누명 씌워 회사명예 더럽힌 자들 징계하라”

법원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가운데, KBS 내부에서 정 전 사장의 배임을 무고한 세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강명욱 KBS 강릉방송국 PD는 지난 20일 사내게시판(코비스)에 올린 글에서 “(정 전 사장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을 질타하고 정권의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이뿐 아니라 정작 우리가 지목해야 할 대상은 가장 먼저 KBS 내부에서 정 사장에게 배임의 누명을 씌워 검찰에 고발하고, 집요한 언론플레이로 사실을 침소봉대한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 ⓒKBS
강명욱 PD는 “이번 정 사장의 무죄 판결이 KBS에게 돌아오는 의미는 아주 크다”면서 “법원의 조정결과를 수용한 것을 함부로 배임이라고 몰아붙인 동기가 불순하고 무책임했을 뿐 아니라, 그 주장에 영합한 자들이 여전히 반성 없이 KBS 곳곳에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PD는 “이들은 불순한 목적으로 당시 사장을 무고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KBS 사장이 범죄자’라는 인식을 갖게 돼 KBS의 명예와 대외 이미지가 더렵혀졌다”며 “이병순 사장은 포털사이트에 익명으로 사장과 대통령을 비난한 황보영근 씨를 징계할 것이 아니라 당시 사장을 무고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자들을 색출해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강명욱 PD는 “당시 이들은 ‘정연주가 나가야 KBS 산다’고 주장했지만, 말과는 반대로 지금의 KBS는 신뢰를 잃어버리고 희망 없는 조직으로 전락해가고 있다”면서 “지금은 공영방송법과 수신료인상을 빌미로 사내의 비판 목소리를 억압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무능을 은폐해 자리보전을 꾀하려는 이들의 기도를 더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공동대표 양승동)은 정 전 사장의 무죄판결 이튿날인 지난 19일 성명을 발표해 “이번 판결은 그동안 이룩한 민주주의가 큰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법원 판결로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는 이명박 정권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음이 명백히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KBS 사원행동은 또 “지난해 정권과 코드를 맞춰 사장 해임안을 탈법적으로 통과시킨 ‘KBS 이사 6인’은 이사회 임기 만료 전에 사원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KBS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현실도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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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15:27

[속보] 정연주 전 KBS 사장 ‘무죄’

KBS 사장 재임시설 세금 소송을 취하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사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2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정 전 사장이 KBS에 대한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의 법원 조정에 응한 것에 배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앞서 검찰은 정연주 전 사장이 지난 2005년 국세청을 상대로 진행 중이던 법인세 부과 취소소송에서 법원의 조정 권고를 받아들여 556억원을 환급받기로 하고 소를 취하해 KBS에 1892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지난 6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에 정연주 전 사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지금도 국세청과 KBS 사이의 조정안이 양 당사자의 입장을 잘 반영한 가장 합리적 결정이었다는 점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면서 “이러한 경영적 판단을 두고 국세청의 재부과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부정하면서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정치적 목적 이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은 KBS 사장 한 명을 해임하기 위해 검찰, 감사원, 국세청, 방송통신위원회, KBS 이사회를 총동원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치룬 민주주의가 지난 1년여 동안 처절하게 침탈당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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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7 20:01

KBS, PD협회장·전 기협회장 징계회부

지난 1월 '부당징계철회' 제작거부 주도 등 … 잇단 징계방침 파문일 듯

KBS가 최근 잇달아 사원징계를 강행하면서 이에 따른 파문이 예상된다.

KBS는 지난 1월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제작거부를 주도한 김덕재 PD협회장과 민필규 전 기자협회장을 징계에 회부했다. KBS는 최근 포털사이트에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수신료거부운동을 벌이라는 글을 쓴 사원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고,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주도한 노조 집행부 12명에 대해서는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

