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8 11:26

유재석 복귀, 일요 예능 판세 흔드나


[김고은의 예능의 정석]‘1강 2약’ 일요 버라이어티 변화 조짐

유재석이 SBS 일요일 저녁의 구세주로 돌아온다. SBS는 지난 16일 “유재석이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일요일이 좋다〉 새 코너의 MC로 투입된다”며 며칠 전부터 인터넷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재석 복귀설을 공식 확인했다. 지난 2월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에서 하차한 지 5개월 만의 복귀다.

SBS측에 따르면 유재석이 맡을 새 코너는 “그동안 예능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독특한 형식으로, 기존의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차별화 된 버라이어티”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김종국과 하하, ‘리쌍’의 개리 등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다.

 
 
▲ 다음 달 SBS '일요일이 좋다' 새 코너 MC로 돌아오는 유재석. ⓒSBS
유재석의 SBS 귀환에 대한 언론이나 누리꾼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엇갈린다. 명실 공히 ‘1인자’인 유재석이 오랜 침체에 허덕이는 SBS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며 환영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출연자의 조합 등으로 볼 때 식상한 프로그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지하다시피 김종국은 앞서 ‘패떴’에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췄고, 하하는 MBC 〈무한도전〉의 오랜 멤버이며, 개리는 얼마 전 MBC 〈놀러와〉에서 번뜩이는 예능감을 발휘하며 유재석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여기에 새 코너 첫 회 게스트는 ‘국민남매’ 이효리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면서 이미지가 다소 겹친다는 지적을 받는 유재석이 기존의 ‘인맥’들과 어떻게 새로운 조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대목이다.

그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유재석이 다름 아닌 〈일요일이 좋다〉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유재석은 과거 ‘X맨’으로 〈일요일이 좋다〉의 선전을 이끌었고, ‘패떴’으로 한때 KBS 〈해피선데이〉의 지위를 위협할 만큼 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그런 유재석도 ‘X맨’과 ‘패떴’의 성공 사이에서 ‘옛날TV’, ‘기적의 승부사’와 같은 코너들이 줄줄이 단명하는 순간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일요일이 좋다〉는 김원희, 신봉선, 택연, 윤아, 조권 등 아이돌과 예능계 특급 스타들을 한데 모아놓고도 한 자리 수 시청률에 허덕이고 있다. ‘골드미스가 간다’는 1년 8개월 만에 폐지됐다. 한 마디로 유재석의 어깨에 〈일요일이 좋다〉의 부활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달려 있는 셈이다.

‘옛날TV’ 등의 사례를 볼 때 ‘유재석=성공’이라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SBS 예능이 유재석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제작진이 기획력 부재, 창의력 빈곤이라는 선결과제를 과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유재석이라는 걸출한 진행자에 의존하려 한다면 성공은 기대하기 힘들다. 유재석의 복귀가 반가우면서도 마냥 박수를 보낼 수만은 없는 이유다.

유재석 복귀-‘뜨형’의 선전, ‘1강 2약’ 체제 흔드나

어찌 됐든 유재석의 합류는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요 버라이어티는 KBS 〈해피선데이〉 ‘1강’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의 ‘2약’ 체제를 보이고 있다. 〈일밤〉의 ‘공익적 버라이어티’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유재석과 이효리가 떠난 이후 ‘패떴’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해피선데이〉는 견제 받지 않는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그런데 유재석의 복귀 외에도 몇 가지 신호들이 최근 이 같은 ‘1강-2약’ 판세에 변화를 몰고 올 조짐이다. 우선 ‘1박2일’의 김C의 부재다. ‘1박2일’의 전성기를 함께 해온 김C는 지난 6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김C의 하차가 ‘1박2일’의 압도적 인기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꽤 오랜 기간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인기를 누려왔던 ‘1박2일’로서는 김종민의 복귀와 김C의 부재라는 연속된 변화에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최근 선전 중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뜨거운 형제들'의 출연진. ⓒMBC
또한 〈일밤〉 ‘뜨거운 형제들’도 무시 못 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뜨거운 형제들’은 비록 6% 정도의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만큼은 ‘1박2일’ 못지않게 뜨겁다. ‘뜨거운 형제들’은 대여섯 명의 고정 멤버들이 야외에서 도전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기존의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에서 살짝 비켜나 있다. 아직은 갈팡질팡하는 측면이 있지만 박명수-김구라-탁재훈의 조합과 ‘싸이먼디’와 같은 걸출한 예능 신인의 활약은 큰 웃음을 준다.

‘뜨거운 형제들’의 선전, ‘1박2일’ 김C의 부재, 그리고 돌아온 유재석의 활약이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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