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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8 11:25

[단독인터뷰] 김태호 PD "WM7에서 욕먹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

   
▲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 트위터
MBC <무한도전>이 또 한 번 예능의 영역을 넓혔다. 이번엔 레슬링이었다. 4천명 관중 앞에서 멤버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고, 제작진은 이들의 노력을 헛되이 만들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노력의 흔적은 시청자에게 울림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감동적”이란 말 속에는 고통에 힘겨워했던 멤버들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김태호 PD는 그 누구보다 멤버들의 고통에 가슴아파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멤버들을 칭찬하며 “욕먹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나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다. 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 지난 4일 방송 마지막 장면이 화제다.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경기장에 모인 4천명은 환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는 정준하씨가 허리통증으로 병원에 다녀왔고, 형돈이는 내내 괜찮다가 3경기 직전 상황이 안 좋아졌다. 정신이 없었다. 울며불며 뛰어다녔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을 잘 표현해 본 게 마지막 장면이었다. 싸이의 ‘연예인’ 선곡은 경기 전날 결정됐다. 멤버들의 연습 그림과 잘 붙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넣었다. 형돈이가 그 타이밍에 아플 거라는 건 전혀 상상을 못했다. 상황이 마지막 장면을 만들었다.”

- 멤버들의 몸 상태는.
“다들 괜찮다. 경기 당일 저녁 회식자리에서 즐겁게 고기를 구워먹고 이런 저런 얘기를 털어놓으며 기분 좋게 끝냈다. 긴장이 풀려 다음날은 다들 쉬었다. 그 다음 주엔 녹화를 아예 안 했다. 그 사이 제주도 가서 쉬다 온 멤버도 있었다. 그 후 아무 지장 없이 녹화했다. 모두들 꾸준히 운동해 온 게 도움이 됐다.”

- ‘WM7레슬링’편을 보며 감동받은 사람이 많다. <무한도전>이 다큐가 됐다는 말도 있다.
“솔직히 요즘 예능프로는 다 비슷비슷하다. 그 안에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진정성이다. 버라이어티에선 얼마나 열심히, 진지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멤버들은 시청률엔 관심 없다. (시청률은)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면 된다. 예능의 중심에 있을 생각도 없다. 우린 변두리에서 예능의 영역을 확대하는 게 즐겁다. 틈 날 때마다 유재석씨, 형돈이와 홍철이 등과 모여서 얘기한다. 이런거 하면 어떨까, 하면서.”

   
▲ 김태호 MBC PD. ⓒ김태호
- 처음부터 1년 프로젝트였나.

“작년 이맘때쯤 레슬링을 통한 간단한 코미디 쇼를 기획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건 산간지역 학교를 방문해 어린이에게 문화적 체험을 주자였고, 2회 분량 기획이었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 너무 바빴고, 어쩌다보니 연초가 됐다. 봄 운동회를 노렸지만 파업이 있었다. 1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생각보다 부피가 커졌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졌다. 다행이 멤버들이 즐기면서 해줬다.”

-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링이 많이 아쉬웠다. 미국 프로레슬링은 링 아래에 스프링이 있다. 우리가 썼던 링은 그냥 판자였다. 그게 그나마 좋은 링이었다. 아예 링을 제작할 걸 그랬다. 유재석씨는 바지에 땀이 많이 나 무겁고 몸에 걸려서 기술이 제대로 안 됐다며 많이 아쉬워했다. 바지가 조금 더 자유로웠으면 좋았을 것 같다.

- 또 하자는 얘기는 없나.
“유재석 씨를 중심으로 배운 기술이 아깝지 않느냐며 (기술을) 좀 더 익혀서 해보자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또 힘들어할 모습을) 못 보겠다.”