KBS 인사운영팀은 17일 김덕재 회장과 민필규 전 회장에게 각각 발송한 징계회부서에서 “(당시 KBS 사원행동 지도부의) 징계처분에 반대할 목적으로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하고 근무지를 이탈토록 주도해 사내 근무질서를 문란케 했고, 근무시간 중 집회를 개최해 사원들의 업무를 방해해 취업규칙 제4조(성실), 제5조(품위유지)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 KBS 기자·PD협회는 지난 1월 사원행동 지도부에 대한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제작거부 투쟁을 벌였다. 사진은 1월 22일 KBS 노조 주최로 열린 '3차 부당징계 규탄 결의대회'에 참석한 기자·PD들의 모습. ⓒPD저널
김덕재 PD협회장은 이와 함께 지난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방송과 관련해 실시한 본부장 신임투표를 주도한 것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사측은 “직능단체의 신임투표는 사규 및 단체협약에 근거가 없는 행위이며, 투표를 강행하고 결과를 공표해 직장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KBS 기자·PD협회는 지난 1월 사원행동 지도부의 ‘파면 사태’와 관련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제작거부 투쟁을 벌였다. 양승동 대표, 김현석 대변인 등 KBS 사원행동 지도부는 지난해 8월 사장 교체과정에서 이사회 개최 등을 방해한 이유로 회사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았고, 반발이 계속되자 사측은 재심을 통해 이들의 징계 수위를 낮췄다.

두 협회는 또 지난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KBS 방송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각각 보도본부장·국장과 편성·TV제작·라디오제작본부장의 신임투표를 실시했다. 이 결과 투표에 참여한 기자·PD의 압도적인 숫자가 해당 본부장의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기협은 신임투표 실시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홍’을 겪으며 민필규 당시 협회장이 사퇴했고, 협회장 대신 운영위원회가 중심이 돼 신임 투표를 치렀다.

김덕재 PD협회장은 “내일(18일) 정연주 전 사장의 무죄가 선고되면, 현 경영진의 법적 정당성은 흔들릴 수 있다”며 “정권의 강압적인 사장교체로 KBS 경영권을 차지한 인사들이 거기 맞서 싸운 사원들에게 사규라는 법을 들이대는 것은 적반하장이기 때문에 당시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제작거부를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지난 6월 신임투표 결과 불신임이 압도적이었던 것은 KBS의 공영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당사자들의 책임이지 (투표를) 실시한 것 자체가 명예훼손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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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17:08

정연주 전 KBS 사장 선고공판 연기


"검찰, 추가 자료제출 이유 연기요청" … 다음달 18일로

KBS 사장 재임시절 회사에 1800억 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사장의 선고 공판이 22일에서 다음달 18일로 연기됐다.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정 전 사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고,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규진)는 당초 22일 오전 11시 선고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 정연주 전 KBS 사장 ⓒPD저널
정연주 전 사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백승헌 변호사는 “검찰 측이 재판부에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게 있어 (선고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이 함께 신청한 변론 재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정이 연기됐다고 해서 판결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디어법 처리 국면에서 정 전 사장의 재판결과가 미칠 영향을 고려해 재판 일정을 연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최근 신태섭 전 KBS 전 이사의 잇단 승소 등 지난해 정부의 KBS 장악 국면에서 정연주 사장 등을 해임하기 위해 무리하게 법을 적용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정부·여당의 미디어법 처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사퇴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언론단체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뇌부가 공석인 상태에서 직무대행이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처리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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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11:53

KBS 노조에 고함

[시론]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 
 
요즘 KBS의 위상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진정 공영방송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제 갈 길 못 찾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여당의 미디어 악법 추진과 최근 공영방송법 제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KBS가 수신료 인상 문제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듯 하는 인상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영방송이 공영성과 공공성을 지켜내고 국민의 방송으로 굳건히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노심초사해도 부족할진대 당장 눈앞의 젯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KBS의 안정적 재원구조 방안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모두가 고민해왔고 또 반드시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는 법이다. 수신료 인상 문제 이전에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말이다.

국민들은 최근 불과 십여 개 월 사이에 지난 십여 년간 그나마 어렵게 재건한 공영방송의 위상이 처참하게 무너져버린 것을 목도했다. 다수의 논리를 앞세운 강압과 민주주의로 위장한 폭거 속에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을 전격 해임시켜버렸고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이사회가 곧바로 낙하산 사장을 옹립한 것이다. 이른바 ‘방송의 쿠데타’라는 오명은 이에 기인한다.

