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7 11:38

‘신데렐라 언니’ 명작이 될 뻔한 실패작


[방송따져보기] 블로거 ‘웅크린 감자’

〈신데렐라 언니〉가 첫 회부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톱스타 손예진-이민호의 〈개인의 취향〉과 〈찬란한 유산〉의 제작진들이 다시모여 만든 〈검사 프린세스〉의 경쟁력이 결코 만만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간대 꼴찌나 면하면 다행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신데렐라 언니〉가 첫 회부터 1위로 깜짝 등극하였다. 그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신데렐라 언니〉가 잔혹동화스러운 내용을 동화 같은 분위기로 펼쳐 보인 덕분이었다.

〈신데렐라 언니〉는 우울한 내용을 결코 우울하지 않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으며, 특히 캐릭터들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시각화하여 보여주었던 특유의 따뜻한 CG들이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 당초 우울한 내용이 될 거라는 예상을 뒤엎은 참신한 연출이 원톱 연기자 문근영의 열연과 더불어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사로잡았던 것이다. 즉, 시청자들은 ‘은조’, ‘기훈’, ‘효선’ 등 잔혹동화의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신데렐라 언니〉라는 이름의 따뜻한 동화에 한껏 빠져들어 갔다.

 
 

그러나 5회 이후부터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완전히 돌변하여 전혀 다른 드라마가 되어갔던 것이다. 우선, 초반 4회 동안 캐릭터들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시각화하여 보여주던 참신한 연출이 5회이후로 갑자기 사라지자 시청자들과 캐릭터들 사이의 소통은 단절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기훈’역의 천정명이었다. 소통이 단절되어 버리자 복잡한 심리를 가진 ‘기훈’이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시청자들의 눈에 지나친 우유부단함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5회 이후로 천정명은 거센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5회 이후로 달라진 연출은 드라마를 너무 무겁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불행이 끝없이 중첩되는 스토리 구조를 너무 무겁게만 그려내다 보니 문근영은 거의 매회 통곡을 해야만 했고 그걸 봐야만 하는 시청자들은 점점 지쳐갈 수밖에 없었다. 문근영 혼자서만 통곡을 하면 그나마 참겠는데 서우-천정명-이미숙도 걸핏하면 통곡을 해댔다. 이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과잉될 수밖에 없는 감정을 연출이 걸러 내거나 포장하기 않은 채 너무 곧이곧대로 보여준 덕분에 시청자들은 매회 반복되는 통곡 퍼레이드에 급기야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20% 근처까지 상승했던 시청률은 통곡 퍼레이드 이후로 14.8%까지 하락하고 말았다.

잘 알려진 ‘신데렐라’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참신한 재미를 전해주려 하던 애초의 기획 의도는 초반 4회까지만 해도 충분히 전달되었다. 하지만 5회 이후로 판이하게 달라진 연출은 〈신데렐라 언니〉를 2010년 수목드라마 대전에서 의외의 승자로 만들어주었던 이 드라마만의 장점들을 모두 잃어버리도록 만들었다.

 
 
▲ 블로거 ‘웅크린 감자’

실제로 5회 이후로 〈신데렐라 언니〉는 애초에 공헌한대로 ‘신데렐라’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지도 못하며, 거의 매회 통곡을 해대느라 바쁜 ‘신데렐라’와 그 ‘언니’의 성장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즉, 초반 4회 동안의 참신한 연출이 사라지자 무겁고 배배꼬인 스토리를 일일연속극스러운 밋밋한 연출로 보여주는 그저 그런 드라마가 되고만 것이다. 덕분에 〈신데렐라 언니〉는 대박 시청률도, 명작이 될 수 있는 기회도 모두 놓치고 만 실패작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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