- 멤버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이번 특집은 “김태호의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있다.
“내가 너무 무리한 걸 요구한 게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만 할까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연습했다. 파업 때도 본인들이 나서서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체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극한 지점까지 갔던 것 같다. 지켜보는 내 마음은 어땠겠나. 홍철이나 박명수씨를 이해한다. 나도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다. 못해서 못하는 건데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볼 것이란 생각 때문에 괴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들 알아줄 거라 믿었다. 무엇보다 본인들이 하기를 원했다. 내가 하라고 무작정 할 사람들이 아니다.”

   
▲ 레슬링 특집의 히어로 정형돈, 정준하. ⓒMBC

- 가장 힘들었을 멤버는 누구인가.
“형돈이다. 웬만큼 힘든 기술은 형돈이가 다했다. 3경기에서 손스타와 유재석의 공격 대부분을 받은 것도 형돈이었다.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다. 3경기 당시 형돈이 상황이 정말 안 좋아 안올릴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형돈이가) 쓰러져도 링 위에서 쓰러지려는 의지가 강했다. 정준하씨는 한 번도 아프다는 얘기를 안 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몸매가 좋아야 한다며 스스로 14킬로를 뺐고, 밤마다 미국 프로레슬링을 보면서 표정연기도 연구했다. 유재석씨는 본인이 열심히 해야 동생들이 따라온다는 걸 알고 많이 애썼다. 다들 힘들었다.”

- 박명수, 노홍철, 길은 어땠나.
“솔직히 운동능력이 받쳐주지 못하는데 본인들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이번 특집에서 욕할 사람이 있다면 나 하나뿐이다. 7명 멤버들은 욕먹을 게 없었다.”

- 무도 멤버들이 이렇게 열심인 이유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본인들이 재밌어했다. 멤버들은 늘 일주일 중 목요일이 제일 재밌다고 말한다. 답습하는 느낌도 없고 무엇이든 새롭게 하는 느낌이 신난다고 했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출연료를 많이 받는 것도 아닌데.”

- 이번 특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면.
“역시 멤버들의 프로정신이다. 아마추어 동호회를 내세웠지만 정신은 프로였다고 생각한다. 힘들면 정말 그만하자고 했었다. 끝까지 끌고 온 건 멤버들이었다. 다들 관객과 시청자를 떠올리며 집중했다. 8월 28일 방송은 8일 동안 찍은 녹화분이 한 회로 나갔다. 그런 것에 대해 누구하나 (불평을)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 멤버들이 보여준 헌신과 노력은 누구나 본받을 만했다.”

김태호 PD의 말·말·말


“아이돌 특집은 사장님을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올 초 뽑았던 대학생 크리에이터와 함께 가칭 ‘모던보이’를 주제로 제작준비중이다. 대학생들과는 지난 주말에도 회의를 했다. 가을에 방송이 나갈 것이다.” (후속 프로젝트를 묻자)

“길이는 열심히 하는데 힘 배분을 잘 못한다. 목요일 아침부터 혼자 분위기 띄우다가 점점 체력이 떨어져 멍 해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길이는 가장 다이나믹한 친구다. 늘 힘 조절 좀 하라고 말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답이 있을 거라 본다. 길이도 어떻게 변화할지 늘 고민하고 있다.” (길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에 대해)

“손스타는 요즘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하더라. 손스타는 전부터 프로레슬러에 대한 꿈이 있었다. 꿈 꿔오던 걸 이룬 뒤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 허하다고 했다. 우리에겐 너무 고마운 친구였다. 경기를 4일 남기고 갈비뼈 얘기를 했다. 실금이 가 있었다. 손스타가 정준하를 상대하는 기술이 많아 힘들었다.” (손스타의 근황에 대해)

“수익금은 다문화가정 지원에 쓰인다. 예전에 SBS에서 다큐를 봤는데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어머니와 대화의 단절 등으로 교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어머니들이 국내에 정착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어머니들 교육문제에 예산이 쓰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많이 도와드리고 싶은데 액수가 적어 아쉽다.” (수익금을 어디에 쓸지 묻자)

“관중들을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게 했던 게 제일 죄송했다.” (경기당일 상황을 설명하던 중)

정철운 기자 pierc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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