    


▲ KBS 사옥 ⓒKBS

그 후 파면과 해고와 같은 극단적 보복성 인사가 자행되기도 했는가하면 공영방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비판적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은 속 보이는 편성정책으로 자취를 감추었거나 변질되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국가기간방송이라는 KBS가 황당하고 선정적인 주제의 드라마로 시청률 경쟁에 몰두한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으니 5공 시절의 프로그램 저질화 비난이 다시 쏟아질 만도 하다. 자칫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방문진 20주년 축사에서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던 MBC의 ‘정명(正名)’ 논란이 이제 KBS에도 적용되어야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국민적 아픔이 점철된 용산참사에 대한 보도 역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남겼다. 보도를 둘러싼 어설픈 공정성도 도마에 올랐지만 강OO 연쇄살인 사건 보도로 하루아침에 그 참사의 비극이 뉴스에서 전격 사라져버린 것은 그야말로 또 하나의 비극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용산참사를 잠재우기위해 강OO 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청와대의 음모성 홍보지침과 맞물려 자칫 KBS도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는 것은 아니냐는 국민의 비판적 시선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엔 KBS-TV 채널 중 하나를 국민교육용으로 전환하자는 한나라당 백성학 의원의 기막힌 발상에 힘입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무려 7억 원이라는 혈세 예산을 들여 정부정책 홍보성 버라이어티 쇼를 제작하겠다고 했다가 호된 질타를 받고 없었던 일로 했던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KBS를 관제방송으로 만들려는 이명박 정부의 저의가 다시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쯤 되면 KBS가 왜 이렇게 망가지는 것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정부권력 앞에 복지부동하다 못해 능동적으로 ‘알아서 기는’ 영혼 없는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누가 이러한 위기를 막아내고 공영방송 KBS를 지켜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주체는 바로 KBS 내부 구성원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변질된 정체성으로 이정표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노조의 책임이 크다. 노조는 격한 풍랑에 휩쓸리는 KBS호의 조타기를 하루 속히 함께 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힘겹게 민주방송 쟁취를 위해 분전해온 기협 및 PD협회와 일심단결해서 KBS가 그야말로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

  

최경진 교수

  
KBS는 국가기간방송이자 국민의 방송이다.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간파해야한다. 외압은 물론 내적 압력도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역량을 모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머릿속의 가위’에 짓눌려 언론의 정도를 벗어나는 일부 부질없는 공명심도 경계해야한다. 그러한 노력과 진정성이 보일 때 세간에 꿈틀거리는 ‘제2의 수신료거부운동’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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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1 13:52

KBS, 뉴스시청행태조사 ‘공정성’ 부문 하락

KBS 뚜렷한 이유 없이 공개 안해 …모 이사 자료 요청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 KBS 사옥 ⓒKBS

[기사 대체 : 오후 4시 14분]

KBS가 지난해 12월에 조사한 ‘뉴스시청행태조사’에서 공정성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KBS 방송문화연구소는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뉴스시청행태조사’를 동서리서치와 함께 조사했다. 

당시 2007년 ‘대선뉴스시청행태조사’에서 KBS는 공정성, 신뢰도, 충실도, 신속성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08년 ‘총선뉴스시청행태조사’에서는 공정성 등 5개 평가 전부문 1위를 차지했다. ‘뉴스시청행태조사’는 KBS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다.

하지만 KBS는 이번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영진에서 함구령을 내렸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공정성 부문의 순위가 낮게 나와 공식보고를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스시청행태조사’ 자료는 KBS 이사회의 모 이사가 해당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KBS측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2009년 방송지표를 ‘공정·공익 KBS’로 정했으나, 공정성 부문에서 순위가 하락함에 따라 공정성에 일정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KBS가 뉴스시청행태를 조사하는 것은 KBS 전반에 대해 평가를 하고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면서 “이를 감추려고 하는 현 경영진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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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9 00:06

KBS 파면사태, 징계를 낮춘다?

“징계 확정된 것 아니다” KBS 발표…“치밀한 정세분석 가능성”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양승동 KBS 사원행동 대표(PD), 김현석 대변인(기자) 등 8명에 대한 파면 및 해임 등의 징계를 둘러싸고 KBS가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KBS는 18일 ‘이사회 요청 특감 결과 징계에 대한 사실관계’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자가 재심 청구를 포기하거나 재심 결정이 있을 때까지 (징계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KBS 특별인사위는 징계 대상자들에 대해 “지난해 8월 8일부터 27일까지 5차례 열린 정연주 전 사장 해임 결의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방해해 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징계했다”고 밝혔다. 징계 대상자들이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는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이사장과 청경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해 다치게 하거나 이사진에게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 KBS PD협회 소속 200여명의 PD들이 18일 오후 4시 'KBS 파면사태'에 대해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PD저널
 
그러면서 KBS는 “이들에 대한 징계는 이른바 사원행동에 대한 보복성 징계가 아니고, 이사회의 업무방해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징계 심의 결정은 해당자에 대한 특별인사위원회의 1심 결과로서 징계심의 결정 내용이 각 해당자에게 전달된 때부터 2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KBS는 “해당자가 재심 청구를 포기하거나 재심 결정이 있을 때까지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KBS는 “아직 최종적으로 징계처분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사자들이나 해당자들의 주변에서 사안을 왜곡해 불필요한 행동을 하거나 과장 확대하여 정치적 문제 등으로 비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KBS의 이 같은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내부 반응은 여전히 경영진에 비판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KBS의 한 관계자는 “모 팀장의 경우 공공연하게 징계수위가 낮춰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며 “기자나 PD들이 제작거부까지 공언한 만큼, 설날 연휴 기간 동안 여론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까지 감안해 경영진이 파면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병순 사장의 경우 노사관계를 절대로 적으로 돌리는 스타일이 아니다”면서 “올해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 사장이 징계수위를 낮춰 사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자신을 임명한 이명박 정권에 ‘파면’이라는 카드로 ‘충성명세’를 한 효과까지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적 살인에 가까운 파면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재 회장 “PD에게 파면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

KBS PD협회(회장 김덕재) 소속 PD 200여명은 일요일인 18일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파면 규탄집회’에서 양승동 PD 등에 대한 ‘파면’ 조치에 대해 울분을 쏟아냈다.

눈물로 발언을 채운 한 PD는 “앞에 나서는 것조차 부끄러워 낯을 가리던 내가 계속되는 싸움에서 늘어난 것은 악을 쓰며 구호를 외치는 것과 하염없이 우는 것 뿐이었다”며 “노조가 외면했던 그 싸움에서 파면당한 양승동 선배를 혼자두지 말자. 우리 이 눈물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고 호소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파면한 것은 독재정권 때 감방에 보내고 사형 선고를 내리던 것과 똑같다”며 “PD에게 파면은 사형선고와 같다”고 비판했다.
 
이태경 PD는 “방송악법, 방송장악이라는 추상적 문구가 구체적 동료 파면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제 싸움은 단순해져야 한다. 큰 것을 생각할 게 없다. 단순하고 끈기있게 싸워나가자”고 촉구했다.

KBS 노조, 낮12시 규탄집회 개최

한편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19일 낮 12시 KBS 민주광장에서 이번 파면사태에 대한 규탄집회를 연다. 또한 KBS 노조를 비롯해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와 PD협회는 오전 8시 파면사태에 대해 규탄 공동 피케팅을 한다.

앞서 파면사태에 대해 제작거부 의사를 밝힌 PD협회는 오전 11시 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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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6 18:30

신태섭 교수 “상식에 부합한 판결을 내려 다행”

[인터뷰] 해임무효소송서 승소한 신태섭 전 KBS 이사 
 
이선민 기자 sotong@pdjournal.com 
 
 
신태섭 전 동의대 교수가 16일 오전 학교법인 동의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무효 확인소송에서 승소했다.

전 KBS 이사였던 신 전 교수는 <PD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여러 사례에서 보듯 법원의 판결이 일방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런 판결이 나와서 다행”이라며 “소신 결정을 내려준 판사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태섭 전 교수는 지난 6월 학교 허락없이 KBS 이사를 겸직했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해임됐다. 그러나 당시 신 전 교수는 KBS이사를 그만두면 해임을 철회하겠다는 학교측의 회유 사실이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정권 차원의 외압의혹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정권은 정연주 KBS 전 사장을 조기 사퇴시키기 위해 KBS 사장 임명제청 권한이 있는 이사들을 친여 측 인사들로 교체했다.

    


▲ 신태섭 전 KBS 이사

- 법원의 판결 어떻게 보나

"우선 개인적으로 기쁘다. 요즘 정세가 복잡한데 소신 판결을 해준 판사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여러 사례에서 보듯 법원의 판결이 일방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많았는데 이런 판결이 나와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상식에 부합해 다행이다."

- 승소하게 된 주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학교에서 해임을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KBS 이사 사퇴를 압박하다가 사퇴를 하지 않으니 결국 이사 사퇴를 강제로 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해임을 감행한 것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해임요건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 재판 결과가 앞으로 미치게 될 파장은.

"작은 파고가 있을 것으로 본다. 상식에 부합한 이런 판결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고, 작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 희망의 신호가 되었다고나 할까. 최근 우리 사회가 파시즘적으로 가는 흐름이 있는 것 같았는데 거기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그동안 어떻게 생활했나.

"퇴직금으로 그동안 생활했다. 학교 측이 항소를 하지 않으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고 싶다. 그동안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실상을 알리기 위한 기회가 있으면 (될수록) 많이 다녔다. 한편으로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 두 가지를 열심히 하며 살았다." 

- 앞으로 계획은

"별다른 계획은 구체적으로 따로 없다.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희망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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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0 19:14

전 KBS 미디어포커스 기자 "참을 수 없이 부끄럽다"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 
[내가 본 총파업(2)] KBS 김경래 기자 

 
KBS는 언론노조를 탈퇴했다. 조합원의 총의를 모은 결과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언론노조’를 탈퇴한 것이 KBS노조가 ‘언론’ 노조이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파업은 할 수 없다’는 현 KBS 노조위원장의 인터뷰를 신문지면에서 접한 뒤에는 KBS 노조는 ‘언론’ 노조이기를 포기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언론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연대의식도 없다. 정권과 조중동의 방송 장악, 재벌의 방송 사유화에 대한 최소한의 위기의식도 없다. 동료들이 파업을 하고, 길바닥에서 농성을 벌여도 그저 ‘정치적’인 행위로 인식할 뿐이다. 진정 ‘정치적’인 정권의 방송 장악 프로그램이 착착 진행이 돼도 거기에 반대하는 것은 역시 ‘정치적’이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뻔뻔한 이율배반과 자기 부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부끄럽다. 사력을 다해 방송의 공적인 가치를 지키는 동료들을 보면서, 우리 KBS는, 나의 자랑스러운 KBS는 정권과 함께 ‘법과 질서’를 합창하고 있다. 어차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MBC지 우리가 아니라면서 방관하고 있다. 우리에게 칼날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의 근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한나라당의 '7대 언론악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 ⓒPD저널

정연주 사장의 해임에서 눈엣가시 같은 프로그램들의 폐지, 방송을 장악하려는 법과 제도의 완비…. 정권은 출범 이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냉정하게 방송 장악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에서 공공적인 가치를 몰아내고 전면적인 시장을 도입하고 있다. MBC민영화, KBS 2TV 분리 민영화를 우려하는 게 결코 기우가 아니다.

누구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MBC는 자기 밥그릇을 위해서 싸우는데 우리가 왜 부화뇌동하느냐고 냉소한다. 광고로 운영되는 MBC를 민영화시키면 KBS의 공영성이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고 설득한다. 저널리스트로서의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괴변을 늘어놓는다. 정말 MBC는 공영 방송이라는 이름을 얻을 자격이 없는가.

정말 MBC가 민영화되면 KBS는 진정한 공영방송이 될 수 있는가. MBC 민영화 다음에는 KBS에 대한 예산 장악, KBS2TV 분리라는 카드가 나온다는 것을 정말 모른다는 말인가. 우리는 기계적 중립이라는 구시대적 방패 뒤에 숨어서 행동하는 지성을 거세당했다. 머리는 지나치게 차갑고, 심장과 열정은 모두 박동을 멈춰버렸다.

    


▲ 김경래 KBS 기자 ⓒKBS

KBS 후배 기자들이 노조에 동조 파업을 촉구하는 실명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를 발표하면 뭐하냐는 냉철한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들의 ‘뒷담화’일 뿐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냉소는 언제나 권력을 가진 자들을 위한 수사였다. 역사는 행동하는 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정연주 사장 해임에 반대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이병순 사장 취임을 반대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미디어포커스> 폐지에 반대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부끄럽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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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0 14:45

취재기자가 본 언론노조 총파업

[e야기] 고재열 시사IN 기자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내가 요즘 그렇다.” 얼마 전 한 출판기념회장에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했던 말이다. 이명박 정부에 의해 해임당한 정 전 사장은 공판 준비로 여념이 없다고 했다.

“아이들이 아빠 눈이 빨갛다고 하네요.” 해직당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의 말이다. ‘낙하산 사장 퇴진투쟁’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집에 들어가는 날도 피곤에 절어 ‘토끼눈’을 하고 들어가곤 했다.

꼭 2년 전, 우리는 ‘시사저널 파업’을 준비하느라 여념 없었다. 우리는 파업을 몰랐다. 파업 준비만 열심히 하면 끝나는 줄 알았다. 파업은 말 그대로 ‘업을 파하는 것’이니 기사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한숨 돌릴 수 있을 줄 알았다.

웬걸, 파업하니 더 바빠졌다. 출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피켓 시위를 벌이고, 1인 시위를 벌이고, 단식농성을 벌이고, 삼성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의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응원하러 온 독자를 만나고…. 새벽이면 일어나서 라디오 방송 원고를 준비하고, 그렇게 생활비를 벌고 ….

    


▲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에는 3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PD저널

오죽했으면 ‘파업을 파한다(명분은 노조 집행부의 온건노선에 반대하는 것이었지만 실상 힘들어서 그랬다)’고 선언하고 잠적까지 했을까. 파업은 힘들었다. 가장 힘든 것은 그 끝이 어딘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이 고통의 터널의 초입에 서 있는지, 중간인지, 끝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힘들었다.

2년 뒤, 언론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했다. 파업하는 것보다 파업 취재는 쉬울 줄 알았다. 역시 아니었다. 12월26일, 언론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한 날은 2008년 한 해 동안 가장 바쁜 날이었다. 새벽에 기사를 쓰고 MBC 노조 출정식에 가서 취재하고, 그 출정식을 취재하겠다는 다른 블로거들을 안내하고, 회사에 들어와 파업 기사를 쓰고, 언론노조 출정식 현장에서 블로거들이 보내오는 현장소식을 블로그에 올리고, 미디어 악법이 개정되었을 때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외고를 쓰기로 했다가 나자빠진 필자를 어르고 달래서 쓰게 만들고, 원고 수정을 마치고 YTN 노조 촛불문화제 뒷풀이에 가고, 해외연수 가는 후배와 한 잔 더하고 …. 

언론사 파업을 취재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것은 이미 ‘YTN 사태’와 ‘KBS 사태’ 때 예감했다. 용역사원 용역경비들과의 치열한 몸싸움은 땀 냄새를 남겼고, 그것뿐이었다. YTN은 끝까지 버텼고 KBS는 끝내 쓰러졌다. 버티는 YTN 노조원들을 보는 것도 괴로웠고 쓰러진 KBS 사원행동 회원들을 보는 것도 괴로웠다.

주말엔 좀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언론노조 총파업 블로거 특별취재팀’을 조직해야 했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블로거들을 모아 ‘취재 대오’를 만들었다. ‘현장취재팀’ ‘모니터링1팀’ ‘모니터링2팀’ ‘퍼블리싱팀’ 4팀을 짜서 파업관련 소식을 취재하고, 전파하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월요일엔 성명서가 밀려 왔다. 주로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간절한 생각을 전해달라며 보내왔다. MBC 구성작가들, KBS 기자들. 꾹꾹 눌러쓴 그 성명서의 내용을 보며 가슴이 아렸다. 특히 노조에 ‘파업하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KBS 젊은 기자들의 성명이 안타까웠다.

화요일, 이제 진짜 시작이다. 오늘(30일)은 생중계다. ‘언론노조 총력 결의대회’ ‘MBC 노조의 블로거 간담회’ ‘언론악법 개정 저지 촛불문화제’를 생중계해야 한다. 빨리 이 글을 마치고 여의도로 넘어가야 한다. 일복이 터졌다. 혼자 조용히 탄식한다. ‘이게 다 MB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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